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이 최근 수년간 미국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이끈 후 올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 그룹의 종목 가운데 두 종목만 제외하고 모두 2026년 초 이후 하락세를 보였으며,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약 18% 하락, 테슬라(Tesla)와 아마존(Amazon)은 각각 8% 이상 하락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은 대체로 보합세였고,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Nvidia)는 올해 약 1% 상승에 그쳤다. 이들 종목을 추종하는 Roundhill Magnificent Seven ETF(MAGS)은 연초 이후 거의 6% 하락했다.
2026년 2월 2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약세는 이들 기업의 인공지능(AI) 관련 자본적지출(capex) 급증에 대한 우려와, 이에 따른 이익 성장률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아진 것에 대한 재평가가 맞물린 결과다. 빠르게 개선되는 AI 모델과 치열해진 업계 경쟁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대규모 주가 상승에 따른 감시가 강화되면서 고성장 기술주에서 경기민감 섹터로 자금이 이동하는 포트폴리오 로테이션(rotation) 현상이 뚜렷해졌다.
“이 모든 요인이 섹터에 골칫거리이자 역풍을 만들고 있다. 이들이 죽은 것은 아닌데, 올해는 그렇거나, 단기간 박스권에서 거래될 수 있다.”
— 하이타워 어드바이저스(Hightower Advisors) 수석 투자전략가 스테파니 링크(Stephanie Link)
투자자들 사이에서 특히 주목받는 문제는 빅테크 기업들의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 FCF) 악화다. 링크 전략가는 “초기 매도 촉발 요인은 일부 기업의 마이너스 자유현금흐름과 전년 대비 정체된 현금흐름”이라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지난 10년간 이들 기업이 보여준 높은 현금 창출력이 AI 관련 대규모 설비투자에 의해 약화되는 조짐이 관찰된다는 것이다.
특히 알파벳, 아마존,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 등 시가총액 상위 4개 인터넷 기업은 올해 합계 약 7,000억 달러(약 7000억 달러)를 지출할 예정으로, 이는 2025년 수준보다 약 60% 증가한 규모다. 이들 4사가 지난해 창출한 자유현금흐름은 2,000억 달러로, 2024년의 2,370억 달러에서 줄어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센터 지출 확대 탓에 올해 자유현금흐름이 대체로 정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분기(4분기)에 자유현금흐름이 112억 달러 감소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382억 달러)에서 축소된 수치다. 알파벳은 4분기에는 강한 자유현금흐름을 보였으나, 2026년 자본적지출이 2025년 수준의 거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시장 분석가들은 빅테크의 AI 투자가 데이터센터 건설사, 전력생산 기업, 에너지 인프라 관련 기업 등 하류(Downstream) AI 수혜주로 자금이 흘러가는 현상도 관찰된다고 지적한다. 멜리우스 리서치(Melius Research) 애널리스트 벤 레이츠(Ben Reitzes)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s: 대규모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운영 기업)의 현금은 한 곳에서 다른 곳(NVDA, Broadcom 등 인프라 관련 기업)으로 바로 흘러간다”며 “올해 최종 집계가 나면 브로드컴(Broadcom)이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많은 자유현금흐름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수익성 정체(Earnings Stagnation)도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핵심 변수다. 바클레이즈(Barclays) 애널리스트 베누 크리슈나(Venu Krishna)는 이번 실적 시즌이 “지금까지는 대체로 보통 수준”이었다고 진단했다. 빅테크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6.6%로 집계돼, “빅테크 자체의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2023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빅테크의 EPS 서프라이즈(예상치 대비 실적상회율)는 +5.3%로, 장기 중간값인 +7.2%보다 낮다.
