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ARE—짐바브웨 재무장관 마툴리 은쿠베(Mthuli Ncube)가 국회에 제출한 중간예산 검토 보고서에서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6% 목표가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가뭄과 통화 혼란으로 흔들렸던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궤도에 올라섰다고 선언했다.
2025년 7월 3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은쿠베 장관은 농업 생산 증가와 국제 원자재 가격 강세를 핵심 동력으로 지목하며, “올해 상반기 긍정적인 경제 흐름이 이어진다면 연간 6% 성장 전망은 현실적인 수치”라고 강조했다.
“1월부터 6월까지 관찰된 긍정적 경제 흐름을 고려할 때, 2025년 국가예산에서 제시된 6% 성장률은 달성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고 은쿠베 장관은 국회의 중간예산 검토 자리에서 말했다.
그는 이어 “우호적인 농업 철, 전력 생산 증가, 환율 및 물가 안정을 바탕으로 모든 산업 부문이 2025년에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재정적자 현황에 대한 구체적인 업데이트는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예산 전망 당시 정부는 2025년 재정적자를 GDP 대비 0.4%로 제시한 바 있다.
짐바브웨는 곡물 수입, 가뭄 구호 지출, 공공부문 임금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재정 여건이 빠듯하다. 정부 세수는 전년 동기 대비 늘었지만, 새로운 재정 조치가 없다면 적자 억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시장 분석가들의 중론이다.
또한 올해 4월 기존 짐바브웨 달러를 대체하며 도입된 ZiG(Zimbabwe Gold) 통화는 미 달러화 대비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상 거래에서는 여전히 달러화 사용 비중이 압도적이다.
은쿠베 장관은 정부가 금(金)으로 가치를 담보하는 ZiG 체제를 계속 고수하겠다고 재확인했다. 그는 “긴축적인 통화·재정 정책이 ZiG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용어 설명※전문가 해설
• GDP(국내총생산)는 한 나라 안에서 일정 기간 창출된 재화·서비스의 총가치를 뜻한다. 경제 성장률은 GDP 증감률로 산출된다.
• 금본위 또는 금 연동 통화는 통화의 가치를 금 보유고로 담보하는 체계다. 짐바브웨의 ZiG는 명목 가치 일부가 금에 의해 보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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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으로 2% 성장에 그쳤던 2024년과 달리, 2025년 전망치 6%는 지역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사실 짐바브웨는 2000년대 초반 초인플레이션 이후 구조적 불안이 지속돼 왔다. 이번 성장세가 지속 가능하려면 단기적으로는 관개 시설 확충과 전력 인프라 개선이, 중·장기적으로는 통화 신뢰 회복과 재정 규율 강화가 필수적이다.
특히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현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면 새로운 가뭄이 곧바로 국가 재정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짐바브웨의 곡물 수입액은 지난해 농업 GDP의 18%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스마트 농업 기술 도입”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통화 측면에서는 미 달러화에 대한 시장 선호가 여전한 만큼, ZiG 국제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한 추가 금 보유 확대나, 환율 투명성 제고 조치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달러화화(dollarisation)가 재확대돼 통화 정책이 무력화될 위험이 있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성장 모멘텀은 농업 호황과 원자재 가격 강세라는 외부 변수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정부가 재정·통화 양대 부문의 구조 개혁을 병행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 경로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