칠레 재무장관 교체…재정적자 확대 속 BofA “9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

[산티아고] 칠레 재무장관 마리오 마르셀(Mario Marcel)이 2025년 8월 22일 사임을 발표하며 “개인적 사유”를 들었다. 소식이 전해지자 칠레 페소(CL P)는 즉각 0.4% 하락했으나 장중 저점보다는 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마르셀 장관의 후임으로 현 경제부 장관 니콜라스 그라우(Nicolas Grau)가 임명됐다. 보리스 가브리엘 보리치(Boric) 대통령 임기 종료까지 남은 7개월 동안 재무부를 이끌게 된다. 동시에, 중도 성향 PPD1 소속의 알바로 가르시아(Alvaro Garcia)가 경제부 수장을 맡는다.

마르셀 장관의 이력은 시장에서 ‘신중한 재정관리의 보증’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는 2024년에 연금 개혁안을, 2023년에는 탈세 억제법을 통과시키며 개혁 드라이브를 이끌었다. 시장 참여자들은 그가 실질적 ‘재정적자 수호자’ 역할을 했다고 본다.

그라우 신임 장관은 오는 9월 말까지 2026 회계연도 예산안을 편성해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 세제 개편안과 고등교육 재정 메커니즘 개정안도 감독한다. 이는 보리치 정부가 마무리해야 할 핵심 과제로, 그의 정치적 무게감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정책 연속성 우려

보리치 정부는 “인사 교체는 순전히 개인 사유일 뿐, 선거를 앞두고 좌파 재정 확장 압박이 커진 신호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투자자들이 “재정 지출 확대 리스크”를 의식한다고 지적한다. 마르셀 장관 재임 1년 차에 대규모 재정 조정이 이뤄졌으나, 최근 2년간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8%로 악화됐다. 이는 2025년 목표치(1.4%)의 두 배 수준이다.

“재정지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중앙은행이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지 않고 동결할 또 다른 이유가 생겼다.” — BofA 리서치 노트

칠레 중앙은행은 7월 회의에서 25bp(0.25%포인트)를 내려 기준금리를 연 4.75%로 조정했다. BofA는 “연내 한 차례, 2026년 상반기에 또 한 차례 인하해 최종금리를 4.25%까지 낮출 것”으로 전망하지만, “시기 지연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용어 설명

1PPD(Party for Democracy)는 1987년 출범한 중도좌파 정당으로, 전통적으로 시장경제와 사회복지의 균형을 강조한다. 재정적자(Fiscal Deficit)는 정부 지출이 세입보다 많을 때 발생하는 적자를 말한다. GDP 대비 비율로 표현해 국제비교가 가능하다.


전문가 해석 및 전망

시장에서는 마르셀의 퇴진이 단기적 변동성을 키우더라도, 그라우 장관이 큰 틀의 ‘재정 규율’을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그라우는 학계에서 성장 정책을 연구한 경제학자이지만, 실전을 통한 정치적 협상 경험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는 예산 편성 과정에서 좌·우파 모두와 타협점을 찾으면서도, 보리치 정부의 공약인 사회지출 확대를 일정 부분 반영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또한 칠레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목표치(3%)와 환율 안정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페소 약세가 길어질 경우 수입물가 상승으로 물가 압력이 되살아날 수 있어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속도 조절할 명분이 커진다. 이에 따라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높은 편이며, 추후 인하 경로는 글로벌 금리 사이클과 국내 재정 흐름에 좌우될 전망이다.

※ 본 기사는 원문을 번역·재구성한 것이며, 추가 분석은 기자의 전문적 견해를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