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인 11월 시장, 강세론의 회복력 시험대에 올랐다

투자자의 ‘회복력’은 역설을 안고 있다. 부모가 자녀에게 역경을 이겨낼 힘을 원하면서도 실제로 그 힘을 길러주는 작은 좌절을 막듯, 투자자도 자산이 스트레스 국면을 견디길 바라면서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하방 테스트에는 예민하게 반응하곤 한다. 11월 들어 시장은 이 같은 심리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엔비디아의 견조한 실적에도 주가가 힘을 받지 못했고, 비트코인 급락과의 디커플링 실패, 그리고 연방준비제도(Fed)의 비결정적 스탠스가 불편함을 키웠다. 그럼에도 이는 본질적으로, 그리고 지금까지는, 이례적으로 길고 평온했던 상승이 끝난 뒤 찾아오는 표준적인 ‘되돌림의 대가’에 가깝다. 실제로 S&P 500은 6개월 동안 거의 40% 상승하는 동안 3% 이상 흔들림조차 없었고, 이후 이어진 일련의 난기류가 수개월간의 상승 추세를 훼손하면서 AI 모멘텀과 기초성장, 정책 조합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2025년 11월 24일, 원문 기사 보도에 따르면, 이른바 ‘일상적’ 조정이 끝나는 방식은 다수 참가자가 상황이 일상 범위를 넘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받아들이며, 실물 여건이 정당화하는 수준보다 더 낮은 가격에서 더 공격적으로 매도할 때다. 지금이 그 지점인가. 시장은 허세적인 모멘텀 트레이더들을 겸허하게 만들면서 더 균형 잡힌 강세장의 기반을 쌓는 과도기에 있을까.

이번 S&P 500의 스위치백에서 분명한 플러스도 보인다. 장기간 이어졌던 50일 이동평균선 상회 구간, 월요일 양봉 행진, 5% 조정 부재‘비정상적 강세의 연속성’이 끝났다. 통상 이런 지속적 강세의 첫 붕괴가 강세장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100일 이동평균에서 기술적 지지를 확인한 점도 의미가 있다. 다만 뉴욕 연은의 존 윌리엄스 총재비둘기파적 신호에 힘입은 금요일 반등조차, 엔비디아 실적발표 이후 ‘에어포켓’이 발생하기 전 목요일 오전 고점에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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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리스크 어드바이저스의 존 콜로보스 수석 기술전략가는 “지금은 변곡점이다. 큰 추세는 건설적이지만, 내부 손상은 현실적이고 리더십은 약화됐으며, 4월 저점 이후 가장 중요한 지지선 위에 앉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보텀업·톱다운 트렌드 작업은 여전히 긍정적이고, 다수 지표가 침체권(oversold)을 점멸하고 있으며, 심리 지표는 과도한 베어리시를 가리킨다”며 “수일 내 반등 시도를 시사하는 여건”이라고 덧붙였다.

지난주 약세는 당초 4분기 박스권의 ‘바닥’으로 여겨졌던 10월 저점(약 6550, S&P 500)을 소폭 하회했으나, 기준지수는 금요일 종가 기준 다시 그 위로 복귀했다. 노동절 이후 과열되며 ‘상단을 뚫었던’ 이른바 주변부 자산도 여름 말 수준으로 되돌려졌다. 로빈후드, 팔란티어, 엔비디아, 그리고 IPO 비중이 큰 ETF First Trust US Equity Opportunities(FPX)가 대표적이다. 이 리스크 재조정에서 비트코인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로 작동했다.

가상자산은 본질적 펀더멘털이 희박한 상태에서 군중 심리, 자금 유입·유출, 레버리지에 의해 좌우되며, 자산군 전반의 혼돈 유발자로 드러났다. 비트코인 급락을 두고 일부 지지층은 “리퀴데이션 이벤트”라고 부르지만, 이는 과도한 레버리지 계정들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가격 하락에도 증거금 부족으로 강제 청산되는 예정된 결과에 가깝다. 그 여파로 포트폴리오 훼손이 인접 보유자산으로 번지며, 크립토에 ‘올인’한 투자자층이 많이 담은 종목이 동반 약세를 겪었다. 이에 따라 주식 트레이더들은 비트코인의 장중 변동추가 포트폴리오 스트레스, 유동성 막힘, 위험회피 심화의 신호로 주시하고 있다. 장기 투자자에게는 까다로운 신호지만, 이러한 상호작용이 광범위하게 인식된 점은 긍정적이다.

보다 넓게는, 오랫동안 누적된 불균형들이 이제 매수자와 매도자의 ‘미래 가격’ 논쟁 속에서 날마다 청산·재평가되고 있다. 이는 묵살되기보다 인지되는 편이 낫지만, 즉시 해결과는 다르다. 시장 담론은 양극화된 ‘K자형’ 경제, GDP 성장 기여에서 AI 인프라 지출의 지배, 그 결과로 나타난 빅테크의 시가총액 초집중화, 그리고 개인투자자의 공격성전체적으로는 억제된 위험 선호 간의 대비로 포화돼 있다.

