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폴레 멕시칸 그릴(Chipotle Mexican Grill)이 처음으로 ‘하이 프로틴 메뉴(High Protein Menu)’를 도입하며 스낵 시장과 단백질 중심 소비층을 공략한다. 이 메뉴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2025년 12월 23일(화)부터 판매되며, 고객은 휴대가 간편한 4온스(약 113g) 분량의 단백질 컵(protein cup)을 선택할 수 있다. 단백질 컵은 아도보 치킨(adobo chicken) 또는 스테이크(steak)로 채워져 제공된다.
2025년 12월 18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신메뉴는 전통적인 대형 부리토와 볼(bowl)로 유명한 치폴레가 둔화된 매출 성장과 미국인의 식습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전략적 움직임이다. 치폴레는 최근 동일매장(같은 매장) 매출 전망(연간)을 3분기 연속 하향 조정했으며, 이 발표 직후 주가가 하루에 약 20% 급락하는 등 시장의 반응이 컸다. 복수의 월가(월스트리트) 기관들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고, 특히 만 25세에서 35세 사이 고객층의 이용 빈도(트래픽)가 약화한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치폴레 주가는 연초 대비 약 38% 하락했다.

치폴레의 크리스 브랜트(Chris Brandt) 사장 겸 최고브랜드책임자는 보도자료에서 “수년간 고객들은 치폴레의 맞춤형 메뉴를 통해 스스로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단을 구성해 왔다”고 밝히며, 이번에는 그러한 고객 행동을 전면에 내세워 간결한 재료와 유연한 분량으로 단백질 및 식이 목표를 손쉽게 달성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신메뉴에는 단백질 컵 외에도 더블 하이 프로틴 볼(Double High Protein Bowl)과 하이 프로틴-하이 파이버 볼(High Protein-High Fiber Bowl) 등 다양한 품목이 포함되며, 품목별로 단백질 함량은 1인분당 15그램에서 81그램까지 다양하다.
“This curated menu brings that fan behavior to the forefront with clean ingredients and flexible portions, making protein and other dietary goals easier to reach in just a few taps,” — Chris Brandt
전략적 배경 및 시장 맥락
치폴레의 이번 소형 단백질 제품군은 단지 다른 레스토랑과의 경쟁을 넘어서 단백질 바, 단백질 쉐이크, 편의점 스낵 등 다양한 식품 카테고리와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분량을 줄인 단백질 밀은 점심과 저녁 시간대 외의 고객 방문(데이파트 확장)을 유도할 가능성이 있어 방문 회수(frequency)를 늘리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출시는 GLP-1 계열의 체중감량 약물 보급과 거시적 소비 변화라는 환경적 요인과 맞물려 있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은 식욕을 억제하고 체중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사용자는 일반적으로 식사량을 줄이는 경향을 보인다. GLP-1 사용자들은 근육량 유지 차원에서 단백질 섭취를 상대적으로 우선시한다는 보고가 있으며, 이로 인해 외식업체들은 메뉴의 분량, 구성, 가격 책정을 재검토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참고 설명 — GLP-1 계열 약물
GLP-1은 체내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 계열을 지칭한다. 최근 상용되는 체중감량 치료제(예: 특정 브랜드의 GLP-1 작용제)는 식욕 감소와 칼로리 섭취 감소를 유도하여 체중 감량을 돕는다. 외식 산업에서는 이들 약물을 복용하는 소비자의 식사량 감소와 단백질 중심의 식단 유지라는 변화에 대응해 소형 고단백 제품을 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소비자 수요와 업계 반응
치폴레는 자사 조사와 업계 자료를 인용해 고단백 식단이 미국에서 3년 연속 상위 다이어트 패턴이라고 밝혔으며, 미국인의 약 70%가 단백질을 우선시한다고 전했다. 또한 국제식품정보위원회(International Food Information Council)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분의 1 이상이 지난 1년간 단백질 섭취를 늘렸다고 보고됐다. 이 같은 트렌드는 치폴레뿐만 아니라 다른 패스트캐주얼 브랜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샐러드 체인 스윗그린(Sweetgreen)은 최근 1회 제공에 단백질 106그램을 포함한 볼을 출시하는 등 고단백 제품을 확대하고 있다.
용어 설명 — 동일매장(같은 매장) 매출
동일매장 매출은 이미 일정 기간 영업 중인 가게들만을 대상으로 비교하는 매출 지표로, 신규 출점 효과를 배제하고 기존 점포의 실질적 성과를 측정한다. 기업의 성장세나 수요 변화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로 활용된다.
경제적·사업적 영향 분석
치폴레의 하이 프로틴 메뉴 출시는 단기적으로 트래픽(방문자 수) 회복과 데이파트 확장을 통한 매출 보완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소형 분량의 고단백 제품은 고객의 비용 부담을 낮추지 못할 경우 기존 평균 주문액(어베리지 엔트리 프라이스)을 상승시키지 못하고 오히려 고객이 저렴한 대체품으로 이동할 위험도 존재한다. 다만, 단백질 컵처럼 간편한 스낵형 제품은 편의점과의 경쟁에서 새로운 구매 동선을 창출할 수 있으며, 근육 보존을 중시하는 GLP-1 사용자나 다이어트 지향 소비자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마진 측면에서는 고기 중심 제품의 공급비 변동, 포장비·물류비, 제조 공정 변경 등이 영향을 미친다. 치폴레가 제공한 제품별 단백질 함량(15~81g)은 다양한 가격대와 분량 전략을 허용하나, 실제 판매 가격과 원가 구조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 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투자자 관점에서는 향후 동일매장 매출과 트래픽 지표, 25~35세 핵심 고객층의 재유입 여부, 신제품의 주중·주말 일별 판매 실적 및 마진 비율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전 포인트
첫째, 치폴레의 신메뉴가 실제로 점심·저녁 외 시간대의 방문을 유도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둘째, 가격 설정과 포지셔닝이 기존 가성비 인식 문제를 얼마나 개선할지 관찰해야 한다. 셋째, GLP-1 보급 확대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외식업체들이 얼마나 민첩하게 제품 라인업과 분량을 재설계하는지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단백질 중심 전략이 고객 충성도와 객단가(주문당 평균금액)를 높일지, 혹은 단순한 프로모션 효과로 그칠지를 중장기 지표로 판단해야 한다.
참고로 치폴레는 이번 출시에 대한 구체적 가격과 전국 확대 일정, 그리고 신메뉴의 초기 판매 실적 전망을 공개하지 않았다.
결론
치폴레의 하이 프로틴 메뉴 출시는 외식업계의 트렌드 전환과 소비자 식습관 변화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다. 간편한 소형 단백질 제품은 새로운 식사 패턴을 가진 소비자층을 흡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동일매장 매출 부진, 젊은 고객층의 트래픽 감소, 그리고 가격 대비 가치 인식 문제 등 기존 경영 리스크를 단번에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향후 치폴레의 성과 회복 여부는 신제품의 수용도와 함께 가격·마진 관리, 그리고 핵심 고객층의 재유입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