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료품 배달 시장의 가격 경쟁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웰스파고(Wells Fargo)가 실시한 초기 가격 테스트 결과, 아마존(Amazon)과 월마트(Walmart)가 타사(3자) 플랫폼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9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웰스파고 애널리스트들은 “아마존과 월마트의 식료품 배달 가격이 3자(Third-Party, 3P) 플랫폼 카트(CART), 도어대시(DASH), 우버(UBER) 대비 크게 낮다”라고 평가했다.
조사 방법은 비교적 단순하다. 뉴저지·캘리포니아·애리조나 세 개 주에서 동일한 10개 품목(바스켓)을 선정해 두 차례 가격을 비교했다. 그 결과, 아마존과 월마트는 모든 시장에서 가장 비용 효율적인 선택지로 집계됐다. 반면 3P 플랫폼을 이용하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구입할 경우, 평균 57% 및 20%의 가격 프리미엄이 발생한 것으로 기록됐다.
세부 수치로 본 가격 차이
장바구니(바스켓) 총액 기준으로 3P 플랫폼은 아마존·월마트 대비 57%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고, 오프라인 매장 구매는 20% 더 높았다. SKU(Stock Keeping Unit·재고 관리 단위)별 가격을 따로 놓고 봐도, 아마존·월마트가 가장 저렴했다. 특히, 아마존은 ‘가장 공격적인 가격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월마트의 총 가격은 아마존 대비 21% 높았고, 팁·수수료를 제외하면 7% 프리미엄 수준이었다. 3P 플랫폼 가운데서는 CART가 역시 가장 비쌌으며, DASH가 상대적으로 낮은 총액을 기록했다.
“SKU 기준으로는 우버가 가장 낮은 태그를 달고 있었지만, 서비스·기타 수수료가 높아 결과적으로 DASH보다 총액이 올라갔다.” – 웰스파고 보고서 중
팁(tip) 정책이 만든 추가 격차
가격 차이는 단순 제품 가격을 넘어 팁 정책에서도 벌어졌다. 아마존은 동일-당일(Same-Day) 식료품 배달 시 팁 옵션이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월마트와 3P 플랫폼은 체크아웃 직전에 팁을 권고한다. 웰스파고는 평균 5달러(총액 대비 약 10%)의 팁을 가정해 계산했으며, 이 요소만으로 아마존·월마트 간 가격 차이의 13%p가 설명된다고 분석했다.
3P 플랫폼 성장성에 드리운 그림자
웰스파고는 보고서에서 “아마존 프라임(Prime)의 시장 진입 확대 및 월마트의 공격적 가격 전략이 3P 플랫폼의 핵심 성장 분야를 잠식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소매업체들이 향후 수익성(마진) 유지와 성장성 사이에서 더욱 어려운 의사 결정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1 SKU(Stock Keeping Unit)는 각 제품을 구분하기 위한 재고 관리 단위다. 가격 비교 시 같은 SKU를 기준으로 해야 정확한 비교가 가능하다.
2 3P(Third-Party) 플랫폼은 자체 재고를 보유하지 않고, 배달(라스트마일) 중개만을 수행하는 사업 모델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도어대시, 우버이츠, 인스타카트(CART) 등이 속한다.
기자 관점에서 본 시장 전망
아마존과 월마트가 선도하는 초저가·초고속 배송 전략은 분명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낮은 가격=낮은 마진’ 공식이 성립되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 효율화·규모의 경제 확보가 필수다. 아마존은 자체 물류 인프라를, 월마트는 방대한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수익 모델을 고도화할 여지가 있다. 반면, 수수료와 팁에 의존하는 3P 플랫폼은 더욱 서비스 다각화·차별화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식료품 특유의 낮은 마진 구조를 감안하면, 배달료·수수료 조정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째, 아마존이 ‘팁 없는’ 가격 정책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지다. 둘째, 월마트·3P 플랫폼이 배송 속도·품질 외에 어떤 부가가치를 제시할지다. 이러한 변수들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민감한 소비자 심리와 맞물려 업체별 점유율 이동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