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레인 맥스웰(63)은 고(故) 제프리 에플스타인과 오랜 기간 동행하며 미성년자 성매매·성착취 범행을 도운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인물이다. 2013년 6월 2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해양 및 지속가능 발전 관련 기자회견장에 선 그의 모습이 UNTV 영상에 포착된 바 있다.
2025년 7월 24일(현지시간)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맥스웰이 25일(목) 미 법무부(DoJ) 관계자들과 면담할 것으로 NBC News가 보도했다. 이는 약 2년 전 그녀가 미국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연방교정소(FCI Tallahassee)에서 20년형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외부 수사기관과 공식 접촉을 시도하는 사례다.
이번 면담은 토드 블랜치 미 법무부 부차관보가 23일(화) X(옛 트위터)에 “맥스웰이 보유한 추가 가해자 정보를 듣겠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추진된다. 블랜치는 미성년 피해자 1,000여 명이 더 존재할 수 있다는 법무부 판단을 근거로 “어떤 인물이든 범죄를 저질렀다면 반드시 수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일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에플스타인 파일(Epstein files)’ 공개를 미루면서 거세진 정치적 압력 속에서 마련됐다. 당초 법무부는 자료 공개를 약속했으나, 수 주 전
“추가 공개는 부적절하다”
며 돌연 보류 결정을 내렸다.
블랜치 부차관보는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 형사 방어팀 소속으로, 지난해 뉴욕주 법원에서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 대한 ‘허쉬 머니’ 지급 관련 비즈니스 기록 조작 사건 변호를 맡아 트럼프를 대리한 바 있다.
한편 하원 감독위원회(House Oversight Committee)는 24일 대변인 논평을 통해 “법무부가 제출을 거부한 모든 에플스타인 관련 자료를 소환장(subpoena)으로 요구하겠다”고 밝혔다.*소환장(Subpoena)은 미국 의회·법원이 강제 문서제출을 명령하는 법적 도구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법무부·연방수사국(FBI)이 최근 검수한 문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여러 차례 등장했고, 팸 본디 법무장관이 올해 5월 이 사실을 트럼프에게 보고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0년대 초반 에플스타인과 친분이 있었으나 이후 갈등을 겪었다. 공개된 일부 자료에 유명 인사의 이름이 포함됐다고 해서 자동으로 불법 행위가 입증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정치권은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맥스웰은 2021년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에 의해 아동 성착취 공모·인신매매 등 5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20년형을 선고받았다. 현재 연방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해 심리 개시 여부를 기다리는 중이다.
제프리 에플스타인은 2019년 8월 맨해튼 메트로폴리탄 교정센터(MCC)에서 구금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공식 결론 났다. 그는 체포 몇 주 전, 아동 인신매매 혐의로 기소됐으며, 2008년에도 플로리다주에서 ‘미성년자 매춘 알선’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전력이 있다.
갑작스러운 사망과 정·재계 거물들과의 친분으로 인해 에플스타인 관련 음모론은 지금도 온라인에서 확산 중이다. 법무부는 이와 관련해 “근거 없는 추측은 피해자 보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달 초 배포한 14쪽 메모에서 “조직적 검토 결과, 이른바 ‘클라이언트 리스트’는 존재하지 않았다”며 “저명 인사를 협박해온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결론지었다.
메모는 또 “에플스타인의 사망은 자살로 보는 기존 검시 결과와 일치한다”고 재확인하며, “추가 공개는 수사 목적과 피해자 보호에 반한다”고 덧붙였다.
[용어·배경 설명]
• 클라이언트 리스트(Client list)란 에플스타인이 잠재적으로 ‘약점을 잡은’ 유력 인사 명단을 의미한다는 음모론적 표현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식 수사에서 실체가 확인된 바 없다.
• 허쉬 머니(Hush money)는 ‘입막음 대가금’으로, 구설을 억누르기 위해 지급되는 금전을 말한다.
[전문가 시각]
이번 맥스웰-법무부 면담은 에플스타인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는 정부 입장을 뒤흔들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만약 맥스웰이 새로운 가해자·공범 정보를 제공하면, 법무부는 사건을 재개 혹은 확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반대로 실질적 진술이 없다면, 음모론과 정치적 논란은 오히려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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