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매도 잔고 높은 소형주, 밈 주식 열풍 타고 급등 조짐

소셜미디어 기반의 이른바 ‘밈(meme) 주식’ 열풍이 다시 살아나며, 개인투자자들의 시선이 새로운 소형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는 지난주부터 고위험‧고수익(YOLO‧You Only Live Once) 거래를 자처하는 개미들이 Reddit ‘WallStreetBets’ 포럼을 중심으로 급락했던 종목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5년 7월 23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투기 수요는 GameStop이나 AMC가 아닌 새로운 표적으로 번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화요일(현지시간)에는 부동산 중개 플랫폼 오픈도어(OpenDoor)에서 백화점 체인 콜스(Kohl’s)로 갈아탔고, 수요일에는 웨어러블 카메라 업체 고프로(GoPro)도넛 브랜드 크리스피크림(Krispy Kreme)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흐름은 관망세였던 주식시장 전반이 ‘더 나쁘지 않은 대중관세(티리프‧tariff) 헤드라인’ 호재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재차 경신한 것과 맞물리며 묻지마 투자에 대한 흥분을 방증한다는 평가다.

“이 현상은 시장 전반의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아직은 멀리서 보이는 작은 빨간 깃발 같지만, 증시가 과열 단계에 들어섰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스티브 소스닉(Interactive Brokers 수석전략가)은 CNBC 인터뷰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그는 개별 종목들의 급등락과 자금 회전 속도를 근거로 “개인투자자의 ‘떼 매수’가 구조적 위험을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밈 주식이 집중되는 세 가지 공통분모

CNBC는 FactSet 데이터를 활용해 ‘차기 밈 종목’을 추려내는 스크리닝 작업을 진행했다. 필터링 기준은 다음과 같다.
① 공매도 잔고(Short Interest)가 유통주식수의 30% 이상
② 시가총액 5,000만~20억 달러 사이
③ 주당 가격 20달러 미만

이는 소위 ‘숏 스퀴즈(short squeeze)’를 유발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종목을 찾기 위한 조건이다. 공매도 잔고가 과도하게 쌓여 있을수록 주가가 급등할 경우 매도 포지션을 보유한 투자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주식을 되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 주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진다. 주당 가격이 낮고, 시가총액이 작을수록 적은 자금으로도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개인투자자들의 ‘단타 매매’ 심리를 자극한다.

이미 움직이기 시작한 후보군

실제 목록에 포함된 종목 중 일부는 목요일 개장 전후로 급격한 매수세가 유입됐다. 식물성 대체육 업체 비욘드미트(Beyond Meat)수요일 뉴스 없이도 10% 급등했으며, 온라인 꽃‧선물업체 1-800-Flowers.com 주가는 19% 폭등했다. 이 외에도 Kohl’s는 스크리닝 리스트에 포함돼 있어, 향후 추가 변동성(volatility)이 예상된다.


용어 해설: 밈 주식·YOLO·숏 스퀴즈

밈 주식(Meme Stocks)은 인터넷 밈처럼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내재가치보다 인터넷 인기에 의해 가격이 급등락하는 종목을 말한다. YOLO 거래는 ‘한 번뿐인 인생’이라는 문구를 앞세워 전 재산을 걸다시피 하는 극단적 투자를 의미한다. 숏 스퀴즈는 공매도 세력이 주가 급등에 몰려 손실을 제한하기 위해 주식을 되사면서 주가를 더 끌어올리는 현상이다.


시장·투자자에게 주는 의미

전문가들은 이러한 밈 주식 재부상이 주식시장에 잠재적 변동성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계한다. 특히 S&P 500이 2025년 들어 7% 이상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투기성 자금이 어디로 향하는가에 따라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스티브 소스닉은 “거품기의 마지막 국면에서 ‘모두가 돈을 벌 수 있다는 착각’이 시장 전체를 들뜨게 하지만, 언제든 조정이 닥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동시에, 밈 주식은 시장 구조적 허점을 드러내는 ‘현대적 실험장’이라는 해석도 있다. 알고리즘 매매와 SNS 집단행동이 결합되면서 전통적 펀더멘털 가치평가가 무력화되는 단기 국면이 자주 목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자들 역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거나, 일부 헤지펀드는 ‘개인투자자 데이터 분석팀’을 신설해 WallStreetBets, TikTok 등 소셜 지표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투자자 주의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해 밈 주식 급등락 사태 이후 ‘시장조성 기능 상실’과 ‘고빈도 매매 봇(bot) 문제’를 공식 조사했다. 이번 사례 역시 특정 커뮤니티를 통해 민감한 정보가 ‘묻지마 형식’으로 확산될 경우, 법적 공시 의무와 시장투명성 원칙이 훼손될 여지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자들은 SNS에서 회자되는 단편적 정보만을 바탕으로 충동매수에 나서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공매도 잔고가 높은 소형주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온라인 궁금증 하나만으로도 극단적 가격 변동을 겪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기간 급등 이후 되돌림 조정이 잦은 만큼, 손절·분할매수·리스크 한도 같은 자신의 규칙을 사전에 명확히 세워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