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원유 가격 상승 마감

원유 가격이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공급 지표 변화로 상승 마감했다. 1월물 WTI(웨스트 텍사스산 원유) 선물은 종가 기준 +0.51달러(+0.91%) 상승 마감했고, 1월물 RBOB 가솔린 선물은 +0.0069달러(+0.41%) 상승 마감했다. 금요일 장에서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2025년 12월 20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원유 가격은 베네수엘라와 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가운데 지지받았고, 주식시장 상승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가 에너지 수요에 대한 낙관을 강화해 가격 상승을 도왔다. 금요일 오후에는 Baker Hughes(베이커 휴즈)의 주간 리그 카운트 보고서에서 미국의 가동 중인 유정(오일 리그) 수가 4.25년 만의 저점으로 떨어졌다는 결과가 나오자 원유가가 급등해 고점을 형성했다.

금리·달러·공급 전망이 상승 폭을 제한. 달러지수(DXY)는 1주일 만의 고점으로 상승해 상품가격(달러표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했고, 전 세계적 공급 전망이 여전히 약세로 평가되는 가운데 원유의 추가 상승폭은 제한됐다. 또한 정유마진을 뜻하는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가 6개월 저점으로 하락한 점은 정유사들의 원유 구매 및 정제 의욕을 떨어뜨려 원유 수요를 단기적으로 압박했다.

주목

정치적·군사적 요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화요일 늦은 시각에

“베네수엘라로 들어가거나 나가는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완전하고 총체적인 봉쇄(total and complete blockade)”

를 명령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또한 미국은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 대한 제재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특히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안 제안을 거부할 경우 러시아의 그림자(섀도우) 유조선과 수출을 중개하는 트레이더들을 표적으로 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군사공격과 제재로 인한 공급 제약. 우크라이나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은 지난 3개월간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했고, 이는 러시아 내부의 연료 부족을 악화시키며 원유 수출 능력을 제한해 전세계 공급에 영향을 미쳤다. 11월 말 이후로 우크라이나는 발트해에서 최소 여섯 척의 유조선이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받도록 공격을 확대했다. 여기에 추가된 미국·EU의 러시아 석유기업과 인프라, 유조선에 대한 제재는 러시아의 수출을 더욱 축소시켰다.

시장 데이터와 재고 지표. Vortexa는 12월 12일로 끝난 주간에 최소 7일 이상 정체된 선박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5.1% 증가한 1억 202만 3천 배럴(120.23 million bbl)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12월 12일 기준 주간 보고서는 (1)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 계절성 대비 -4.0%였고, (2) 휘발유 재고는 -0.4%, (3) 증류유(디스틸레이트) 재고는 -5.7%로 집계되어 연료 재고가 계절적 평균을 하회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0.1% 감소한 13.843백만 배럴/일로 집계되어 11월 7일 주의 최고치인 13.862백만 배럴/일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목

베이커 휴즈 리그 카운트. 베이커 휴즈는 12월 19일로 끝난 주간에 미국의 가동 오일 리그 수가 -8개 감소하여 406개로 집계되며 4.25년 만의 저점을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2022년 12월 보고된 627개의 5.5년 최고치에서 지난 2.5년 동안 급격히 감소한 수치다.

OPEC+와 공급정책. OPEC+는 11월 30일 계획대로 2026년 1분기 중 생산 증가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11월 2일 회의에서는 12월에 일일 +137,000배럴 증산을 발표했으나 이어서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보류하겠다고 공표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0월 중순에 2026년 전세계 원유 공급 과잉을 일일 4.0백만 배럴의 기록적 수준으로 전망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일일 220만 배럴 규모의 감산을 전부 복원하려 하고 있으나 아직 120만 배럴/일의 복원이 남아 있다. OPEC의 11월 원유 생산은 일일 -10,000배럴 감소한 29.09백만 배럴로 집계됐다.

수급 전망 변화. OPEC은 지난달 분기 전망에서 3분기 글로벌 원유 시장을 적자에서 흑자로 수정했다. 구체적으로 3분기 시장을 일일 50만 배럴의 공급 과잉으로 전망해 이전 달의 일일 -40만 배럴 적자 추정에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미국 EIA도 2025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치를 전월의 13.53백만 배럴/일에서 13.59백만 배럴/일로 상향 조정했다.

거래 심리와 단기 변동성. 이번 주 초(화요일)에는 글로벌 에너지 수요에 대한 우려와 전세계적 공급 과잉 기대가 겹치며 근월물 선물 기준으로 원유·휘발유 가격이 4.75년 내 최저치로 급락한 바 있다.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 재부각, 베이커 휴즈의 리그 수 감소, 투자시장 전반의 위험선호 확대가 겹치며 반등한 양상이다.

용어 설명
크랙 스프레드(crack spread):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디젤 등으로 전환했을 때 발생하는 정유마진을 의미한다. 수치가 낮아지면 정유사들의 원유 구매 및 정제 유인이 약화돼 원유 수요의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 베이커 휴즈 리그 카운트(Baker Hughes rig count): 유분 탐사·생산 장비의 가동 수를 집계한 지표로, 향후 원유 생산 능력의 변화를 예고하는 선행 지표로 활용된다. RBOB: 주요 정유사들이 거래하는 가솔린 선물의 한 형태로, 휘발유 가격을 가늠하는 벤치마크다.

미래 전망 및 영향 분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긴장이 추가로 고조될 경우 원유 가격에 추가 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베네수엘라 봉쇄 조치, 러시아의 섀도우 선박 및 트레이더 차단 등 제재 확대로 실제 수출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전세계 시장의 물리적 공급이 더 위축될 수 있다. 반대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OPEC+의 증산 기조, IEA의 공급 과잉 전망은 하방 리스크로 남아 있어 가격의 방향성은 지정학 리스크와 수요지표(예: 중국과 유럽의 경기 모멘텀), 달러 움직임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중기적으로는 미국 리그 수의 지속적 감소가 실제 유가(생산량) 하향으로 이어질 경우 공급 측 압박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어 가격의 상방을 지지할 여지가 있다. 다만 OPEC+가 추가 증산을 통해 공급을 회복하거나 전세계 재고가 회복될 경우에는 가격이 다시 조정받을 수 있다. 시장 참여자들은 재고·생산·정치 리스크와 함께 정제 마진(크랙 스프레드), 달러지수의 방향성, 주요 소비국의 수요 지표를 종합적으로 관찰해 위험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기자 메모
본 보도는 2025년 12월 중순에서 말까지 공개된 시장 지표와 지정학적 사건을 종합해 작성했으며, 데이터 출처로는 Baker Hughes, EIA, Vortexa, OPEC 및 IEA 예측치가 포함되어 있다. 또한 베네수엘라·러시아·우크라이나 관련 군사·정치적 사건이 향후 원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지속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공시
기사 원문 작성자 리치 애스플런드(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했다. 본 문서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