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7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초부유층이 금을 해외로 옮기고 있으며, 싱가포르가 주요 목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싱가포르 공항 근처에는 6층 높이의 시설이 있으며, 여기에는 엄격한 보안 아래 약 15억 달러 상당의 금과 은괴가 보관되어 있다. 이 시설은 ‘더 리저브’로 알려져 있으며, 수천 개의 안전한 금고와 3층 높이의 금고실이 있는 고층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초부터 4월까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금과 은괴 보관 주문이 88% 증가했다고 ‘더 리저브’의 설립자인 그레고어 그레거센은 밝혔다. 이 기관은 금과 은괴 판매도 하고 있으며, 그 기간 동안 판매가 전년 대비 200% 급등했다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증가가 불안감에서 비롯되었다고 분석한다. 그레거센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고액 자산가들이 관세와 세계의 변화, 지정학적 불안정성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리적인 금속을 싱가포르와 같은 안전한 관할 구역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와 함께 두는 것이 큰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달 동안 금 가격은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였으며, 이는 미중 무역 갈등과 4월 미국 자산 대량 매각으로 인한 변동성 덕분이었다. 금의 매력은 안전 자산으로서의 특성이 강조된 결과였다. 그러나 금 가격은 최근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완화되며 다소 진정되었으나,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에 금 가격이 온스당 5,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믿는다.
부유층은 물리적인 금괴를 선호하고 있으며, 이는 종이 금과 비교하여 가격 변동 노출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물리적으로 금을 소유하거나 평가된 금괴를 보관하는 것은 2023년 실리콘밸리 은행 위기 이후 투자자들이 종이 청구권이나 공동 보유된 금 비축물에 대한 신뢰를 잃고 특정 금괴를 물리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중요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MKS Pamp의 닉키 쉴슨이 설명했다.
세계 금 협회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존 리드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건전성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그러한 경향이 더 강하다고 언급했다. 일부 보유자들은 은행 시스템 내에서 금을 보관하는 것을 꺼려하며, 비은행 기관과 함께 금을 보관하기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또한, 두바이에 본사를 둔 컨설팅 회사 ‘밀리어네어 마이그런트’의 설립자인 제레미 세이보리는 특정 국가 내 은행 시스템에 대한 신뢰 부족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레바논이나 이집트, 알제리와 같은 나라의 부유층은 자산을 은행에 두는 것을 꺼리며, 금을 스위스, 싱가포르, 두바이의 금고로 옮기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가 특별히 선택되는 이유는 그 도시 국가가 ‘동양의 제네바’로 불리는 만큼 정치적, 경제적 안정성이 높은 안전한 관할 구역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동남아시아 지역의 주요 중계 허브로서 부유층이 금을 보관하기에 매력적이고 편리한 위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