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총선 승리한 바비시, 연립 협상 수주간 이어질 전망

프라하발 — 체코 총선에서 승리한 안드레이 바비시(Andrej Babiš) 전 총리가 이끄는 아노(ANO)당이 정책 조율에 집중하며 향후 내각 인선 협상은 다음 달로 미룰 것이라고 밝혔다.

2025년 10월 14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바비시 대표는 페이스북 영상 메시지를 통해 “프로그램과 연정 합의서 논의가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한다”며 인사 문제는 “ 한 달 또는 한 달 반 뒤”로 미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바비시의 아노는 10월 3~4일 실시된 총선에서 최다 의석을 확보, 페트르 피알라(Petr Fiala)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정부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아노는 반(反)EU·반(反)나토 성향의 극우 정당 자유·직접민주당(SPD)과, 친(親)자동차·유로회의주의 노선을 표방하는 모터리스트(Motorists) 당과 3당 연립을 논의 중이다. 세 당이 손잡을 경우 하원 200석 중 108석을 확보해 과반을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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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일정·절차

체코 헌법상 페트르 파벨(Petr Pavel) 대통령은 차기 총리를 지명할 권한을 가진다. 대통령은 “섣부른 정부 구성은 피하라”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한 상태다. 새로운 하원이 11월 3일 첫 회의를 열어 의장을 선출해야 현 정부가 형식적으로 사퇴하고, 그제야 대통령이 총리 지명을 공식화할 수 있다.

바비시는 지난주 세 당이

“어느 정당이 어떤 부처를 맡을지 원칙적 합의를 마쳤다”

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 각 부처 장관 후보군에서는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정책 방향 — EU·우크라이나·기후변화

바비시 전 총리는 “내정과 유럽연합(EU) 사안에 더 집중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은 기존 정부보다 축소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특히 키이우로의 포탄 지원 프로그램을 폐지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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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와 모터리스트 두 당은 유럽의회 “Patriots for Europe” 그룹에 속해 있으며, EU가 이미 승인한 이민·탈탄소화 정책 이행을 거부할 방침이다. 모터리스트는 내연기관 판매 금지 등 기후정책에도 강하게 반대한다. SPD는 EU·나토 탈퇴 국민투표를 요구하지만, 바비시는 “어떠한 탈퇴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배경·용어 해설

Patriots for Europe — 헝가리 총리 빅토르 오르반이 주도한 유럽의회 우익 연대다. 주권·이민 통제·기후 규제 완화 등을 내세운다.

SPD(자유·직접민주당) — 체코 극우 정당으로 EU·나토 회의론과 직접민주주의 확대, 반(反)이민 정책을 주장한다.

모터리스트 — 정식 명칭은 자동차주의자(Motorists for Themselves). 운전자 권익 보호와 친(親)내연기관 정책, 브뤼셀 규제 반대를 핵심 공약으로 한다.


전문가 시각

체코 현지 정치분석가들은 “바비시 연립체제는 우크라이나 군사지원과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제동을 걸 수 있다”며 EU 차원의 공조 약화 가능성을 경고한다. 특히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를 골자로 한 EU 법안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한편 투자은행들은 정부 교체가 확정되면 체코 코루나화(CZK)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정치 불확실성이 길어질 경우 에너지·국방·자동차 섹터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투자 판단은 독자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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