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하락·테슬라 강세에 미 증시 상승세

S&P 500, 나스닥 100 등 미국 주요 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쓰며 강하게 출발했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2bp(0.02%p) 하락한 4.04%로 내려앉은 것이 주식 매수세를 자극했고, 일론 머스크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으로 테슬라 주가가 5% 넘게 치솟으며 대형 기술주 랠리를 이끌었다.

2025년 9월 1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 증시 개장 직후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41% 오른 5,397.21,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17% 상승한 40,142.55, 나스닥 100 지수는 0.49% 오른 19,879.32를 기록했다. 선물 시장에서도 9월물 E-미니 S&P(ESU25)가 0.43%, E-미니 나스닥(NQU25)이 0.54% 각각 오르며 강세를 예고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9월 17~18일(현지 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번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해 4.00~4.25%로 조정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가격에 반영된 인하 확률은 25bp 인하가 100%, 50bp 인하가 5%다. 연말까지 총 75bp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기대도 70%가량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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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수익률 하락이 가져온 위험자산 선호

채권 시장에서는 12월물 10년 만기 국채선물(ZNZ5)이 5틱 상승하며 전장 대비 반등했다. 미국 9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가 전월 대비 20.6포인트 급락한 –8.7을 기록, 예상치(+5.0)를 크게 밑돈 것이 채권 가격에는 호재(수익률 하락)로 작용했다. 다만 주식 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안전자산 선호는 일부 제한됐다.

유럽도 비슷한 흐름이다. 독일 10년물 분트 수익률은 2.696%로 1.9bp 떨어졌고, 영국 10년물 길트 수익률도 3.9bp 내려 4.632%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 카트린 코허(Kocher)는 “이번 금리 인하 사이클은 사실상 끝났다”며 “대규모 충격이 없는 한 현 수준을 당분간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 주도·빅테크 전면 강세

미 증시 상승세를 가장 먼저 견인한 것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1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이다. 테슬라(TSLA)는 전장 대비 5% 넘게 급등하며 나스닥 100 지수 내 최대 상승 종목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에 힘입어 알파벳(GOOGL)은 씨티그룹의 목표주가 상향(225→280달러) 소식에 3% 이상 올랐고, 애플(AAPL)·아마존(AMZN)도 1% 이상, 메타플랫폼스(META)는 0.32% 올랐다.

기타 종목별로는 오라클(ORCL)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틱톡 거래 가능성’ 언급으로 4% 이상 급등했고, 엔터테인먼트·스포츠 합병사인 TKO 그룹(TKO)이 자사주 10억 달러 바이백 계획을 발표하면서 3% 이상 뛰었다. UBS가 투자의견 ‘매수’로 커버리지를 시작한 스머핏 웨스트록(SW)과 멜리어스리서치가 목표주가를 740달러로 제시한 GE 버노바(GEV)·495달러로 제시한 이튼(ETN)도 1% 이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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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주는 중국 규제 충격

반면 엔비디아(NVDA)는 –1%대로 밀렸다. 중국 국가시장감독총국(SAMR)이 2020년의 ‘멜라녹스 인수’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하면서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제기된 탓이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XN)도 중국이 ‘전력제어형 아날로그 반도체’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하면서 2% 이상 하락해 나스닥 100 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농화학 기업 코르테바(CTVA)는 씨드(종자)·농약 부문 분사 가능성이 제기되자 –4% 급락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제품·재무적 시너지를 약화시킨다”고 평가했고, 키뱅크캐피털마켓은 ‘부정적’ 의견을 제시했다. 아스트라제네카(AZN)는 스웨덴 한델스방켄이 ‘보유(중립)’로 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2% 넘게 떨어졌다.


경제지표·정책 일정

이번 주 시장은 FOMC 외에도 미국 8월 소매판매(17일), 8월 산업생산, 9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19일) 등을 주시한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증가, 자동차 제외 소매판매는 0.4% 증가가 예상된다. 제조업 생산은 –0.3% 감소가 전망된다.

해외에서는 중국 8월 산업생산이 전년 대비 5.2% 늘어 예상치(5.6%)를 하회했고, 소매판매도 3.4% 증가로 예상치(3.8%)에 못 미쳤다. 조사실업률은 전달 대비 0.1%p 상승한 5.3%로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신규 주택 가격은 27개월 연속 하락(-0.3% MoM)을 이어가며 중국 경기 둔화 우려를 재확인시켰다.


금리·통화정책 전망 및 투자 시사점

“연준이 25bp 인하로 방향을 틀면 기술주 랠리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채 수익률이 4%대 초반에서 지지력을 유지한다면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질 수 있어 투자자들은 대형 성장주와 방어주 사이의 균형 전략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는 연준 독립성을 둘러싼 노이즈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리사 쿡(Fed 이사) 해임을 시도했다는 보도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 스티븐 미런이 현직을 유지한 채 연준 이사직을 원하고 있다는 소식이 국채 매도 압력(수익률 상승)을 부추겼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경기 둔화 신호와 물가 안정세가 우세해 Fed의 선제적 인하 사이클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FOMC 결과 발표 전까지는 저금리 수혜주(메가캡 기술·고배당 리츠) 중심의 종목별 차별화 전략이 유효할 전망이다. 반면 중국 규제 리스크에 노출된 반도체 및 원자재 관련주는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기술적·용어 해설

bp(basis point): 채권·금리 시장에서 사용하는 최소 호가 단위로 1bp는 0.01%p를 의미한다.
E-미니 선물: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소형 주가지수 선물 계약으로, 현물 지수 대비 거래 단위가 작아 개인 투자자 접근성이 높다.
반덤핑 조사: 수입품이 현지 시장에서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판매돼 국내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될 때 부과되는 무역구제 조치.

이처럼 금리 인하 기대·빅테크 강세라는 두 엔진이 맞물리며 뉴욕 증시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FOMC 이후 “재료 소멸” 가능성, 중국·유럽발 경기 둔화, 미 정치권 불확실성 등 변수가 공존해 변동성 확대 국면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