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은행주 급락 여파로 뉴욕 증시 주요 지수 일제히 하락

S&P 500 지수는 전일 대비 -0.63% 내린 5,016.27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0.65% 하락한 38,229.74에, 나스닥 100 지수는 -0.36% 떨어진 17,461.08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12월물 E-미니 S&P 500 선물-0.68%, 12월물 E-미니 나스닥 선물-0.41% 하락 마감하며 현물 시장의 약세 흐름을 확인했다.

2025년 10월 17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장 초반 지수는 기술주 실적 기대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역 은행주 급락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급격히 부상하며 낙폭을 키웠다. 특히 자이언스 뱅코프(Zions Bancorp)는 13%,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Western Alliance Bancorp)는 10% 이상 폭락했다. 두 은행이 사기 의혹이 제기된 대출에 대한 문제를 공개하면서 투자자 신뢰가 흔들린 것이다.

해당 사태는 다른 지역 금융주에도 연쇄 충격을 가했다. 시티즌스 파이낸셜(Citizens Financial Group), 리전스 파이낸셜(Regions Financial), 키코프(KeyCorp), 트루이스트 파이낸셜(Truist Financial), 헌팅턴 뱅크셰어스(Huntington Bancshares) 등 주요 지방 은행주가 5% 이상씩 동반 하락했다. 이처럼 대출 자산 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자 기관투자가들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며 주식 전반에 매도 압력이 확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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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장 초반만 해도 분위기는 달랐다. 대만 TSMC(타이완반도체제조)가 올해 두 번째로 2025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를 상향하며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 지출 확대 기대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이 소식에 힘입어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온세미컨덕터, 웨스턴디지털, 시게이트테크놀로지 등 메모리ㆍ저장장치 업체가 3~5%대 강세를 기록했고, 엔비디아·아날로그디바이스·KLA·아리스타네트웍스 등 AI 인프라 핵심 종목도 1% 넘게 올랐다.

연준(Fed) 인사들의 비둘기파적 발언도 초반 랠리를 거들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노동시장이 흔들리는 만큼 0.25%p 단위 추가 인하를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고, 톰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 역시 “미국의 생산성 개선이 물가 부담을 완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장중 3.97%까지 밀리며 6.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10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는 전월 대비 -36.0p 급락한 -12.8로 6개월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10월 NAHB 주택시장지수는 5p 오른 37로 6개월 최고치에 안착했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길어지면서 각종 거시지표 공백도 커지고 있다. 이미 주간 실업수당 청구, 8월 무역수지, 9월 고용보고서 등이 연기됐고,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10월 24일로 늦춰졌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총 64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강제 휴직될 경우 실업률이 4.7%까지 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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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정부 셧다운이란 연방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행정 공백 상태를 말한다. 이때 비필수 부서는 문을 닫고, 공무원들은 임시 휴직에 들어가며, 각종 통계 발표 일정도 지연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제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 0.25%p 금리 인하가 100% 반영됐다고 본다. 동시에 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며,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S&P 500 기업의 78%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고 전했다. 다만 3분기 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7.2%로 2년 만에 최저, 매출 증가율은 5.9%로 2분기(6.4%)보다 둔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리ㆍ채권 시장 동향

12월물 10년물 T-노트 선물은 16.5틱 급등해 5주 최고가를 기록했으며, 현물 금리는 3.976%로 5.2bp 하락했다. T-노트(Treasury Note)는 미국 정부가 발행하는 2~10년 만기의 중기 국채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무위험 지표금리로 활용된다.

유럽 채권시장은 독일 10년물 금리가 2.57%로 보합, 영국 10년물 국채는 3.25개월 만에 최저치인 4.496%까지 내려갔다. 피에르 원시 ECB 위원은 “최근 몇 주간 추가 인하 가능성이 약화됐다”고 평가했다.

개별 종목별 변동성 확대

켄뷰(Kenvue)는 영국 베이비파우더 소송 위험이 부각되며 13% 급락했고,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도 2026년 EPS 전망이 기대를 밑돌면서 10% 낙폭을 보였다. 또한 중국 정부 지원 해커의 공격으로 대규모 보안 침해가 확인된 F5는 이틀간 13% 넘게 미끄러졌다.

반면 JB 헌트 트랜스포트는 3분기 매출이 예상을 상회해 22% 급등, 나이트-스위프트는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매수 의견으로 6% 상승했다. 세일즈포스는 향후 두 자릿수 매출 성장60억 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다우지수 내 3% 강세를 주도했다.

금값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에 따라 킨로스골드·뉴몬트·배릭골드 등 금광업체 주가가 2% 이상 올랐다. 한편, 프락시스 프리시전 메디슨은 파킨슨병 관련 3상 연구에서 주요 지표 충족 소식에 183% 폭등해 바이오 섹터의 변동성을 극대화했다.

다음 주 주요 실적 일정

10월 18일에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스테이트 스트리트·SLB 등 대형 금융과 에너지 기업이 대거 실적을 발표한다. 지역 은행권 여파가 실적·가이던스를 통해 실제 수치로 확인될 것인지 주목된다.

전문가 시각으로 볼 때, 이번 지역 은행 신뢰도 붕괴중소기업 대출 시장을 위축시켜 실물경제 둔화를 가속할 수 있다. 반면 AI·반도체 업황은 여전히 견고해 성장주와 가치주의 극단적 디커플링이 당분간 이어질 공산이 크다. 투자자들은 금리 인하 기대를 기반으로 국채 듀레이션을 조금씩 늘리되, 대출 자산 건전성 리스크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