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3대 지수 일제히 하락
16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SPX)는 전일 대비 -0.63% 밀린 4,786.23에 마감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I)도 -0.65% 떨어진 38,492.5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 지수($IUXX)는 -0.36% 하락한 16,679.32에 장을 마쳤다. 동시에 12월물 E-mini S&P 선물(ESZ25)은 -0.68%, 12월물 E-mini 나스닥 선물(NQZ25)은 -0.41% 각각 하락했다.
2025년 10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지수는 장 초반까지는 기술주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했으나, 지역은행주가 대거 급락하면서 오후 들어 낙폭을 키웠다. 특히 Zions Bancorp가 -13%, Western Alliance Bancorp가 -10% 넘게 추락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두 은행 모두 사기 혐의가 제기된 대출과 관련해 손실 가능성을 공개했다.
■ AI 호황이 불씨를 살렸지만, 결국 신용 우려가 압도
장 초반만 해도 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반도체제조(TSMC)가 올해 두 번째로 2025년 매출 가이던스를 상향 조정하면서 ‘AI 투자 확산’ 기대가 커졌다. 이에 Micron Technology와 ON Semiconductor가 5% 이상 급등했고, Nvidia, Analog Devices, KLA, Arista Networks도 1%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역은행의 대출 부실 우려가 번지자 ‘리스크 오프(위험회피)’ 정서가 시장 전반을 덮쳤다. Citizens Financial Group, Regions Financial, KeyCorp, Truist Financial, Huntington Bancshares 등이 5~6%가량 일제히 밀렸다.
■ 연준(연방준비제도) 비둘기발언으로 국채 금리 급락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가 “노동시장 둔화를 고려할 때 0.25%포인트씩 추가 인하를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3.97%까지 내려 6.25개월 최저치를 찍었다. 리치먼드 연은의 톰 바킨 총재도 “미국의 생산성 향상이 뚜렷해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할 수 있다”고 발언해 채권 매수세에 힘을 보탰다.
결국 12월물 10년 만기 국채 선물(ZNZ5)은 +16.5틱 상승 마감했고, 10년물 실질(브레이크이븐) 기대 인플레이션은 5개월래 최저인 2.270%로 떨어졌다. 유럽 채권도 동조해, 10년 만기 영국 길트 금리는 3.25개월 만에 4.496%까지 하락했다.
“ECB(유럽중앙은행이) 가까운 시일 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 — 피에르 윙쉬, ECB 정책위원
다만 ESTR 금리선물은 10월 30일 ECB 회의에서 2% 확률로 25bp 인하를 반영하는 데 그쳤다.
■ 지표·정책 혼재…경기 둔화 신호 속 손실 회피
미국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10월 필라델피아 연은 제조업지수는 전월 대비 36포인트 급락한 -12.8로 6개월 최저치에 그쳤다. 반면 전미주택건설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는 5포인트 오른 37로 6개월 최고치를 찍었다.
또한 미·중 무역갈등 격화와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커졌다. COMEX 금선물은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Kinross Gold, Barrick Gold, Newmont 등 금광업체 주가가 2% 넘게 상승했다.
정부 셧다운 여파로 최근 실업수당청구, 8월 무역수지, 9월 고용보고서 등 주요 통계 발표가 연기됐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총 64만 명의 연방 직원이 일시 해고(furlough)될 경우 실업률이 4.7%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 실적 시즌 ‘희비’…78%가 예상을 상회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지금까지 S&P500 구성기업의 78%가 컨센서스를 넘어섰다. 다만 전체 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7.2%로 2년 만에 최저 수준, 매출 증가율은 +5.9%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Kenvue는 영국에서 베이비파우더 관련 ‘대형 소송’ 리스크가 부각되며 13% 급락했고, Hewlett Packard Enterprise도 2026년 EPS 전망이 컨센서스(2.41달러)를 밑돌아 10% 약세를 보였다. 반면 JB Hunt가 매출 서프라이즈로 22% 폭등했고, Praxis Precision Medicines는 파킨슨 진전 완화 신약 ‘울릭사칼타미드’ 3상 성공 소식으로 183% 폭등했다.
■ 다음 주 촉각…연준 25bp 추가 인하, 확률 100%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10월 28~29일 FOMC에서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을 100%로 반영했다. 이에 따라 ‘빅컷(50bp 이상)’ 가능성은 사실상 소멸했지만, 노동시장과 정부 셧다운 여파에 따라 추가 인하 전망이 부상하고 있다.
참고로 ‘E-mini’ 선물은 CME가 거래하는 표준 선물 대비 규모(계약승수)를 1/5로 줄인 전자거래 전용 상품이다. 또한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은 물가연동국채(TIPS)와 일반 국채 금리 차이를 통해 계산한 시장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집계를 보면, 유럽 Stoxx50은 +0.84%, 중국 상하이종합 +0.10%, 일본 닛케이225는 +1.27% 상승 마감했다.
■ 결론 및 전망
이번 급락은 지역은행의 신용부실 우려가 기술주 랠리를 압도했다는 점에서 금융시장의 ‘아킬레스건’이 여전히 은행권이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반면 연준의 비둘기파 기조와 정부 셧다운 장기화는 금·국채 등 안전자산을 강세로 이끌 전망이다. 결국 실적·정책·지정학(무역전쟁) 세 축이 뒤얽히는 가운데, 단기 변동성 확대는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