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리스크가 원유 가격을 지지하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RBOB 가솔린 선물 가격이 급등했다. 2026년 2월 인도분 WTI 원유(심볼: CLG26)는 화요일 장 마감 시점에 +1.65달러(+2.77%) 상승했고, 2월 인도분 RBOB 가솔린(RBG26)은 +0.0327달러(+1.82%) 상승하며 거래를 마감했다. 원유는 약 2.25개월(약 두 달 반)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가솔린은 약 5주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년 1월 14일, 바차트(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원유 가격 상승 배경에는 중동의 정치적 불안과 해상·송유 인프라에 대한 공격 등 여러 지정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강경 발언이 나오면서 이란의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높아졌고, 카스피해 연안의 카스피안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 터미널 인근에서의 드론 공격이 발생해 해당 터미널을 통한 카자흐스탄 원유 선적이 크게 줄어들었다.

현지 사태와 공급 차질 우려는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란에서는 여러 도시에서 수천 명의 시위대가 정부의 정책과 통화·경제 위기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고, 보안 당국의 진압으로 수백 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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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발언했으며, 미군은 이란이 시위대를 계속 진압할 경우를 대비한 군사적 옵션을 브리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하루 300만 배럴(bpd) 이상을 생산하고 있어 정치적 혼란이나 미국의 군사행동이 발생하면 글로벌 원유 공급에 즉각적인 영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카스피안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PC) 터미널의 피해도 원유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드론 공격으로 인해 러시아 발트해 연안의 CPC 터미널에서의 원유 선적이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어 약 90만 배럴/일(bpd) 수준으로 감소했다는 보도가 있다. 이로 인해 카자흐스탄에서 유럽 등지로 향하는 원유 공급이 단기적으로 위축됐다.

지수 리밸런싱과 자금 유입도 원유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연례 상품지수의 리밸런싱으로 인해 원유 선물 매수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시티그룹은 대표적인 상품지수인 BCOM(블룸버그 상품지수)S&P GSCI(스탠더드앤드푸어스 상품지수)가 이번 주 리밸런싱을 위해 합계 약 22억 달러 규모의 선물 계약을 유입할 것으로 추정했다.

탱커 저장량과 중국 수요에 대한 정보도 함께 발표됐다. 에너지 데이터 업체 Vortexa는 1월 9일로 끝난 주간 기준, 선박에 7일 이상 정박 중인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0.3% 감소한 1억209만 배럴(120.9 million bbl)이라고 보고했다. 한편 중국의 원유 수요 강세도 가격을 지지하고 있다. 분석업체 Kpler에 따르면 중국의 12월 원유 수입은 월간으로 약 10% 증가해 일평균 1,220만 배럴(bpd)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비축용 원유 재고를 재축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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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의 생산 전략과 세계 공급 예측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OPEC+는 2026년 1분기(1Q-2026)에 생산 증가를 일시 중단하는 방침을 1월 3일 재확인했다. OPEC+는 2025년 11월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12월에 +137,000 bpd를 증산하되 2026년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전 세계적인 원유 공급 과잉의 조짐을 고려한 조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 세계 원유 공급과잉을 일평균 약 400만 배럴로 전망한 바 있으며, 별도로 IEA는 최근 세계 원유 잉여가 2026년 약 381.5만 배럴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러시아 공급 차질 요인도 글로벌 공급을 압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4개월 동안 최소 28개 러시아 정유시설을 표적화해 러시아의 원유 정제·수출 능력을 저하했고, 11월 말 이후 우크라이나는 발트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미국과 EU의 대러시아 석유 관련 제재(기업·인프라·유조선 대상)가 겹치며 러시아산 원유의 수출 경로와 물량도 제한되고 있다.

미국 공급·재고 지표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더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예상치를 전월의 13.53백만 bpd에서 13.59백만 bpd로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치는 95.68(쿼드릴리언 Btu)에서 95.37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 컨센서스는 수요일 발표될 주간 EIA 원유 재고가 -168만 배럴 감소하고 가솔린 재고는 +200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직전 주(1월 2일 기준) EIA 보고에서는 (1) 미국 원유재고가 계절적 5년 평균 대비 -4.1% 낮았고, (2) 가솔린 재고는 평균 대비 +1.6% 높았으며, (3) 중간유류(디스틸레이트) 재고는 평균 대비 -3.1% 낮았다. 같은 기간 미국 주간 원유생산은 전주 대비 -0.1% 감소한 13.811백만 bpd로, 11월 7일 기록한 최고치 13.862백만 bpd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시추 활동(리그 수) 동향도 주목된다. 베이커 휴즈(Baker Hughes)에 따르면 1월 9일로 끝난 주간 미국 시추 리그 수는 -3대 감소한 409대로 집계됐으며, 이는 4.25년(약 4년 3개월) 내 최저치였던 12월 19일의 406대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의 시추 리그 수는 2022년 12월의 최고치 627대에서 급감했다.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전망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이란 내정 불안, 대통령의 군사적 발언, 카스피안·발트해에서의 해상 공격)와 인프라 피해로 인한 공급 차질 우려가 가격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상품지수의 리밸런싱으로 인한 펀더멘털 외 수요(선물 매수)가 추가적인 가격 지지 요인이 된다. 반면 중기적·장기적으로는 IEA와 기타 기관들이 지적한 전 세계적 공급 과잉 전망(2026년 약 381.5~400만 bpd 수준의 잉여)과 중국의 재고 축적 완료 여부, 미국의 생산 상향 조정 전망(2026년 미국 생산 전망치 상향) 등이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가격 경로는 단기적 지정학적 충격 빈도와 강도, OPEC+의 정책 유지 여부, 러·우 전쟁으로 인한 인프라 피해 확대 여부, 그리고 중국의 수요 지속성 사이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실무적 투자자와 정책 담당자 관점에서는 재고 지표와 선적·정유 시설의 가동률, 주요 산유국의 정치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본 기사에 인용된 수치와 정보는 바차트(Barchart) 및 관련 기관의 보고서를 기반으로 요약·정리한 것이다. 원유 시장은 지정학적 사건과 단기 수급 요인에 매우 민감하므로, 투자·정책 결정 시에는 최신 재고·생산·수입 데이터와 함께 지정학적 리스크 지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용어 설명
RBOB은 자동차용 가솔린 정제 후 선물의 대표적 지표이고, BCOMS&P GSCI는 대표적인 상품 선물 지수이다. 단위인 bpd는 배럴당 일간 생산량을 뜻하며(barrels per day), bbl은 배럴 단위(원유량)를 의미한다. 리밸런싱은 지수 구성을 정기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으로, 대상 자산의 선물 계약 매수·매도 수요를 유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