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S&P 500과 나스닥 100 지수를 중심으로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요 지수 상승을 견인한 요인은 국채 금리 하락과 테슬라 주가 급등이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현지시간)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41% 오른 5,336.21,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7% 상승한 40,021.28, 나스닥 100 지수는 0.49% 올라 19,877.64를 기록했다.
선물 시장에서도 강세가 확인됐다. 9월물 E-미니 S&P 500 선물은 0.43% 상승했고, 9월물 E-미니 나스닥 100 선물은 0.54% 올랐다. 투자자들은 17~18일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25bp(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채권 시장에서는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이 전장 대비 2bp 내린 4.04%를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국채 금리가 하락하면 주식의 상대매력이 커진다.
금리 인하 기대가 채권 가격을 지지했고, 이는 다시 주식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
이날 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종목은 테슬라(TSLA)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금요일 자사주 약 10억 달러어치를 추가 매수했다. 해당 소식에 테슬라 주가는 5% 넘게 급등하며 대형 기술주 랠리를 주도했다.
다만 반도체주 약세가 지수 상승폭을 다소 제한했다. 엔비디아는 1% 이상 하락했는데, 중국 당국이 2020년 멜라녹스 테크놀로지스 인수 과정에서 반독점법 위반이 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텍사스인스트루먼츠도 중국 정부가 특정 아날로그 반도체에 대해 덤핑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히자 2% 이상 밀렸다.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9월 뉴욕 연은 제조업지수(Empire State Index)는 전월 대비 20.6포인트 급락한 -8.7을 기록해 3개월 만의 최저치를 찍었다. 시장 예상치(5.0)를 크게 하회한 수치로,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불안정함을 시사한다.
Empire State Index는 뉴욕주 내 제조업 활동을 조사해 산출하는 선행 지표다. 0을 기준으로 확장·수축을 판단하며, 변동성이 커 투자자들은 경기 방향성을 파악하는 참고 자료로 활용한다.
지난주 S&P 500·다우·나스닥 등 주요 지수는 모두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고용 둔화와 인플레이션 완화가 맞물리면서 연내 75bp(0.75%포인트) 추가 인하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장 금리 파생상품(연방기금 금리선물)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 100%, 50bp 인하 가능성 5%를 반영하고 있다. 또한 10월 28~29일 회의에서 두 번째 25bp 인하가 단행될 확률을 86%로 가격에 반영 중이다. 연말까지는 총 70bp 인하가 이뤄져 기준금리가 3.63%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의 컨센서스다.
해외 증시도 대체로 강세였다. 유로 Stoxx 50 지수는 3주 최고치로 올라 0.69% 상승 마감했다. 반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26%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 225 지수는 노인의 날(경로의 날) 휴일로 휴장했다.
중국 경기둔화 신호는 세계 성장 전망을 짓누르고 있다. 8월 공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5.2% 증가해 시장 예상치(5.6%)에 미치지 못했고, 소매판매도 3.4% 증가에 그쳤다. 실업률은 5.3%로 상승해 6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신규 주택가격은 27개월 연속 하락했다.
유럽 국채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독일 10년물 분트 금리는 1.9bp 내린 2.696%, 영국 10년물 길트 금리는 3.9bp 떨어진 4.632%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회 위원 로베르트 호허는 “현행 금리 인하 사이클이 거의 끝나가고 있다”며 추가 충격이 없다면 현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종목별로는 알파벳이 씨티그룹 목표가 상향(225→280달러) 소식에 3% 이상 뛰었다. 오라클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과의 TikTok 협상을 시사하자 4% 넘게 상승했고, TKO 그룹은 10억 달러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해 3% 올랐다. 반면 코르테바는 씨앗·농약 사업 분할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으로 4% 이상 급락했다.
FOMC·금리·빅테크와 같은 키워드가 단기적으로 시장 방향성을 결정짓고 있다. 특히 대형 기술주가 금리민감도를 키우면서, 국채 금리 변동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보다 커졌다. 투자자들은 연준 점도표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면밀히 주시하며, 향후 자산배분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 시각
본 기자는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주식시장에 우호적이라고 판단한다. 다만 중국 경기 둔화와 미·중 규제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반도체·소재주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성장주와 가치주의 균형 있는 분산투자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