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포인트
-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는 낮은 신용위험 고객에게만 카드를 발급한다.
- 카드사이자 은행인 독특한 구조 덕분에 금리 변동에 견고하다.
- 주가가 성장 잠재력 대비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에 머물러 있다.
2025년 7월 2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워런 버핏이 직접 승인한 버크셔 해서웨이(NYSE: BRK.A·BRK.B) 보유주식에 여전히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버핏이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지만, 후임인 그렉 아벨 부회장이 핵심 보유 종목을 대폭 흔들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현재 버크셔 포트폴리오에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NYSE: AXP)가 차지하는 비중은 15.9%로, 애플(NASDAQ: AAPL)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버핏은 1964년 파트너십을 통해 처음 AXP 주식을 매수했고, 1991년에 버크셔 명의로 지분을 대폭 확대했다. 결과적으로 버크셔는 AXP 지분 21.6%를 보유하며 단일 주주 중 최대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고소득층 전용 ‘프리미엄 카드 클럽’
시장에서는 AXP를 비자(NYSE: V)와 마스터카드(NYSE: MA)와 같은 ‘신용카드 회사’로 분류하지만, 사업모델은 완전히 다르다. 비자·마스터카드는 카드를 직접 발급하거나 예금·대출을 취급하지 않는다. 이들은 외부 은행과 제휴해 ‘공동 브랜드 카드’를 내놓고, 가맹점이 결제할 때마다 발생하는 스와이프 수수료만으로 수익을 올린다.
반면 AXP는 카드 발급사이자 은행이다. 자체 대차대조표로 대출을 떠안아야 하므로, 신용위험이 낮고 소득이 높은 고객에게만 카드를 내준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은 성장 속도를 제한하지만, 연체율을 낮추고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 버핏이 2022년 말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또 다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평가한 배경이다.
실제로 2024년 말 기준, AXP의 개인·소기업 대출 중 30일 이상 연체 비율은 0.8%에 불과했으며, 이는 2023년 말 1%에서 개선된 수치다. 같은 해 회사는 총수익(이자 비용 차감 후)의 8%만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했다.
금리·인플레이션 변동에 강한 구조
카드 결제량이 줄어들면 비자·마스터카드·AXP 모두 스와이프 수수료 감소 압력을 받는다. 그러나 AXP는 은행 부문이 예금을 모아 순이자마진(NII)을 올릴 수 있어, 금리 인상 국면에서도 방어력이 높다. 이는 ‘카드사+은행’이라는 이중 수익원 모델 덕분이다.
용어 설명
스와이프 수수료는 가맹점이 카드 결제 네트워크에 지불하는 수수료다. 순이자마진(NII)은 예대마진에서 비용을 뺀 순이익을 의미한다.
안정적 성장과 공격적 주주환원
2014~2024년 AXP의 매출(이자비용 차감 후) 연평균 성장률(CAGR)은 7%, 희석주당순이익(EPS)은 10%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자사주 3분의 1을 소각했고, 배당은 50년 가까이 중단 없이 지급됐다. 팬데믹·인플레이션·지정학적 리스크 등 숱한 복합 위기 속에서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한 셈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2024~2027년 AXP의 매출과 EPS가 각각 8%, 12%의 CAGR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고소득 고객의 여행·레저 지출 회복, 프리미엄 카드 수수료 인상, 해외 시장 확대가 주된 동력으로 꼽힌다.
밸류에이션: 동종 업계 대비 ‘저렴’
최근 10년간 주가가 290% 상승했지만, AXP의 2026 회계연도 예상 PER은 20배 수준이다. 이는 비자(28배), 마스터카드(35배)보다 낮다. ‘고속 성장주’는 아니지만, 꾸준한 성장과 안정성을 겸비한 장기 투자처라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는다.
전문가 시각
기자 해석 — 대부분의 국내 투자자들은 ‘발급사·송출사·가맹점’ 3자 구조에 익숙하다. AXP처럼 발급·정산·대출을 모두 자체 처리하는 모델은 국내 카드업계에는 없으며, 바로 이 지점이 ‘대체 불가능한 경쟁우위’로 작용한다. 금리가 높은 환경이 길어질수록 순이자이익이 증가해 방어적 성격이 강화되고, 경기 확장 국면에서는 프리미엄 소비가 늘어 성장 탄력도 얻는다. 이러한 ‘양방향 헤지 효과’는 AXP가 버크셔의 최장기 핵심 보유 종목으로 자리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21.6%의 지분율은 버크셔가 단순 투자자를 넘어 ‘사실상 전략적 주주’로 기능함을 의미한다. 경영진 교체 이후에도 지분 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기업 지배구조 리스크 역시 낮다. 다만 카드·소매금융 업종 특성상 소비 위축이나 신용사이클 악화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결론
과거 10년간 대형 기술주가 주도했던 글로벌 증시가 사상 최고치 부근에 도달한 상황에서, AXP는 합리적 가격에 안정적 성장을 제공하는 드문 대안으로 부상했다. 백워드·포워드 지표 모두 ‘프리미엄 지불 대비 수익성’이 매력적이며, 1000달러 규모 신규 투자에도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