AI 테마는 지금 승자와 패자 선별의 고르지 않은 과정을 겪고 있다. 월가는 사업모델과 자본구조를 더욱 까다롭게 들여다보고 있으며, 진정한 거품이라면 수개월 사이 메타 시가총액 25% 삭감과 같은 선별적 냉정함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만큼 조 단위의 상향·하향이 가능한 잠재 결과의 범위가 넓다. 알파벳의 부상은 이 변화의 또렷한 반영이다. 한때 AI 시대의 ‘가장 잃을 것이 많은 리더’로 여겨졌던 이 회사는, AI 모델 구축·배포에서의 강점을 인정받으며, 자본을 많이 요구하는 OpenAI 생태계로부터 자금을 피신시키는 ‘피난처’로 투자금을 흡수하고 있다. 그 결과 올 한 해 알파벳 주가 수익률은 메타 대비 50%포인트 이상 앞섰고, 지난주에는 알파벳의 시가총액이 일시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상회했다. 알파벳이 폴포지션을 점한 세계AI 생태계의 다른 주체들에겐 불편하다. 자기자본으로 스스로를 금융하는 incumbents가 지위를 지키고, AI 서비스를 돌연한 혁명보다 점진적 진화로 보이게 만들면 신생업체와 ‘AI 최대주의자’의 성공 확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평가의 방향은 언제든 재도전과 재해석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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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방 속에서도, 기술주 실적의 상향 서프라이즈포워드 추정기간의 롤링나스닥 100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이달에만 2포인트 낮춰 26.4배까지 끌어내렸다. 결코 싸지는 않지만, 지난 3년간의 AI 강세 사이클 평균 대비 1포인트 미만 높은 수준이다.

연준, 구원투수로 돌아올까? 12월 단기금리 추가 인하 여부와 당위를 둘러싼 이례적으로 공개적이고 날 선 논쟁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일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메시지에 대한 불편함은 2018년 말을 소환했다. 당시 시장은 관세 충격과 고용 둔화 속에서 연준이 지나치게 긴축적이라고 판단했고,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 전환 신호가 나오기 전까지 주식은 거의 20% 급락했다. 결정까지 3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이번 주를 끝으로 침묵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연준의 다음 스텝을 시장이 대기하는 구도는 이상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2018년과 다른 점이 있다. 연준의 직전 조치는 인하였다. 다음 조치도 시점이 언제든 추가 인하일 가능성이 높다. 그 사이 시장은 인하 기대를 1월로 유예하며, 내년 봄 등장할 보다 ‘비둘기파적’ 성향의 새 의장을 향해 시간을 벌 수 있다.

현재 시장은 비틀거리지만 버티는 중이다. S&P 500 종목의 중앙값고점 대비 16% 하락했고, 촉매가 드문 연휴 단절 구간에서는 전술적 트레이딩 신호의 중요성이 커졌다. 크레딧 시장데이터센터 부채 발행에 대한 우려를 감지하지만, 전반적 스트레스 신호는 크지 않다. 변동성지수(VIX)는 금요일 종가 기준 약 24에서 중고도의 경계를 시사하며, 비트코인의 안정이 전체 장세를 추슬러줄 마찰 감소제로 거론된다. 헬스케어 등 방어적 업종모멘텀 성장주 약세를 방어하려 했지만, ‘더 넓은’ 시장이 반드시 ‘더 안전’하거나 ‘더 보상적’이지는 않다는 통념이 다시 확인됐다. 이제 강세론자에게는 불완전하고 모호한 펀더멘털 속에서 회복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책무가 돌아왔다. 다만 불완전성과 모호성은 언제나 존재했고, 때로 무시됐을 뿐이라는 점에 대해선 시장 전체가 널리 인식하고 있다.


용어·맥락 해설

50일·100일 이동평균은 최근 50·100거래일 종가의 평균으로, 단기·중기 추세를 가늠하는 대표적 기술지표다. ‘침체권(oversold)’은 가격이 과도하게 떨어져 단기 반등 확률이 높아진 상태를, ‘리퀴데이션 이벤트’레버리지 포지션이 증거금 부족으로 강제 청산되는 연쇄를 뜻한다. K자형 경제는 특정 집단·산업은 빠르게 회복·성장하고 다른 집단은 정체·후퇴하는 양극화를 묘사한다. VIX는 옵션 가격에서 추정한 향후 30일간 기대 변동성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 불안을 반영한다. 선행 P/E(12M fwd)추정는 앞으로 12개월의 예상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의미한다.

전문적 시사점

이번 11월 변동성은 상승 랠리의 과속을 상쇄하고, AI 관련 기대의 선별적 조정을 유도하는 건전한 호흡 조절로 읽힌다. 가격·심리·펀더멘털 지표가 동시에 침체권·과매도 신호를 켜는 구간에서는 전술적 반등이 빈번하다. 다만 비트코인과의 상관이 포트폴리오 스트레스의 증폭기로 기능하는 한, 변동성의 ‘테일’은 두꺼울 수 있다. 알파벳의 상대적 부상자기자본으로 스스로를 금융하는 대형 플랫폼에 대한 선호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금리 재인하가 재점화될 경우, 자본집약적 AI 확장을 추진하는 신생 플랫폼에 대한 할인율을 다시 낮출 수 있음을 동시에 시사한다. 결국 ‘균형 잡힌 강세’로의 이행은 과도한 기대의 정리, 레버리지 축소, 현금흐름 가시성을 갖춘 리더의 재평가가 맞물릴 때 가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