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5명의 여성 지역연방은행 총재

[리우터 통신]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제롬 파월 현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대체할 수 있는 인물로 5명의 여성 지역연방은행 총재 가운데 한 명을 시사했다. 이는 12개 지역 연은 총재 가운데 어느 누구도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즉각적인 기준금리 인하’에 공개적으로 동의한 바 없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발언으로 평가된다.

2025년 7월 23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베센트 장관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름을 거론하진 않겠지만, 이사회(Board of Governors) 내부뿐 아니라 여러 여성 지역 총재들, 그리고 연준 외부에도 훌륭한 여성 후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 인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여성 지역 총재’라는 범주를 지목해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현재 거론되는 다른 차기 의장 후보로는 금리 인하를 지지해 온 크리스토퍼 월러(연준 이사), 백악관 경제 고문 케빈 해셋, 전 연준 이사 케빈 워시, 그리고 베센트 장관 본인 등이 있다. 그러나 베센트는 이에 더해 “여성 총재 카드”를 꺼내 들며 성(性) 다양성이 차기 의장 인선 과정의 새 변수임을 시사했다.


연준 구조와 ‘지역연방은행 총재’의 의미

연준(Fed)은 워싱턴 DC의 이사회(Board of Governors)와 12개 지역연방은행(Federal Reserve Banks)으로 구성된다. 각 지역 총재는 해당 지역 경제를 연구·감독하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참여해 통화정책 결정에 목소리를 낸다. FOMC는 8회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거시경제 전망’을 제시한다.

‘지역 총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이사들과 달리 당해 연은 이사회가 선출하며, 최장 10~15년 장기 재임이 가능해 정책 연속성과 지역 대표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따라서 이들이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고위급 정책 경험과 지역경제 통찰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여성 지역 총재 5인 프로필

다음은 베센트 장관 발언 이후 주목받고 있는 5명의 여성 총재 이력과 통화정책 스탠스다. (일부는 리우터의 논평 요청에 답변을 거부하거나 응하지 않았다.)

1) 수전 콜린스(Susan Collins) – 보스턴 연은 총재
• 2022년 7월 취임, 최장 2032년 7월까지 재임 가능
• MIT 경제학 박사, 국제 거시경제 전문가
• 최근 견해: “‘적극적 인내(actively patient)’가 당분간 적절”이라며 올해 말 금리 인하 가능성을 언급
• 평론가 코멘트: 국제·학계 경험이 풍부해 ‘글로벌 시야’가 강점

2) 메리 데일리(Mary Daly) –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 2018년 10월 취임, 2028년 9월까지 재임 가능
• 시러큐스대 맥스웰스쿨 경제학 박사, 노동경제학자로 명성
• 최근 견해: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는 합리적”이라며 노동시장 약화를 우려
• 전문가 해설: ‘포용적 고용’에 중점을 두는 데일리 총재는 비둘기파로 전환했다는 평가다.

3) 베스 해맥(Beth Hammack) –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 2024년 8월 골드만삭스를 떠나 취임, 2037년 1월까지 재임 가능
• 스탠퍼드대 학사(계량경제·역사), 30년 월가 경력
• 최근 견해: “고용이 현저히 약화되지 않는 한 금리 인하 필요성 낮다
• 분석: 월가 출신답게 시장 유동성·금융안정을 중시한다는 평가

4) 로리 로건(Lorie Logan) – 댈러스 연은 총재
• 2022년 8월 취임, 2038년 2월까지 재임 가능
• 컬럼비아대 행정학 석사, 뉴욕 연은에서 자산매입·대차대조표 운용 주도
• 최근 견해: “완만한 제약적 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해야 한다”
• 관전 포인트: 뉴욕 연은 경험 덕에 시장운영(Operation) 능력이 탁월

5) 안나 폴슨(Anna Paulson) –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
• 2025년 7월 1일 취임, 시카고 연은 연구국장 출신
• 시카고대 경제학 박사, 금융안정·시장 연구 전문가
• 최근 공개 발언 없음. 2023년 “경제는 예상보다 탄력적일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음


정치·시장 파급력 분석

“여성 후보를 내세우는 것은 연준 사상 첫 여성 의장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다소 경직된 통화정책 논의에 새로운 균형점을 제공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 국내 한 금융연구소 선임연구원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2월 만료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한 ‘선제적 금리 인하’를 수차례 압박해 왔으나, 연준 내부에서는 물가 안정을 위해 신중한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만약 파월 후임으로 여성 총재가 선출된다면, 30년 넘게 남성 중심이었던 연준 리더십 구조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또한 여성 총재 대부분이 학계·시장·정책 현장을 두루 경험한 ‘다중 캐리어’인 만큼,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포용적 고용·금융안정·지역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노동시장 냉각 없이 물가를 잡는 ‘골디락스(적정 성장)’ 시나리오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 시각과 향후 일정

연준 의장 지명은 대통령이 결정하고, 상원 인준 절차를 거친다. 정치권 지형과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실제 지명은 2025년 말~2026년 초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때 금리 사이클 전환 시점과 맞물려 의장의 성향이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각 후보 발언마다 시장이 과민 반응할 공산이 크다.

기존 통계에 따르면 1913년 연준 설립 이래 총 16명의 의장 중 여성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만약 이번에 여성 의장이 탄생한다면, 이는 연준 112년 역사에서 ‘유리천장’ 파괴라는 의미를 갖는다.

물론 후보군 중 금리 인하 찬성파·반대파가 혼재해 있어, 새 의장의 통화정책 기조는 예단하기 어렵다. 다만 금융권은 “경제지표와 정치 일정을 동시에 고려하는 ‘데이터 기반의 유연성’이 당분간 연준 리더십의 핵심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 용어 해설
비둘기파(Dove): 물가보다 성장·고용을 우선시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인사. 반대로 매파(Hawk)는 물가 안정에 방점을 둔다.
FOMC: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로, 이사회 7인과 12개 지역 총재 중 5인이 투표권을 갖는다.
기준금리 인하: 시중금리를 낮춰 대출·투자를 촉진, 경기부양 효과를 노리는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