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의 시선이 향한 소비재 공룡, 프로터 앤드 갬블(PG)
미국 금융정보 플랫폼 홀딩스채널(Holdings Channel)이 2025년 6월 30일 기준으로 제출된 39개 최신 13F 보고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이들 펀드 가운데 22곳이 프로터 앤드 갬블(The Procter & Gamble Company, 종목코드: PG)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일 종목을 다수의 펀드가 동시에 편입하고 있을 때는 공통의 투자 논리가 숨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025년 8월 11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13F 분석은 2025년 2분기 포지션을 담은 보고서를 토대로 진행됐다. 13F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되는 분기별 보고서로, 규모가 큰 헤지펀드·자산운용사(운용자산 1억 달러 이상)가 장기 보유(long) 지분 현황을 공시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 용어 설명
13F 보고서는 헤지펀드·연기금·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의 포트폴리오를 엿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문서다. 다만 공매도·옵션·스왑 등 공시 의무가 없는 파생 포지션이 제외되므로, 보고서에 나온 ‘보유 주식’만으로 운용사의 실제 시장 방향성을 단정해선 안 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 펀드별 PG 보유 변동 현황
이번 분기 보고서를 이전 분기(2025년 3월 31일)와 비교한 결과, 22개 펀드 중 7개 펀드가 지분을 늘렸고, 11개 펀드가 지분을 줄였으며, 2개 펀드가 새롭게 포지션을 구축했다. 주요 변동치는 아래와 같다.
- Strategic Wealth Partners Ltd. ‒ 신규 편입, 5,751주 증가, 시장가치 +91만 6,000달러
- Frank Rimerman Advisors LLC ‒ 기존 보유분에서 16,302주 대거 추가, +245만 2,000달러
- Lcnb Corp ‒ 6,494주 감축, –193만 9,000달러
- GKV Capital Management Co. Inc. ‒ 3,591주 확대, +56만 8,000달러
- Kirtland Hills Capital Management LLC ‒ 264주 매도, –10만 달러
이들 22개 펀드의 순변동 합계는 주식수 기준 +23,362주, 시장가치 기준 +52만 5,000달러였다. 개별 펀드의 매수·매도 움직임은 엇갈렸으나, 해당 샘플에서만 보면 소폭 순매수로 집계됐다.
■ 전체 헤지펀드 군집의 PG 보유 추세
홀딩스채널은 더 나아가 4,508개에 달하는 전체 13F 제출 기관의 PG 보유량을 집계했다. 2025년 1분기(3월 31일) 대비 2분기(6월 30일)에는 총 152만 4,726주가 감소해, 보유 주식이 3억 1,875만 3,203주에서 3억 1,722만 8,477주로 0.48%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보유 기관 Top 3(2025년 6월 30일 기준)
- Geode Capital Management LLC ‒ 5,941만 5,933주
- Bank of New York Mellon Corp ‒ 1,773만 802주
- Mitsubishi UFJ Asset Management Co. Ltd. ‒ 937만 8,721주
■ 기자 해설: 왜 PG인가?
PG는 P&G라는 약칭으로 더 잘 알려진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이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및 S&P 500에 동시 편입되어 있으며, 세계 180여 개국에 Pampers, Gillette, Tide, Pantene 등 다수의 브랜드를 보유한다. 디펜시브(경기 방어형) 성격과 탄탄한 배당 정책으로 기관투자자에게 ‘필수 편입주’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2025년 2분기 들어 기관 전체의 순보유량이 0.48% 줄어든 점은 주목할 만하다. ① 연준의 장기 고금리 기조, ② 생활용품 업계의 원가 부담 확대, ③ 일부 신흥 시장에서의 성장 둔화 우려가 헤지펀드의 리밸런싱(포트폴리오 조정)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앞서 언급한 Strategic Wealth Partners Ltd.나 Frank Rimerman Advisors LLC처럼 공격적으로 물량을 늘린 펀드도 존재한다. 이들은 배당 성장률과 현금흐름 안정성을 근거로 장기 롱포지션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달러 강세와 원재료 가격 안정 조짐이 나타난다면 방어적 배당주에 대한 재평가가 뒤따를 수 있다.
■ 투자자 유의 사항
13F 보고서는 기말 시점의 ‘스냅샷’ 데이터에 불과하다. 보고서 제출 시차(최대 45일)와 파생·공매도 미공시 등으로 인해, 실제 포지션은 수시로 변동할 수 있다. 따라서 헤지펀드가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매수·매도 판단을 내리는 것은 위험하다. 재무제표, 업황, 밸류에이션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특히 PG와 같은 시가총액 대형주는 펀드 간 매집·차익실현이 교차하기 때문에 단기 주가 방향성은 불확실하다.
또한 기관투자자가 단기간 트레이딩(차익 거래)을 목적으로 일부 물량을 편입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예컨대, 콜옵션 매도(covered call)와 같은 전략을 병행할 경우, 13F에는 ‘현물 주식 보유’만 노출된다.
■ 결론 및 전망
이번 13F 분석 결과만 놓고 보면, 샘플 22개 펀드는 소폭 순매수, 전체 4,508개 기관은 소폭 순매도로 엇갈렸다. 이는 생활필수품 업종의 방어적 매력과 매크로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과도기적 국면임을 시사한다. 앞으로도 투자자들은 헤지펀드의 공시 데이터를 참고하되, 향후 실적 가이던스·환율·원자재 가격·배당 성장 가능성 등 핵심 변수에 대한 독자적 리서치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기자는 추후 분기별 13F 변화, PG의 실적 발표, 경쟁사 동향, 소비재 업종의 ESG·리쇼어링 이슈 등을 지속적으로 주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