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차기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블랙록 글로벌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 릭 리더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가 연기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제롬 파월 현 의장의 기자회견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매파적 톤“이었다고 평가했다.
2025년 10월 29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리더는 투자자 노트를 통해 “노동시장이 명백히 둔화되는 흐름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면서도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건너뛸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12월이 휴식기(pause)가 된다면, 이후의 완화적 조치는 새로운 연준 의장 임기까지 밀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이번 이틀 일정의 FOMC를 마치며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해 3.75%~4.00% 구간으로 조정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12월 추가 인하가 당연한 결론은 아니다( not a foregone conclusion)“
라고 못 박았다. 시장 해석은 ‘일시정지 가능성’이라는 쪽으로 쏠렸고, 리더 역시 이 같은 시각을 공유했다.
리더는 메모에서 “노동시장은 정체 속도(stall-speed)에 가까울 정도로 둔화되고 있으며, 생산성 향상(productivity enhancements)이 동반되고 있다”며 “부의 양극화, 주거 비용 부담 심화 등 구조적 문제도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따라서 현재의 완화 기조는 타당하며, 향후 FOMC에서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기 의장 레이스
현재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가 마련한 후보군 5인에는 리더 외에도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이사가 포함돼 있다. 베센트 장관은 추수감사절(11월 말) 이후 최종 후보 명단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할 계획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연말까지 지명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온라인 예측시장 칼시(Kalshi)와 폴리마켓(Polymarket)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들은 해셋을 가장 유력한 차기 의장으로 점치고 있다. 뒤이어 월러, 워시가 비슷한 확률을 기록했고, 리더는 8%~9% 수준의 가능성으로 뒤를 잇는다. 보먼 이사는 그보다 낮은 확률로 평가된다.
용어 해설 및 맥락
①스톨 스피드(stall-speed)는 항공기가 실속 직전 속도를 의미하는 항공 용어에서 차용된 표현으로, 경제가 성장 정지 직전의 둔화 국면에 있음을 설명할 때 사용된다. 노동지표가 성장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리더의 우려를 강조하는 용어다.
②바이퍼케이션(bifurcation)은 ‘두 갈래로 나뉨’이라는 뜻으로, 여기서는 부와 소득의 양극화 현상을 지칭한다. 리더는 이 구조적 문제가 주택 시장 왜곡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③생산성 향상(productivity enhancements)은 기술 혁신 및 자동화를 통해 노동 투입 대비 산출이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기업 이익에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인력 수요 둔화로 고용 시장에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자 분석
리더의 발언은 단순한 시장 전망을 넘어 정책 결정 참여 가능성이 높은 인물의 견해라는 점에서 특히 주목된다. 그가 금리 인하 재개 시점을 “새 의장 체제 이후”로 미룰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백악관의 인사 일정과 통화정책 전망이 겹쳐져 있다는 시장의 민감한 부분을 건드린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해셋처럼 강력한 완화론자를 지명한다면, 내년 초부터는 보다 급진적인 금리 인하가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면 파월 의장이 저항에 나설 경우 연준의 독립성이 다시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결국 12월 FOMC를 관통하는 변수는 노동시장 둔화 속도, 정치권 인사 일정, 그리고 파월 의장의 매파적 스탠스가 될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고용 지표와 베센트 장관의 최종 명단 발표를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