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물 WTI 원유는 종가 기준으로 +0.21달러(+0.38%) 상승 마감했고, 1월물 RBOB 휘발유는 +0.0070달러(+0.41%) 상승 마감했다.
2025년 12월 18일, 나스닥닷컴 및 Barchart의 보도에 따르면, 원유와 휘발유 가격은 베네수엘라와 러시아 주변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목요일에 상승세로 마감했다. 또한 같은 날 주식시장의 급등이 경제 전망에 대한 낙관을 자극해 에너지 수요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한 점도 가격을 지지했다. 다만 강한 달러와 세계적인 공급 전망 악화(공급 과잉 우려)는 추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원유 가격에 미친 영향
미국 행정부는 화요일 늦은 밤 “베네수엘라로 들어오거나 나가는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완전하고 전면적인 봉쇄(total and complete blockade of all sanctioned oil tankers)”를 명령했다. 동시에 미국은 러시아가 제안된 우크라이나 평화 합의를 거부할 경우 러시아 에너지 수출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러시아의 ‘쉐도우(그림자) 선단(shadow fleet)’과 이를 통해 수출을 중개하는 트레이더들을 타깃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시장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며 원유 가격 상방 압력을 가해왔다.
용어 설명(요약)
• WTI(서부 텍사스 중질유)는 미국에서 거래되는 대표적 원유 기준이다.
• RBOB(레귤레이트 바이오 연료 혼합 휘발유)는 휘발유 선물 계약의 한 종류로 정유·수급 상황에 민감하다.
• OPEC+는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의미한다.
• IEA(국제에너지기구), EIA(미 에너지정보청)는 글로벌·미국 에너지 수급 전망을 발표하는 주요 기관이다.
• ‘쉐도우 선단’은 공식 등록을 회피하거나 국적을 숨긴 채 원유를 수송하는 선박 집단을 의미하며, 제재 회피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저가 압력과 공급 지표
화요일에는 글로벌 에너지 수요 우려와 세계적 석유 공급 과잉 기대 속에 원유 및 휘발유 가격이 최근 4년 9개월(4.75년) 내 가장 저렴한 근월물 수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아울러 데이터 제공업체인 Vortexa는 12월 12일로 끝난 주간을 기준으로, 최소 7일간 정박 중인 유조선에 저장된 원유가 전주 대비 +5.1% 증가한 1.2023억 배럴(120.23 million bbl)에 달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해상 저장량 증가가 단기 공급 과잉 신호로 해석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러-우 전장과 제재가 초래한 공급 제약
우크라이나의 드론·미사일 공격은 지난 세 달 동안 러시아 내 최소 28개 정유시설을 표적화해 러시아의 정유 능력을 약화시켰다. 이로 인해 러시아의 원유 수출 역량이 제한되고 전 세계 원유 공급이 줄어드는 영향을 초래했다. 여기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석유회사, 인프라, 유조선 등에 대한 신규 제재를 단행하면서 러시아산 원유 수출은 더욱 둔화되었다.
OPEC+의 생산 정책과 글로벌 공급 전망
OPEC+는 11월 30일 생산 증가 계획을 2026년 1분기에 중단(pausing production increases in Q1 of 2026)하기로 한 방침을 재확인했다. OPEC+는 11월 2일 회의에서 12월에 일일 137,000 배럴(+137,000 bpd)을 증가시키기로 했으나 이후 2026년 1분기에는 생산 확대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IEA(국제에너지기구)는 2026년 세계 석유 공급 과잉을 일일 400만 배럴(4.0 million bpd)으로 예측한 바 있다. OPEC+는 2024년 초에 단행한 220만 배럴/일(2.2 million bpd) 규모의 감산분을 원상복구하려 시도하고 있으며, 아직 120만 배럴/일(1.2 million bpd)의 복구 여지가 남아 있다. 한편 OPEC의 11월 원유 생산량은 -10,000 bpd 감소해 2,909만 bpd(29.09 million bpd)로 집계됐다.
