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7,000달러를 버는 프리랜서 기자 A씨는 매월 고정지출 4,000달러를 제외하면 3,000달러가 남는다. 그는 인공지능 챗봇 ChatGPT에게 “남은 돈 3,000달러를 어떻게 배분하면 좋을까”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 조언을 30일간 그대로 따르기로 결정했다.
2025년 10월 26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챗GPT는 기존의 50·30·20 법칙(필수 지출 50%, 원하는 지출 30%, 저축·투자 20%)을 살짝 변형해 저축·투자 40%(1,200달러), 원하는 지출 30%(900달러), 부채 상환 또는 큰 목표 20%(600달러), 그리고 예비비 10%(300달러)로 배분하라 제안했다.
계획은 간단했다. 급여가 입금되는 날 자동이체로 1,200달러가 투자계좌로, 600달러가 별도 목표계좌로 빠져나가고, 주당 225달러(한 달 900달러)가 ‘즐길 거리’ 예산으로 남는다. 300달러는 비상예비금으로 당좌계좌에 둔다. 작성자는 이 구획을 4주 동안 시험 운용하며 주별 체험기를 기록했다.
WEEK ONE — 허니문 기간
첫 주는 순조로웠다. 월급날 자동이체로 1,800달러가 저축·투자 계좌로 이동했지만, 체크카드에는 여전히 900달러의 ‘재미 자금’과 300달러의 예비비가 남아 있었다. 주당 225달러라는 한도를 부여받자 커피 한 잔도 죄책감 없이 즐겼고,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 양장본 책 한 권까지 샀다. 일요일까지 180달러를 썼을 뿐이라 스스로를 ‘예산 천재’라 여겼다.
핵심은 자동이체였다. 돈이 먼저 사라지니 “혹시 다른 데 써야 하지 않을까” 하는 유혹 자체가 없었다. ‘보이지 않으면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는 심리적 효과를 그대로 경험한 셈이다.
WEEK TWO — 현실 충돌
둘째 주에 변수(車)가 등장했다. 자동차 타이어를 새로 갈아야 했고 비용은 400달러. 300달러 예비비로는 모자라 부족분 100달러를 ‘즐길 돈’에서 빼야 했다. 주당 225달러가 순식간에 125달러로 줄자 지출 판단이 완전히 달라졌다. 커피 약속을 미루고, 외식 대신 밀 프렙(집밥 미리 조리)을 했다. “계획을 100% 지켜도 예기치 못한 지출 한 번이면 주간 예산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이 뼈아프게 다가왔다.
WEEK THREE — 적응 단계
타이어 사건을 겪은 뒤 작성자는 10% 예비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600달러 ‘큰 목표’ 계좌 일부를 비상금으로 간주하기로 했다. 챗GPT의 권고와 달리 카테고리를 유연하게 섞어야 실생활에서 작동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주당 225달러보다 월간 900달러 총액을 중심으로 관리하니 심리적 압박이 줄었다. 사교 일정이 많은 주엔 한도를 초과해도, 조용한 주말이 있는 주엔 잉여 금액이 남아 자연스레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이론이 현실과 맞붙으면, 이론이 종종 패한다.” 작성자는 그렇게 적었다.
WEEK FOUR — 리듬 찾기
마지막 주엔 계획이 일상이 됐다. 더 이상 자동이체 알림에 놀라지 않았고, 당좌계좌에 남은 금액을 집착적으로 확인하지 않아도 여유가 느껴졌다. 가장 큰 성과는 월 1,200달러의 투자·저축이었다. 4주 만에 은퇴계좌엔 1,200달러, 비상금 계좌엔 300달러가 쌓였다. “통장에 놔뒀다면 분명 다 써버렸을 돈”이라는 게 그의 솔직한 고백이다.
또 하나의 수확은 ‘즐길 돈’이라는 장부상 항목이었다. 과거 예산표에서는 비필수 지출에 늘 죄책감이 따랐다. 이번 실험은 “여기 900달러가 있으니 마음껏 쓰라”는 허가증을 줬고, 이는 소비심리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됐다.
무엇이 효과적이었나
① 자동이체 – 급여일 직후 돈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 충동 지출을 차단했다.
② 분리 계좌 – 목표 자금·예비비·생활비를 물리적으로 구분해 ‘머릿속 암산’ 위험을 없앴다.
③ 저축률 40% – 1,200달러를 투자에 투입하자 공격적이라 느껴졌던 비율이 금세 ‘신규 일상’이 됐다.
무엇이 문제였나
① 예비비 10% – 타이어 교체, 병원 진료, 충전기 교체만으로 300달러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② 경직된 카테고리 – 생활은 엑셀 표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즐길 돈’, ‘목표 자금’, ‘예비비’를 융통할 수 있어야 한다.
③ 일일 한도 제안 – 챗GPT는 하루 지출한도까지 계산해주려 했으나, 실제로 실행했다면 스트레스만 커졌을 것이라고 작성자는 평했다.
핵심 교훈 및 전문가 시각
작성자의 결론은 단순하다. “어떤 예산이라도 아예 없는 것보단 낫다. 그러나 현실에 부딪히면 반드시 수정이 필요하다.” 챗GPT가 제시한 틀은 자동 저축·투자 → 죄책감 없는 소비 예산 → 돌발 비용 완충이라는 큰 흐름에서 유효성을 입증했다. 다만 예비비 비중을 10% 이상으로 확대하고, 월·주 단위 목표치를 유연하게 오가는 것이 실전 해법이라는 지적이다.
50·30·20 법칙이란?
미국 재무설계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규칙으로, ‘필수 지출 50%, 원하는 지출 30%, 저축·투자 20%’로 소득을 배분하는 방법이다. 챗GPT는 이를 공격적으로 변형해 저축·투자 40%를 권고했다. 한국 독자들에게 낯설 수 있지만 ‘가계 지출 구조를 한눈에 파악하고, 목표 저축률을 정하는 데’ 활용되는 대표적 간편 규칙이다.
전문가들은 AI 기반 예산 관리가 일상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실제 데이터(은행 API 등)와 연동되지 않은 조언은 ‘현실 불일치’가 발생하기 쉽다. 금융소비자는 AI의 초안을 출발점으로 삼고, 실제 지출 데이터를 1개월 이상 기록·검증한 뒤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권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