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연준 의장 물색 속 베슨트 재무장관, 블랙록 릭 리더와 비공개 회동

워싱턴발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슨트(Scott Bessent)9월 12일(현지 시각) 뉴욕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 Inc.고정수익 최고투자책임자(CIO) 릭 리더(Rick Rieder)와 두 시간가량 비공개로 면담했다.

2025년 9월 1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만남은 트럼프 행정부가 제롬 파월(Jerome Powell) 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임기가 2026년 5월 만료됨에 따라 차기 의장 후보를 정하기 위해 진행 중인 ‘11인 후보군 인터뷰 일정’의 일환이다.

소식통은 로이터에 “베슨트 장관이 현재까지 후보 11명 가운데 4명을 직접 대면해 검증을 마쳤다”라며 “이번에도 통화정책, 연준 조직 구조, 규제 정책 등을 주제로 심층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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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랙록 CIO ‘릭 리더’ 급부상

블룸버그는 이날 리더 CIO가 ‘가장 빠르게 부상하는 유력 후보’라고 평가했다. 그는 2조 달러가 넘는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 포트폴리오를 총괄하며 채권 시장의 ‘큰손’으로 통한다. 리더는 면담에서 “

연준의 이중 목표(물가 안정·완전 고용)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의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

”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베슨트 장관은 리더의 전문성과 시스템적 사고를 높게 평가했으나, 후보 압축 작업은 계속될 예정이다. 그는 “대통령에게 최종 명단을 올리기 전까지는 누구도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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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의 ‘단기 금리 인하’ 압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일주일 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케빈 해싯(백악관 고문), 케빈 워시(前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現 연준 이사)를 ‘숏리스트’에 올렸다고 직접 언급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베슨트 자신도 고려했으나 본인이 고사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겨냥해 수개월간 “금리 인하가 너무 늦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의 관세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가능성을 우려해 2025년 내내 정책금리를 동결했으나, 최근엔 고용시장 둔화에 더 주목하고 있다.


■ 연준 인선 캐스케이드 — ‘미란’ 인준·‘쿠글러’ 사임·‘쿡’ 해임 시도

상원은 9월 15일 스티븐 미란(Stephen Miran)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의장에 대한 연준 이사(부의장급) 인준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연준은 9월 16~17일 열리는 2일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란은 인준 시 1) 무보수 휴직 형태로 백악관 직을 유지한다.

그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아드리아나 쿠글러(Adriana Kugler) 이사의 지난달 사임에 따른 공석을 채우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지명한 또 다른 이사 리사 쿡(Lisa Cook)을 해임하려 했지만, 연방법원은 “사유가 불충분하다”며 이를 잠정적으로 제동했다.


■ 용어 해설 및 시장 시사점

고정수익(Fixed Income)은 만기와 이자율이 사전에 정해져 있는 채권·어음·우선주 등을 통칭한다. 리더 CIO가 담당하는 자산군은 세계 채권·신용·이머징 마켓 국채·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을 포괄하며, 연준의 금리정책과 직결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차기 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중장기 금리경로달러화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며 베슨트 장관의 인터뷰 일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공격적 완화’ 정책이 현실화되면 채권 수익률 곡선의 평탄화달러 약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편,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금리 동결 기조가 재확인된 이후 변동성을 줄여 왔으나, 리더 CIO 등 ‘시장 베테랑’이 차기 의장에 오를 경우 채권·주식 간 로테이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 향후 일정

베슨트 장관은 인터뷰 대상자를 추가로 면담한 뒤, 오는 10월 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종 후보 2~3인을 공식 보고할 계획이다. 이후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와 본회의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연준 의장 교체 여부는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1분기에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향후 후보군 간 정책 스펙트럼—완화적·중립적·긴축적—과 트럼프 행정부의 재정정책 2) 결합 효과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1) 무보수 휴직: 공직자가 다른 공적 직위를 겸임할 때 급여를 받지 않는 형태로, 법적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치다.
2) 재정정책: 정부 지출과 세제 조정 등을 통해 경기 흐름을 관리하는 정책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