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부티 대통령 이스마엘 오마르 걸레 대통령이 97.8%의 득표율로 재선했다고 국영 라디오·텔레비전 지부티(RTD)가 토요일 보도했다. 이번 승리로 걸레 대통령은 여섯 번째 임기에 들어가며, 소규모이지만 전략적 요충지인 동아프리카 국가에서 27년간의 장기 통치을 이어가게 됐다.
2026년 4월 12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국영매체는 걸레 대통령이 투표에서 97.8%의 표를 얻어 재선됐다고 보도했다. 걸레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프랑스어로 “RÉÉLU“(재선)라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게시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걸레 대통령과 집권당의 정치적 우세를 확인하는 성격이 강하다.
지부티는 인구가 100만 명이 채 되지 않는 국가로, 아덴만과 홍해 입구에 위치해 해상로에서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한다. 미국, 중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 여러 나라가 군사기지를 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2023년 이후 예멘의 후티(Houthi) 무장단체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상선들이 지부티 항구에 접안한 사례들이 보고돼 왔다.
걸레 대통령은 78세이며, 1999년에는 그의 삼촌인 하산 구레드 압티돈(Hassan Gouled Aptidon)의 뒤를 이어 집권했다. 집권당은 오랜 기간 국가기관 전반에서 우위를 점해왔으며, 이번 선거의 승리는 예상된 결과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10월 의회는 대통령후보의 연령 상한을 75세에서 제거하는 법 개정을 통과시켰고, 새 헌법을 승인하기 위해 기존에 요구되던 국민투표 절차도 폐지했다. 이러한 제도적 변화는 걸레 대통령의 재출마와 장기 집권을 용이하게 만드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금요일 치러진 투표에서 걸레 대통령의 상대 후보는 의회에 대표를 두지 못한 소규모 정당 출신의 모하메드 파라 사마타르(Mohamed Farah Samatar) 단일 후보였다. 한편 주요 야당 두 곳은 2016년 이후 선거를 보이콧하고 있어, 선거의 경쟁성과 대표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영 매체가 공개한 공식 집계에 따르면 유권자 투표율은 80.4%로 집계됐다. 앞선 2021년 대선에서 걸레 대통령은 97%가 넘는 득표로 당선된 바 있어, 이번 득표율은 사실상 유사한 수준의 지지 지표를 보여준다.
다른 몇몇 아프리카 국가들과 비교할 때 지부티는 최근 수년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세를 유지해 왔다. 걸레 정부는 항만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육지로 연결된 내륙국인 에티오피아의 주된 관문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을 펴 왔다.
그러나 국제 인권단체들은 지부티 당국이 정치적 반대자, 활동가, 언론인을 탄압한다고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정부는 광범위한 인권침해 혐의를 부인하고 선거 과정에 대한 비판을 일축하고 있다. 2020년에는 전직 공군 조종사가 부패와 씨족 기반 차별을 비판한 뒤 체포되면서 드물게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으며, 보안당국이 이를 진압한 바 있다.
걸레 대통령의 X(구 트위터) 게시물: “RÉÉLU”
용어 및 배경 설명
지부티의 전략적 위치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몇 가지 용어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홍해와 아덴만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주요 해상 교역로의 일부로, 소에즈 운하를 통해 지중해로 연결된다. 이 지역의 해상 안전은 국제 무역과 에너지 수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후티(Houthi) 무장세력은 예멘 북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집단으로, 인접 해역에서의 공격은 선박 보험료·운임 상승과 항로 우회 등으로 국제 해상 물류 비용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전략적·경제적 함의와 전망
이번 선거 결과는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안정의 연장을 의미하며, 외국 군사기지와 다국적 기업, 항만 운영자들에게는 현 체제와의 지속적 협력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에티오피아를 포함한 내륙국과의 교역에서 지부티 항만의 중요성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정치적 경쟁의 부재와 제도적 약화가 투자 환경과 거버넌스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
분석 관점에서 보면 몇 가지 경제적·안보적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첫째, 항만과 물류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이어질 경우 단기적으로 항만 처리량과 통관 효율성이 향상돼 통행료 및 물류비용 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둘째, 반대로 정치적 불투명성과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적 비판이 강화되면 일부 외국 원조나 투자에 제약이 생길 수 있으며, 이는 재정적 압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셋째, 인접 해역의 안보 위협(예: 후티의 해상 공격) 지속 시 보험료 상승과 선박의 우회로 인한 운임 인상으로 항만 이용 비용이 증가할 수 있으며, 이는 에티오피아 등 육상운송 의존 국가의 물류비 상승으로 직결될 수 있다.
또한, 지부티 내 다수의 외국 군사기지가 향후 군사·외교 전략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주요 강대국의 이해관계가 상충할 경우 지역 내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항만 운영의 안정성과 외국인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강대국들의 이해관계 조정과 지역 안보 협력이 강화되면 지부티는 중계무역 및 기지 제공국으로서의 경제적 이익을 늘릴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정책·시장 영향 요약
단기: 정치적 연속성으로 현재의 항만·안보 협력 계약 유지가 용이해 외국 군사기지와 물류 운영의 안정성이 비교적 확보될 가능성이 높다.
중기: 인권과 정치적 투명성 문제로 일부 투자·원조의 제약 가능성이 있으나, 항만 수입과 재정은 인프라 수요에 따라 변동할 것이다.
장기: 제도적 개혁 없이 장기 집권이 지속될 경우 거버넌스 리스크가 누적돼 국가 신용과 투자유치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선거는 지부티의 정치적 연속성을 확인시키는 동시에, 제도적 개혁과 국제사회의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부각시킨다. 항만 인프라와 지정학적 위치로 인한 경제적 기회가 존재하는 반면, 정치적 폐쇄성과 지역 안보 리스크는 향후 경제성장 경로와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계속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