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급등에 뉴욕 증시 하락 전환…S&P·다우 1주래 고점 후 밀려

【뉴욕=뉴시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뉴욕 증시 주요 지수가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세로 돌아섰다.

2025년 9월 12일(현지시간),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S&P 500 지수-0.25%,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26%, 나스닥 100 지수는 -0.13% 내렸다. 장중 한때 S&P 500과 다우지수는 1주일 만의 고점, 나스닥100은 3개월 만의 고점을 각각 기록했으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49%(+5bp)까지 치솟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됐다.

이번 주 들어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이벤트는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의 실적 발표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회의(FOMC) 의사록 공개다. 시장은 인공지능(AI) 수요와 미·EU 간 관세 갈등이 기업 실적·가이던스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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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채권 수익률 급등 배경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도 독일 10년물 국채(분트) 수익률이 2.545%(+1.3bp), 영국 10년물 길트가 4.707%(+4.2bp)로 동반 상승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전망이 1년 기대치 기준 +3.1%로 1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며 물가 우려가 재부각된 영향이다.

미국 국채의 경우, 5년물 입찰 700억 달러·2년 만기 변동금리채(FLRN) 280억 달러 등 대규모 공급 부담이 겹치며 가격 하락(수익률 상승) 압력이 가중됐다.

“공급이 많아질수록 투자자들은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는 월가 채권 트레이더들의 전언이 이날 시장에 반복적으로 인용됐다.


2. 거시 지표 및 정책 이벤트

미국 주택금융협회(MBA)가 발표한 지난주(5월 23일 종료) 모기지 신청지수는 전주 대비 -1.2%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주택구입지수는 +2.7% 늘었으나 재융자지수는 -7.1% 급감했다. 평균 30년 고정금리 모기지 금리는 6.98%(+6bp)로 높아졌다.

같은 날 발표된 5월 리치먼드 연은 제조업지수는 -9로 전월 대비 4포인트 개선됐으나 여전히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렀다. 시장 예상과 일치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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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기금선물 시장은 6월 17~18일 FOMC에서 25bp(0.25%p) 인하 가능성을 단 2%로 반영해 사실상 동결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8월 자카슨홀 심포지엄 전후로는 첫 인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 기업·섹터별 동향

각종 관세 뉴스가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주말에 유럽연합(EU)산 수입품에 대한 50% 관세 부과 시점을 7월 9일로 연기했다. 당초 6월 1일 시행 방침을 예고했던 터라 주초 증시에 단기 상승 모멘텀을 제공했다.

엔비디아는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AI 서버용 GPU가 분기 실적을 견인하겠지만, 가이던스 상향 폭이 주가에 얼마나 추가 동력을 제공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한다.

개별 종목 중 사이버보안 플랫폼 옥타(Okta)는 2분기 RPO(수주 잔액)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223억 달러)을 밑돌면서 12% 넘게 급락했다.Okta Chart

갤럭시 디지털 역시 공모 증자(2,900만 주) 소식으로 12% 이상 떨어졌고,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PDD홀딩스는 UOB의 ‘매수→매도’ 투자의견 격하로 3%대 약세를 기록했다.

반면 공정신용평가 솔루션 업체 페어 아이작(FICO)은 베어드의 ‘매수’ 격상과 1,900달러 목표가 제시로 7% 넘게 상승, S&P 500 내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의류 소매업체 애버크롬비&피치는 1분기 매출 11억 달러(컨센서스 10.7억 달러)를 발표하고 연간 매출 성장률 상단을 +6%로 높여 25% 폭등했다.

건강보험 섹터에서는 엘러번스 헬스(Elevance Health)가 연간 EPS 가이던스를 재확인하며 1% 이상 올랐고, 휴마나·CVS헬스·유나이티드헬스 역시 동반 강세를 보였다.


4. 실적 시즌 총평

현재까지 S&P 500 편입 기업의 90% 이상이 1분기 실적을 보고했으며, 77%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2분기 이후 최고 비중이다. 1분기 EPS 성장률 잠정치는 +13.1%로, 시즌 개막 전 예상치(+6.6%)를 두 배 이상 상회했다.

그러나 2025년 연간 이익 증가율 전망은 연초 +12.5%에서 최근 +9.4%로 하향 조정됐다. 월가에서는 “고금리·지정학 리스크가 하반기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퍼지고 있다.


5. 이번 주 주요 일정

5월 6~7일 FOMC 회의록은 이날 장 종료 후 공개된다. 29일(목)에는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예상 23만 건), 1분기 GDP 수정치(예상 -0.3% 연율)와 4월 미결 주택매매(-1.0% m/m)가 발표된다.

30일(금)에는 4월 PCE 근원물가(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2.5%), 개인소득·지출, 미시간대 소비심리 지수(예정치 51.0) 등이 잇달아 나온다. 물가·소비가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어떤 단서를 제공할지 관심이 쏠린다.


6. 용어·개념 해설

① T-note(트레저리 노트): 미국 재무부가 발행하는 만기 2~10년의 중기 국채를 지칭한다. 시장에서는 주로 10년물을 장기금리 벤치마크로 활용한다.

② RPO(Remaining Performance Obligation): 구독형(SaaS) 기업이 이미 계약했지만 아직 인식하지 않은 잔여 매출을 의미한다. 향후 매출 가시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쓰인다.

③ bp(베이시스포인트): 1bp는 0.01%p(퍼센트포인트)다. 예컨대 금리가 4.49%에서 4.54%로 오르면 5bp 상승한 것이다.

④ FOMC 의사록: 연준이 회의 이후 3주 뒤 공개하는 기록물로, 금리 결정 배경과 위원들의 발언 뉘앙스를 확인할 수 있다. 시장은 이를 통해 통화 긴축·완화 방향성을 가늠한다.


7. 마무리

종합하면, 채권 수익률 급등이 주식 시장의 상승 동력을 제약하고 있으며, 관세·물가·연준 정책 변수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크다. 이번 주 후반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과 미국·유럽의 거시 지표 결과가 향후 위험 자산 선호 회복 여부를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