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A 이슈] 이스라엘 사이버 보안 선두 기업 체크포인트 소프트웨어 테크놀로지스(Check Point Software Technologies Ltd., 나스닥: CHKP)가 스위스 스타트업 라케라(Lakera)를 전격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과 조건은 비공개다.
2025년 9월 16일, 나스닥닷컴·RTT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2025년 4분기 최종 마무리(클로징)가 예정돼 있으며, 해당 일정은 통상적인 규제 승인 절차가 완료될 것을 전제로 한다.
“우리는 엔터프라이즈 고객이 AI 전환을 가속화하는 과정에서 직면할 새로운 위협 벡터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엔드투엔드 AI 보안 스택을 완성하겠다.”
체크포인트 경영진은 공식 성명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1. 거래 배경 및 전략적 의미
체크포인트는 방화벽·엔드포인트·클라우드 보안 솔루션을 중심으로 연간 22억 달러(2024 회계연도 기준)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리딩 컴퍼니다. 그러나 생성형 AI(Generative AI)와 에이전틱 AI(Agentic AI)1가 기업 전사 시스템에 빠르게 도입되면서, 전통적인 보안 체계만으로는 지능형 위협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커지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체크포인트는 AI를 악용하는 공격부터 데이터 유출·모델 오염에 이르는 전체 라이프사이클 방어 역량을 확보할 전망이다.
2. 라케라(Lakera)란 어떤 회사인가?
라케라는 2021년 스위스 취리히Zurich에서 설립된 AI 네이티브 보안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Agentic Shield™’라는 독자 기술을 통해 AI 모델 입력(input)·출력(output) 단계 모두를 실시간 분석·보호한다. 유럽계 제조 대기업과 미국 유니콘 SaaS 업체들이 다수의 파일럿 프로젝트를 이미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gentic AI란? 대화형·자율형 AI가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하고 자체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려 실행까지 담당하는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을 뜻한다. 예컨대, AI 비서가 이메일 작성→발송, 회의 일정 조정, 문서 작성까지 자동으로 처리하는 시나리오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런 시스템은 거대한 API 권한과 데이터 접근 권한을 갖기 때문에, 해커가 프롬프트 인젝션(Prompt Injection)이나 모델 가로채기(Model Hijacking)로 악용할 경우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3. 주가 및 시장 반응
16일 뉴욕장에서 CHKP 주가는 197.26달러로 전일 대비 0.37% 하락해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현금 보유를 통한 성장 전략이 다시 한번 확인됐지만, 단기적으로는 인수 비용 부담과 주가 조정 압력이 병존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4. 업계 영향 및 전망
글로벌 사이버 보안 업계는 최근 몇 년간 대형 인수합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파로알토네트웍스(Palo Alto Networks)의 프리즘클라우드,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의 험프티댄스 인수 사례처럼, AI·클라우드 보안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M&A 전쟁’이 치열하다. 체크포인트-라케라 딜 역시 이런 흐름의 연장선으로, 기업 고객이 AI 거버넌스와 규제준수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솔루션 라인업을 기대케 한다.
특히 EU AI 법안(EU AI Act)과 미국 국가 AI 전략 등 규제 환경이 빠르게 구체화되는 상황에서, “보안이 확보된 AI”가 기업 디지털 전환의 핵심 요구사항으로 부상했다. 체크포인트는 다층 방어(multi-layered security) 철학을 그대로 AI 영역으로 확장해, 리스크 탐지→정책 적용→사후 대응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5. 전문가 시각
기자·애널리스트 코멘트 : 체크포인트는 전통적으로 ‘안정적이되 혁신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번 라케라 인수는 그간의 보수적 이미지를 불식하고 △AI 네이티브 아키텍처 △클라우드 기반 구독 모델을 강화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알테리스크(Alteryx)·서비스나우(ServiceNow) 등 엔터프라이즈 SaaS 기업들이 내부 AI 워크플로우 보호를 위해 API·프롬프트 방어 계층을 요구하는 만큼, 체크포인트가 보안 시장의 ‘AI 세이프티’ 카테고리를 선점할 기회가 열렸다.
다만, 통합 과정에서 △기존 온프레미스 고객의 전환 속도 △라케라 플랫폼의 대규모 스케일링 △다중 클라우드 호환성 확보가 과제로 꼽힌다. 인수 효과가 주가에 본격 반영되기까지는 최소 6~12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리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1 Agentic AI: 사용자 의도를 파악해 자율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인공지능. 챗봇·코딩 에이전트·RPA(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와 결합해 업무를 완전 자동화하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