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물은 목요일 종가에서 -1.26달러(-2.08%) 하락했으며, 3월 RBOB 가솔린은 -0.0408달러(-2.17%) 하락 마감했다. 이 같은 급락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일부 완화된 정황과 함께 미국 내 원유·제품 공급이 예상과 달리 증가한 데 따른 시장 반응이다.
2026년 1월 22일,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가 러시아와의 평화협상에서 진전이 있음을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이 전쟁 종식 가능성에 주목,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 완화 가능성으로 인한 공급 확대 기대가 부각되어 유가가 하락했다. 젤렌스키의 발언은 향후 미·러·우 3자 회동이 열릴 것이라는 언급과 연결되었으며, 시장은 만약 분쟁이 종결될 경우 러시아산 원유가 재차 시장에 유입돼 국제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주간 재고 보고서는 시장에 추가적인 하방압력을 가했다. EIA는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360만 배럴(+3.6백만 bbl) 증가했고, 휘발유 재고는 598만 배럴(+5.98백만 bbl) 급증해 거의 5년 만의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증류유 재고도 330만 배럴(+3.3백만 bbl) 늘었으며, WTI 선물의 인도지점인 커싱(Cushing) 재고는 142.8만 배럴(+1.428백만 bbl)로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EIA 보고서는 또한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주간 기준 -5.7% 하락하여 2년 만의 최저치인 783.4만 배럴/일(7.834 million bpd)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목요일의 달러 약세는 에너지 가격에는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재고 증가 뉴스가 더 크게 작용하며 전체적으로 유가를 끌어내렸다. 한편, 동일 기간에 발표된 지표들을 종합하면 EIA는 2026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을 지난달 13.53백만 bpd에서 13.59백만 bpd로 상향 조정했고, 2026년 미국 에너지 소비 전망은 95.68 쿼드릴리언 BTU에서 95.37 쿼드릴리언 BTU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국제 지정학적 요인도 여전히 유가의 중요한 배경이다. 목요일 전까지의 소식으로는 이란 내 불안과 관련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시위진압에 대해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며 중동으로 항공 타격 집단을 파견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미군 인력이 카타르의 알 우데이드(Al Udeid) 공군기지에서 철수 권고를 받은 바 있다. 이란은 OPEC 내에서 네 번째 규모의 산유국으로 일평균 300만 배럴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내전이나 대규모 교전이 이어질 경우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또 다른 공급 차질 요인으로는 카자흐스탄의 텐기즈(Tengiz)와 코롤렙(Korolev) 유전의 발전기 화재 영향으로 이들 유전이 다음 주까지 가동 중단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해당 유전 가동 중단은 러시아 흑해 연안의 카스피안 파이프라인 컨소시엄(Caspian Pipeline Consortium) 터미널로 유입되는 원유 약 900,000 bpd의 차단으로 이어졌다. 더불어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5개월간 최소 28개의 러시아 정유시설을 겨냥해 러시아의 정제·수출 역량을 제한해왔다. 11월 말 이후에는 발틱해에서 최소 6척의 유조선이 공격을 받는 등 해상 물류 차질도 지속되고 있다.
수급 전망과 주요 기관의 전망 변화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전세계 원유 잉여 물량 추정치를 지난달의 3.815백만 bpd에서 3.7백만 bpd로 하향 조정했다. 반면 OPEC+는 2026년 1분기 생산 증대 계획을 중단하기로 1월 3일 결정해 단기 공급 증가를 억제하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bpd의 감산 회복 중 일부를 재조정 중이며, 아직 120만 bpd의 생산 복원이 남아 있다. OPEC의 2025년 12월 원유 생산량은 +40,000 bpd 증가한 29.03백만 bpd로 집계됐다.
수입·재고·해상 저장 동향도 유가 형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 Vortexa의 자료에 따르면, 최소 7일 이상 정박해 있던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량은 1월 16일로 끝나는 주에 전주 대비 -8.6% 감소한 1억1518만 배럴(115.18 million bbl)로 집계됐다. 중국의 원유 수요 회복도 유가에 우호적이다. Kpler 데이터 기준으로 중국의 12월 원유 수입은 전월 대비 10% 증가한 사상 최대치인 1,220만 bpd를 기록해 비축 유가 재축적 수요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 기술적·펀더멘털 지표로는 미국의 생산·시추 동향이 있다. EIA의 주간 집계에서 1월 16일 기준 미국 원유 생산은 주간 기준 -0.2% 하락한 13.732백만 bpd로 집계되어 11월 7일 기록한 13.862백만 bpd의 사상 최고치보다 다소 낮았다. 베이커휴즈는 1월 16일 종료 주간 미국 가동 중인 유정 시추대 수가 +1대 증가한 410대로 보고했으며, 이는 12월 19일 기록된 406대의 4.25년 저점대 근처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2022년 12월에는 627대로 5.5년 최고치를 찍은 바 있다.
전문가적 분석(정책·시장 영향 전망)
분석 요약 : 공급 측면에서는 러시아 제재 완화 가능성, OPEC+의 증산 일시 중단, 카자흐스탄·이란·우크라이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혼재한다.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의 수입 증가가 단기적 우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미국 내 휘발유 수요의 급감과 EIA 재고의 대규모 증가가 즉각적인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단기적으로는 재고 증가와 수요 약화가 유가를 누를 가능성이 크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점화될 경우 급등 리스크가 동시에 존재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향후 가격 영향은 다음과 같이 전망된다. 우선 EIA 재고 증가와 미국 수요 약화로 인해 단기적 가격은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중기적으론 OPEC+의 생산 동결 정책이 공급 과잉을 일부 제어할 수 있어 바닥을 다지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러시아, 이란, 카자흐스탄 등 주요 산유국의 정치·군사적 불안정은 공급 차질을 야기할 수 있어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트레이더와 기업은 재고 지표, OPEC+ 회의 성명, 우크라이나·이란 관련 지정학적 전개, 그리고 중국의 수입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한다.
용어 설명
커싱(Cushing) : 미국 오클라호마 주에 위치한 원유 저장·거래의 중심지로 WTI 선물의 공식 인도지점이다. 커싱 재고 증감은 WTI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RBOB : ‘Reformulated Blendstock for Oxygenate Blending’의 약어로, 미국 휘발유 선물의 한 종류이며 정유·휘발유 수급 상황을 반영한다.
디스틸레이트(distillate) : 경유·난방유를 포함하는 제품군으로 난방·운송 수요에 민감하다.
EIA : 미국 에너지정보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에너지 관련 통계와 전망을 제공하는 미국 정부 기관이다.
IEA : 국제에너지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 글로벌 에너지 시장 분석을 제공한다.
OPEC+ :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을 포함한 추가 산유국들의 협의체로 글로벌 공급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이 기사에서 인용된 수치와 사실(예: EIA의 재고 수치, 중국의 수입량, OPEC+의 결정, 각국의 생산·감산 수치 등)은 시장의 빠른 재평가와 매매 전략에 즉각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유가는 단기적으로는 재고·수요 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겠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지정학적 사건의 전개와 OPEC+ 정책에 의해 방향성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참고 : 본문에 인용된 모든 수치와 사실은 2026년 1월 22일자 보도 및 관련 기관 보고를 근거로 정리한 것이다. 기사 작성 시점에 보고된 수치와 발언을 충실히 반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