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미국 최대 구리 생산업체 중 하나인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McMoRan, NYSE: FCX)의 주가가 29일 장중 한때 5%까지 밀린 뒤 낙폭을 3% 수준으로 축소했다. 해당 조정은 미국이 최대 50%에 달하는 구리 수입 관세를 검토하는 가운데, 칠레 정부가 관세 면제를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는 소식과 맞물려 발생했다.
2025년 7월 28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마리오 마르셀(Mario Marcel) 칠레 재무장관은 라디오 두나(Radio Duna)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구리(copper)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인도네시아 사례처럼 원자재 항목이 예외를 인정받은 전례를 거론하며 구리에 대한 관세 면제가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마르셀 장관은 “
이번 워싱턴 회담은 구리 문제도 다룰 것이며, 만약 구리와 목재처럼 미국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이 제외된다면 실질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의 의미가 퇴색한다”
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보복 관세(counter-tariff)를 선택지로 고려하지 않는다. *관세는 결국 자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세금이기 때문에 우리 납세자를 희생시키지 않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50% 관세란 무엇인가? 관세(tariff)는 수입품 가격에 추가로 부과하는 세금이다. 미국이 50% 관세를 매길 경우, 예를 들어 톤당 9,000달러인 구리는 13,500달러로 가격이 급등한다. 이는 미국 내 전기차·재생에너지·건설 등 구리 수요 산업의 원가 상승을 초래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
프리포트-맥모란은 아리조나·아프리카·인도네시아에서 광산을 운영하며 연간 45억 파운드 이상의 구리를 생산한다. 칠레는 전 세계 구리 공급의 약 1/3을 차지하는 최대 생산국으로, 미국 수출 비중이 절대적이다. 따라서 관세 여부는 글로벌 구리 흐름과 기업 실적 모두에 결정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칠레가 보복 관세를 배제한 만큼, 외교적 해결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하며, 협상이 원만히 타결된다면 구리 가격 및 관련 주가가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반면 실패할 경우,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나 대체 공급선 확보에 대한 논의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용어 설명
• 관세(Tariff): 정부가 외국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국가 간 무역 장벽 중 하나다.
• FTA 예외 조항: 특정 품목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해 무관세로 교역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다.
• Freeport-McMoRan: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본사를 둔 세계 7위권 광산기업으로, 구리·몰리브덴·금 등을 채굴한다.
전문가 시각: 이번 사안은 단순히 미국-칠레 양자 관계를 넘어, 전기차·5G·재생에너지 인프라 등 구리 수요가 폭증하는 산업 전반의 공급-수요 균형을 시험할 수 있다. 특히 50%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비단 칠레뿐 아니라 페루·멕시코 등 타 공급국들도 가격 협상력 상승 효과를 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워싱턴 협상 결과는 자유무역질서와 신흥국 자원외교의 척도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