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발 리포트—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닷컴(JD.com)이 허베이성 줘저우시와 장쑤성 쑤첸시에 할인형 대형마트 5곳을 순차적으로 열기로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핵심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경쟁이 한층 격화되는 가운데 새로운 오프라인 채널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2025년 8월 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로이터통신은 베이징 비즈니스 투데이(베이징시 정부가 후원하는 경제 일간지)의 기사를 인용해 징둥닷컴이 두 도시에 할인점 체인을 확장한다고 확인 보도했다.
회사 측은 “소비자에게 시장 평균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생필품부터 간식류까지 전방위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 매장은 허베이성 줘저우시에 5,000㎡ 규모로 들어선다. 세제·기저귀·초콜릿 등 생활필수품과 가공식품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모든 품목의 가격을 시장가 이하로 책정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1소매 업태의 변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구매력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내수 시장을 자극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징둥닷컴은 2024년 베이징에 2개의 소형 할인점을 처음 선보이며 오프라인 시장에 진입했다. 당시 중국의 소비 회복세가 꺾이자 가성비를 앞세워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층을 공략하려 한 것이다.
“즉시배송(Instant Delivery)은 주문 1시간 이내에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로, 온라인 결제 후 주변 창고·거점에서 물류 라이더가 직접 배송한다.”
징둥닷컴은 2025년 초 이 즉시배송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알리바바, 메이투안과 치열한 가격 보조금 전쟁을 벌였다. 플랫폼 간 경쟁이 격화되자 각 사는 쿠폰·적립금 등 마케팅 비용을 공격적으로 집행했다는 평가다.
글로벌 공략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징둥닷컴은 작년 하반기 소비자 전용 국제특급(Express) 배송 서비스를 개시한 데 이어, 2025년 7월에는 독일 소비자 가전 유통 1위인 세코노미(Ceconomy)를 22억 유로(약 2조 9,0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유럽 리테일 거점을 확보하며 해외 매출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경쟁사의 행보도 변화가 뚜렷하다. 같은 날 현지 경제지 이코노믹 옵저버는 알리바바 그룹 산하 신선식품 체인 후셰푸(盒马·Freshippo)의 회원제 점포인 X 클럽이 8월 31일을 끝으로 폐점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미국 코스트코와 월마트 계열 샘스클럽의 회원제 모델과 정면 승부하기 위한 실험이었으나, 수익성 난항으로 3년 만에 사업을 종료하게 된 셈이다.
용어 해설 및 추가 관전 포인트
할인형 슈퍼스토어란 대량 매입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진열·포장·서비스 요소를 최소화해 판매가를 낮춘 오프라인 매장을 의미한다. 해외의 코스트코, 이케아와 비슷한 구조지만, 중국 로컬 특성에 맞게 모바일 결제·라이브커머스 등 디지털 요소를 결합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즉시배송은 재고를 가까운 도심 창고에 배치해 주문 후 30분~1시간 이내에 배송하는 모델로, 도심 인프라가 밀집한 중국에서 급성장 중이다. 알리바바의 “얼쓰(饿了么)”나 메이투안의 배달 네트워크가 대표적이다.
전문가 시각에서 보면, 징둥닷컴은 온라인·오프라인·해외를 모두 아우르는 옴니채널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독일 세코노미 인수를 통해 유럽 전역의 유통망과 물류 거점을 확보해 글로벌 전동전자(Consumer Electronics) 카테고리에서 협상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알리바바는 오프라인 실험을 축소하며 클라우드·AI와 같은 고부가가치 영역에 집중하는 전략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독일 뮌헨 소재 LMU 경영대학의 마르틴 호프만 교수는 “*2중국 대형 플랫폼의 글로벌 M&A는 유럽 내 공급망 다변화와 가격 경쟁 심화를 동시에 촉발할 것”이라며 “현지 전통 리테일 업체들도 재고관리 효율화와 옴니채널 전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1 = 0.8665 유로)
*1: 징둥닷컴 내부 설명
*2: 로이터 인터뷰 중 발언
이번 징둥닷컴의 5개 할인형 슈퍼스토어 신설은 중국 내수 소비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가성비 전략의 연장선이자, 오프라인 접점 확대를 통해 알리바바·메이투안과 차별화를 꾀하려는 포석으로 받아들여진다. 향후 각 거점의 고객 데이터가 즉시배송, 멤버십, 해외직구 플랫폼 등의 서비스 고도화로 이어질 경우, 중국 리테일 생태계의 지각변동이 이어질 가능성도 적잖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