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로 국제 원유 가격 상승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2월물)은 1월 14일(현지시간) 장 마감 기준으로 +0.87달러(+1.42%) 상승 마감했으며, 2월물 RBOB 휘발유+0.0039달러(+0.21%) 상승 마감했다. 이번 주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급등세를 이어가 원유는 약 2.5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휘발유는 약 5주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26년 1월 15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가격 상승은 이란 내 불안정 심화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와 러시아 흑해 연안의 터미널 가동 차질, 중국의 원유 수요 강세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촉발됐다. 다만, 장중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재고 보고서가 예상 외로 원유 및 휘발유 재고 증가를 나타내자 최고 수준에서 일부 후퇴했다.

“help is on the way,”

라고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것이 전해지면서 미국의 군사적 옵션 가능성이 시장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욱 부각시켰다. 로이터 통신은 일부 미군 인원이 카타르의 알우데이드(Al Udeid) 공군기지에서 대피 권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 기지는 지난해 이란의 보복 공습 표적이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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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하루 3백만 배럴(bpd)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는 국가로, 정부 반대 시위가 격화되고 미국이 정부 표적을 타격할 경우 원유 생산·수출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가격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위 진압과정에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졌다.

또한 러시아 흑해 연안의 Caspian Pipeline Consortium 터미널 인근에서의 드론 공격으로 유조선 적재량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해당 터미널의 원유 적취가 약 90만 bpd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점도 공급 우려를 자극했다. 이 외에도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으로 지난 4개월간 최소 28곳의 러시아 정유시설이 표적이 되면서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이 제한됐고, 발틱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피해를 입는 등 해상 운송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물동량·재고 관련 지표도 혼재된 신호를 보였다. 선박에 적재된 채로 7일 이상 정체된 원유(일명 floating storage)는 Vortexa 집계 기준으로 1월 9일 마감 주에 -0.3% 주간 감소1억209만 배럴을 기록했다. 한편 Kpler 데이터는 중국의 12월 원유 수입이 전월 대비 10% 증가한 일평균 1,220만 bpd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집계돼 수요 측면의 강세 요인이 확인됐다.

공급정책 측면에서는 OPEC+의 결정이 주목됐다. OPEC+는 2026년 1분기 중 증산 중단 방침을 재확인했으며(1월 3일 결정),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는 +137,000 bpd의 증산을 단행했으나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세계 원유 공급 과잉을 일평균 400만 bpd로 전망한 바 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2.2백만 bpd의 감산 복구 과정을 진행 중이며 아직 1.2백만 bpd의 복구 여지가 남아 있다. OPEC의 12월 원유 생산량은 +40,000 bpd 증가한 2,903만 bpd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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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지표의 또 다른 축인 미국 상황을 보면, EIA의 주간 재고 보고서가 이번 주에는 베어리시(약세) 신호를 보였다. 1월 9일 기준 미국 원유 재고는 예상된 -168만 배럴 감소가 아니라 +339만 배럴 증가로 집계됐고, 휘발유 재고는 +998만 배럴로 거의 1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예상 +200만 배럴). 디스틸레이트(경유 등)는 -29,000 배럴 감소해 예상(-662,000 배럴 감소)보다 미미한 감소를 보였다. WTI 선물 인도지점인 Cushing의 원유 재고는 +745,000 배럴 증가했다.

EIA 보고서는 또한 1월 9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보다 -3.4% 낮고, (2) 휘발유 재고는 +3.4% 높으며, (3) 디스틸레이트 재고는 -4.1% 낮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0.4% 감소한 1,375.3만 bpd로 집계돼 11월 7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1,386.2만 bpd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활동적 시추대 수를 집계하는 Baker Hughes의 보고서에 따르면 1월 9일로 끝난 주 기준 미국 가동 중인 유정 수는 -3대 감소한 409대로 4.25년 저점인 406대(12월 19일 마감 주) 바로 위에 있다. 이는 2022년 12월의 627대 고점과 비교해 지난 2년 반 동안 유정 수가 크게 줄어든 추세를 보여준다.


용어 설명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미국을 기준으로 거래되는 원유의 표준 등급 중 하나이며, RBOB는 휘발유 선물(연료 혼합 전 원유 기반 휘발유)의 가격 지표다. bpd는 ‘barrels per day(하루 배럴)’의 약자로 일평균 원유 생산·수송량을 나타낸다. OPEC+는 OPEC 회원국과 비회원 협력 산유국들의 연합을 의미하며, IEA는 국제에너지기구, EIA는 미국 에너지정보청을 뜻한다. Cushing은 WTI 선물의 공식 인도지점으로 시장에서 중요한 재고 지표다.


시장 영향 및 향후 전망(분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불안정(이란 내 소요, 중동 지역 군사 긴장, 흑해 및 발틱해상의 해상 공격 등)이 공급 리스크를 부각해 가격 상승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란의 생산 차질 가능성은 글로벌 공급 물량(일평균 수백만 bpd 수준)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한 가격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IEA와 일부 시장 기관들이 예측하는 대규모 공급 과잉(2026년 기준 수백만 bpd 수준의 잉여)과 OPEC+의 점진적 증산 복귀 가능성이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최근 EIA의 주간 재고 증가와 중국의 재고 축적이 일시적 수요-공급 조정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시장은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구조적 공급 여력 사이의 긴장 상태에서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 및 소비자 측면에서 볼 때, 원유·정유 가격 상승은 정제마진과 휘발유 가격을 통해 단기 소비자 물가에 상방 압력을 줄 수 있다. 기업 부문에서는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제조업체의 원가 부담이 가중될 수 있으며, 국가별로는 수입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경제에 성장률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산유국·에너지 기업들은 단기 매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책 대응 가능성으로는 주요 국가의 전략비축유(SPR) 방출, 추가 제재·군사적 개입에 대한 신중한 조율, 그리고 OPEC+의 향후 회의에서의 조치가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발표되는 각국의 재고 통계·OPEC+ 회의 성명·중동 현지 상황 전개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결론

요약하면, 2026년 1월 중순 현재 원유 가격은 지정학적 리스크수급 지표의 혼재 속에서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 이란의 내부 혼란, 흑해 연안의 공격, 우크라이나 관련 물류 리스크 등은 단기적 공급 차질 우려로 작용하며, 한편 IEA의 잉여 전망과 미국 내 생산·재고 동향은 중장기적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자와 정책당국은 단기 지정학 리스크의 전개와 중장기적 공급 회복 시나리오를 동시에 고려해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다.

참고: Barchart 기고자 Rich Asplund은 이 기사에 언급된 증권에 대해 직접 또는 간접적인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본 문서는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