시즌별 전망과 미 생산 증감
OPEC은 전월과 비교해 3분기(Q3) 세계 석유시장 전망을 적자에서 흑자로 수정했다. OPEC은 Q3에 일일 50만 배럴(500,000 bpd)의 공급 과잉을 예상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전월의 -40만 bpd 적자 추정치에서의 대폭적인 상향 조정이다. 또한 EIA는 2025년 미국 원유 생산 전망치를 전월의 13.53 million bpd에서 13.59 million bpd로 상향했다.
미국 재고 및 생산 지표
수요일 발표된 EIA 보고서는 12월 12일 기준으로 (1) 미국 원유 재고가 5년 평균(계절성) 대비 -4.0%, (2) 휘발유 재고가 -0.4%, (3) 경유류(디스틸레이트) 재고가 -5.7%라고 밝혔다. 같은 주간 미국 원유 생산량은 전주 대비 -0.1% 감소한 13.843 million bpd로 집계되어 11월 7일 기록된 최고치 13.862 million bpd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했다.
시추 리그 수와 장기적 시사점
Baker Hughes의 보고서에 따르면 12월 12일로 끝난 주간 기준 미국의 가동 중인 유정(오일 리그) 수는 전주 대비 +1대 증가한 414대로, 11월 28일에 보고된 4년 최저치 407대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지난 2.5년 간 미국의 유정 수는 2022년 12월의 5.5년 최고치인 627대에서 급감했다. 이는 생산 확대 여력의 제약 및 장기 투자 부족을 시사한다.
저자·매체 관련 고지
기사 작성 시점에 Rich Asplund는 본 기사에 언급된 증권들에 대해 직접적·간접적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본 기사에 포함된 모든 정보와 데이터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나스닥(Nasdaq, Inc.)의 관점을 반드시 반영하지 않을 수 있다.
전문적 분석 및 향후 시나리오
단기적으로는 지정학적 긴장 고조(베네수엘라·러시아 관련 조치)와 정유 설비 손상(러시아 정유시설 타격), 그리고 OPEC+의 생산 확대 중단 신호가 원유 가격 상방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미국의 봉쇄 명령과 추가 제재 가능성은 러시아·베네수엘라의 수출 채널을 더욱 축소시킬 수 있어 공급 불안정성을 키운다. 반면 Vortexa의 해상 저장량 증가, IEA의 2026년 공급 과잉 전망, 달러 강세 등은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명확한 하방 리스크다.
중기적으로 관건은 수요 회복 속도와 OPEC+의 정책 대응이다. 세계 경기 회복이 가속화되면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어 가격은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IEA 및 OPEC의 수급 전망이 가리키는 것처럼 2026년 공급 과잉이 현실화되면, 비록 지정학적 이벤트로 인한 일시적 공급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가격은 상반기 이후 다시 하향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정책적·시장적 충격 시나리오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제재 확대 및 선단 봉쇄가 본격화될 경우 러시아·베네수엘라 공급 차질이 심화되어 단기적으로 유가가 상승하고 변동성이 증대한다. (2) 반대로 OPEC+가 예정대로 증산을 재개하거나 미국·글로벌 재고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될 경우 유가는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다. (3) 달러 약세 혹은 글로벌 경기 개선은 수요 측면에서 유가를 지지할 수 있다.
금융시장 및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 유가 상승은 에너지 수입국들의 무역수지 악화와 국내 소비자 연료비 상승으로 이어져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이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와 시장 금리에도 영향을 미쳐 소비·투자 심리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에너지 수출국과 관련 정유·탱커·트레이딩 업계에는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정책결정자를 위한 실무적 시사점
투자자 관점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재고 지표, OPEC+ 회의 내용, 미국 EIA·IEA 등의 정기 보고서를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특히 해상 저장량(일시적 해상 탱커 저장 증가)은 단기 과잉 신호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거래 타이밍 판단에 중요하다. 정책결정자와 규제기관은 제재·봉쇄 조치의 파급효과를 고려해 정유·물류 차질이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
결론
종합하면, 2025년 12월 중순 시점의 원유시장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방 요인과 공급 과잉 우려·달러 강세 등 하방 요인이 혼재한 상태다. 단기 모멘텀은 지정학적 이벤트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고, 중기적 추세는 OPEC+의 정책 결정과 글로벌 수요·공급 기초체력에 의해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