크리슈나는 빅테크가 현재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 약 25배에서 거래되고 있어 지난해 상반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이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를 제외한 대부분 빅테크는 매출·순이익에서 애널리스트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월가에서는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반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실적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애저(Azure)와 기타 클라우드 서비스의 성장률이 예상보다 다소 약하다는 점 때문에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리콰지트 캐피털 매니지먼트(Requisite Capital Management)의 창업자이자 매니징 파트너인 브린 톨킹턴(Bryn Talkington)은 시장이 AI 관련 자본지출의 결과를 기다리는 관망 모드에 있다고 봤다. 그녀는 알렉사(Alexa)와 코파일럿(Copilot) 등 일부 AI 제품이 동종업계 제품보다 뒤처진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실적과 마진을 보면 여전히 이익과 마진은 주로 기술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시장은 과도한 자본지출을 좋아하지 않으며, 이들 기업이 무엇을 명확히 해결하려는지 가시성이 생기기 전까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은 계속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경기사이클 민감 섹터로의 자금 이동도 기술주에 부담을 주고 있다. GDS 웰스 매니지먼트의 글렌 스미스(Glen Smith)는 “매그 세븐 주식들은 올해 고전하고 있다. 이 주식들은 훌륭하지만 숨을 고르는 시점이 필요했다. AI 관련 상승 요인의 상당 부분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월가 은행들도 기술주에 대한 전망을 완화하고 있다. 시티(Citi)는 목요일 기술 섹터의 등급을 중립(neutral)으로 하향 조정하고, 기존의 기술 과체중 포지션 중 절반을 경기민감 섹터로 이동시키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용어 설명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최근 몇 년간 주가 상승을 주도한 대형 기술·인터넷 기업 7개를 가리키는 비공식적 집합 명칭이다. 일반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아마존, 알파벳(구글), 메타(페이스북), 엔비디아, 테슬라 등이 포함된다.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 FCF):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에서 자본적지출을 뺀 금액으로, 기업의 실질적인 현금 창출 능력을 보여준다.
자본적지출(Capex): 설비 투자나 데이터센터 건설 등 장기 자산을 위해 지출되는 비용을 말하며, 특히 AI 관련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빅테크의 경우 기업의 현금흐름과 수익성에 즉각적 영향을 준다.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대규모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운영을 통해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기업을 의미한다(예: Amazon Web Services, Microsoft Azure, Google Cloud 등).
EPS 서프라이즈: 예상치 대비 주당순이익(EPS)의 실제 실적이 얼마나 상회 또는 하회했는지를 나타내며, 투자자 심리에 큰 영향을 준다.
향후 전망과 시장에 미칠 영향 분석
첫째, 밸류에이션 재평가(Valuation Re-rating)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빅테크의 선행 P/E가 약 25배 수준으로 조정된 가운데, 시장은 이들의 장기 성장 가정을 다시 점검 중이다. 만약 AI 투자에서의 가시적 상업화 성과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는다면 밸류에이션 압박은 이어질 수 있다.
둘째, 자금 흐름의 추가적인 섹터 이동이 예상된다. 이미 관찰된 것처럼 AI 인프라 수요가 네트워크·전력·반도체 등 인프라 관련 기업으로 자금을 이전시키는 경향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빅테크의 주가 모멘텀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인프라 관련 섹터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셋째, 기업별 성과 차별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AI 관련 플랫폼과 제품의 상용화 속도,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의 안정성, 자본투자에 대한 효율성(ROI)이 장기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예컨대 엔비디아처럼 AI 모델 학습용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강한 수혜를 볼 수 있지만, 대규모 설비투자를 감당하는 하이퍼스케일러는 단기적으로 현금흐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넷째, 거시경제 변수도 리스크 요인이다. 미국 경제의 성장률과 금리 흐름, 에너지 가격 등은 데이터센터 가동비용과 기업의 투자 의사결정에 직결된다. 경기 둔화나 금리 인상 재개 시에는 고평가된 성장주에 대한 압력이 커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투자 전략적 제언을 정리하면, 단기적으로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사업 실적과 현금흐름 개선의 신호를 중심으로 종목을 선별하는 접근이 바람직하다. 특히 AI 관련 지출의 수익성이 명확해지는 시점, 또는 실제로 클라우드·AI 서비스의 매출 가시성이 뚜렷해지는 분기 실적 발표가 투자 전환의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종합하면, 매그니피센트 세븐이 과거처럼 증시를 단독으로 이끄는 구도는 약화되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의 AI 투자가 언제, 얼마나 실질적 이익으로 전환되는지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 단기적 변동성은 지속될 수 있으나, 기업별로 명확한 실적 개선과 현금흐름 회복 신호가 나타날 경우 재평가의 여지도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