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에 국제유가 상승…WTI 2.5개월 최고·휘발유 5주 최고

국제 원유 가격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수요 강세에 따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월 인도분 WTI 원유 선물(심볼 CLG26)은 전일 대비 +0.87달러(+1.42%) 상승 마감했고, 2월 인도분 RBOB 휘발유 선물(RBG26)은 +0.0039달러(+0.21%) 상승 마감했다. 원유는 이번 주 급등세를 이어가며 2.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휘발유는 5주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2026년 1월 15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상승은 이란 내 반정부 시위와 관련한 긴장 고조가 OPEC의 4번째 산유국인 이란의 원유 공급을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다만 장중에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의 재고 보고서가 원유와 휘발유 재고의 증가를 보여주자 고점 대비 일부 되돌림이 나타났다.

지정학적 요인이 가격을 상승 압력으로 만들고 있다. 이란의 여러 도시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정부 정책에 항의하며 거리로 나섰고, 보안 당국의 진압으로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도움이 오고 있다(Help is on the way)“고 발언했으며, 군은 만약 이란이 계속해서 시위대를 진압할 경우를 대비한 군사적 옵션을 브리핑했다고 전해진다. 로이터 통신은 일부 미군 요원이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Al Udeid) 공군기지에서 철수 권고를 받은 정황을 보도했다. 해당 기지는 지난해 미-이란 군사 충돌 과정에서 표적이 된 바 있다. 이란은 일일 생산량이 3백만 배럴(bpd) 이상으로 알려져 있어, 시위가 악화되고 미군의 군사적 타격이 현실화되면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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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흑해 연안의 카스피안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 터미널 인근 유조선 공격도 원유 공급에 부담을 주고 있다. 드론 공격으로 인해 해당 터미널의 원유 선적 물량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 약 90만 bpd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데이터 제공업체인 Vortexa는 1월 9일로 끝난 주간 기준, 7일 이상 정박 중인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주간 기준 -0.3% 감소한 1억209만 배럴(120.9 million bbl)이라고 보고했다. 또한 중국의 원유 수요 강세가 가격을 뒷받침하고 있다. 데이터 제공업체 Kpler에 따르면 중국의 12월 원유 수입은 전월 대비 10% 증가해 재고 비축 재개로 기록적 수준인 1,220만 bpd에 이를 것으로 집계되었다.

정책·공급 측 요인도 주목된다. OPEC+는 2026년 1월 3일에 2026년 1분기(Q1) 생산 증대 계획을 일시 중단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OPEC+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12월에 +137,000 bpd를 증산하기로 결정했으나,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공급 과잉 징후로 인해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보류하기로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해 10월 중순에 2026년 세계 원유 공급과잉이 일일 400만 배럴(4.0 million bpd)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OPEC는 2024년 초 단행한 감산(총 220만 bpd)을 원상복구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아직 120만 bpd가량의 생산 복구 여지가 남아 있다. OPEC의 12월 원유 생산은 +40,000 bpd 증가해 2,903만 bpd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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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군사적 충돌도 글로벌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최근 4개월 동안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목표로 삼아 러시아의 원유 수출 능력을 제약했고, 11월 말 이후 러시아 유조선에 대한 공격도 증대되어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공격을 받았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러시아 석유 관련 기업·인프라·유조선에 대한 신규 제재가 더해지며 러시아의 수출 축소 압력이 커지고 있다.

수급 지표와 시장 반응도 혼재되어 있다. IEA는 지난달 세계 원유 공급 과잉 규모가 2026년에 3.815 million bpd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지난달의 13.53 million bpd에서 13.59 million bpd로 상향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치는 95.37 쿼드릴리언 Btu로 지난달의 95.68에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주간 EIA 재고보고서(1월 9일 기준)는 시장에 대해 다소 베어리시(약세)한 신호를 보였다. 보고서는 미국 원유재고가 예상된 -168만 배럴 감소가 아니라 +339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고, 휘발유 재고는 예상치 +200만 배럴 대비 대규모 증가인 +998만 배럴로 거의 1년 만의 최고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디스틸레이트(중유·등유류) 재고는 -29,000 배럴로 예상 -662,000 배럴의 감소보다 작았다. WTI 선물의 인도지점인 커싱(Cushing) 지역 재고도 +745,000 배럴 증가했다.

같은 보고서에서 EIA는 (1) 미국 원유재고가 5년 평균 계절치 대비 -3.4% 낮고, (2) 휘발유 재고는 +3.4% 높으며, (3) 디스틸레이트 재고는 -4.1% 낮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간 원유 생산은 1월 9일 마감 주간에 전주 대비 -0.4% 감소한 13.753 million bpd로 집계돼 11월 7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13.862 million bpd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또한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의 주간 집계에서는 1월 9일 마감 주간 미국에서 활동 중인 원유 시추 장비(리그) 수가 -3개 감소해 409개가 됐고, 이는 12월 19일에 기록한 4.25년 최저치 406개에 근접한 수치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 내 리그 수는 2022년 12월의 627개에서 크게 감소했다.


용어 설명

RBOB(휘발유 선물): 휘발유 혼합물의 거래 단위로, 정유제품의 국제거래에서 사용되는 대표적 선물 상품이다.
EIA(미국 에너지정보청): 미국 에너지부 산하 기관으로 재고·생산·수요 등 에너지 통계를 발표한다.
OPEC+: 전통적 OPEC 회원국과 비회원 산유국(주로 러시아 등)을 포함한 협의체로 산유량 정책을 공동 조정한다.
bpd: 하루당 배럴(barrels per day)을 의미한다.
CPC(카스피안 파이프라인 컨소시엄): 러시아 흑해 연안의 원유 수출 터미널 운영을 담당하는 컨소시엄이다.
커싱(Cushing):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위치한 WTI 원유 선물의 공식 인도지점으로, 재고 변화가 국제유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향후 전망과 시장 영향 분석

전문가 관점에서 향후 유가 방향성은 지정학적 리스크의 심화 여부글로벌 수급(특히 OPEC+의 정책·러시아의 수출 능력·중국의 수요 회복) 간의 상호작용에 달려 있다. 시나리오별 영향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이란 내 혼란이 장기화되거나 미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이란의 3백만 bpd 전후의 생산 차질 우려가 즉각적으로 가격을 상방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IEA와 일부 기관이 제시한 2026년 글로벌 공급 과잉 전망과 EIA의 재고 증가 같은 지표는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가격 상승폭을 제한할 수 있다.

실물 시장과 금융시장 영향도 주시해야 한다.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면 정유마진 상승, 수입국의 에너지 인플레이션 압박, 물류비 상승으로 이어져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와 제조업 비용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공급 과잉이 현실화될 경우 에너지 섹터의 투자·시추 활동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축소 압력이 재차 가격을 끌어올릴 여지가 존재한다. 금융시장에서는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 원자재 기반 헤지 수요가 증가하면서 석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와 석유주 주가가 동반 변동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요인이 유가의 주요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OPEC+ 정책, 러시아의 수출 능력 회복, 중국의 재고 축적 속도 및 글로벌 경제 성장률 변화가 가격 방향을 좌우할 전망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고빈도 재고 데이터와 지정학적 사건 전개 상황, OPEC+ 회의 결과를 주의 깊게 관측해야 한다.


이 기사는 2026년 1월 15일 Barchart 보도를 기초로 작성되었으며,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사실은 원보도의 내용에 근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