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 동등가중 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새로운 강세장의 신호인가
월가가 현 증시 랠리가 일시적인 ‘속임수(Head-fake)’인지, 아니면 본격적인 새 강세장(bull market) 진입의 출발점인지 판단하기 위해 S&P 500 동등가중 지수(이하 동등가중 지수)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동등가중 지수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인 ‘Invesco S&P 500 Equal Weight ETF’(티커: RSP)는 지난주 금요일(미국 동부 시각) 장을 사상 최고가로 마감했다. 이 지수는 2024년 11월 말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전통적인 시가총액 가중 S&P 500 지수와 나란히 고점을 찍었다.
2025년 7월 28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월가 기술적 분석가 롭 긴즈버그(Wolfe Research)는 “과매수(overbought) 국면에서도 고점을 다시 뚫는 움직임은 반드시 존중받아야 하는 신호”라며 “향후 일주일 동안 동등가중 지수 차트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등가중 vs. 시가총액 가중
동등가중 지수는 S&P 500 구성 종목 500개를 모두 동일 비중(0.2%)으로 편입한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 등 ‘빅테크’의 주가 변동이 과도하게 지수를 좌우하는 시가총액 가중 방식에 비해, 경제 전반의 체력을 고르게 보여주는 지표로 통한다.
이 때문에 지난 금요일 동등가중 지수와 전통 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 값을 찍은 것은, 랠리가 소수 대형 기술주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1 “ETF가 새 고점을 기록했다는 사실 자체가 가격 기반 장세 확장(시장 폭 확대)이 시작됐음을 간단히 보여준다.” — 폴 시아나(Bank of America 기술 전략가)
시아나는 헤드앤숄더(Head-and-Shoulders) 형태로 불리는 반전형 기술적 패턴이 가격 차트에 나타나면서 상승 동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JC 오하라(Roth MKM 수석 기술 전략가) 역시 “지수가 이미 최고치 근처라 단기 조정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실적 시즌 한가운데에서 breadth(참여 종목 수)가 확대된 것은 주식 투자자에게 건설적인(constructive)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동등가중 ETF(RSP)는 월요일 장에서 0.5% 넘게 하락하며 같은 날 소폭 상승한 전통 S&P 500을 소폭 밑돌았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요일 스코틀랜드에서 EU와 체결한 무역 협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나타난 흐름으로, 단기 변동성 확대를 반영한다.
2 “실적 시즌 중 브레드스가 확장되면서 종목 선택의 무대가 넓어졌다. 이는 전형적인 강세장 특성으로 볼 수 있다.” — JC 오하라
시장 주도권 회전(섹터 로테이션) 가능성
긴즈버그(Wolfe Research)는 방어적 섹터의 상대 강세가 두드러질 경우, 전체 시장 리더십이 바뀌는 ‘로테이션’이 진행 중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동등가중 지수가 11월 고점을 넘어서면서 광범위한 강세장으로 복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참고로 2024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성공 이후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비즈니스 친화 환경’에 대한 낙관으로 주가를 대거 끌어올린 바 있다.
연초 대비 성과 확인
이번 금요일 사상 최고치 경신까지 포함하면 RSP는 연초 이후 8%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통 S&P 500은 9% 이상 올라, 대형 기술주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는 점도 확인된다.
◆ 용어 해설과 추가 배경
동등가중 방식(Equal Weight)은 각 종목을 ‘동일 비율’로 편입하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도 대형주와 동등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에 따라 중·소형주 움직임, 경기 전반 체력을 더 정확히 포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기 사이클 전환 시기나 시장 폭(Breadth) 분석에 자주 활용된다.
헤드앤숄더(Head-and-Shoulders)는 고점이 3개 형성되는 패턴으로, 가운데가 가장 높고 양쪽이 낮다. 일반적으로 추세 전환 예고 지표로 알려져 있으며, 상승 추세 후 나타나면 하락 반전, 하락 추세 후 나타나면 상승 반전 가능성을 가리킨다.
Breadth(시장 폭)은 랠리에 참여하는 종목 수가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특정 소수 종목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구조는 脆약(취약)한 랠리로 간주되며, 다수 업종·종목이 동반 상승하는 경우 건실한 강세로 평가된다.
◆ 전문적 시사점
1) 동등가중 지수와 전통 지수의 ‘동시 최고가’는 역사적 관점에서 시장 전환점으로 작용한 사례가 많다. 이는 투자 자금이 ‘안전한 거대 기술주’에서 벗어나 경기 민감·소외 업종으로 확산될 때 주로 발생한다.
2) 그러나 RSP와 전통 지수 간 성과 격차(1%p)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는 무게추가 완전히 이동하지 않았음을 뜻하며, 향후 여타 거시 변수—연준 금리·미 대선 정책 방향—에 따라 랠리의 지속성이 좌우될 전망이다.
3) 투자자 입장에서는 섹터 로테이션 신호를 주시하며, ‘방어적 고배당주’와 ‘경기 회복 수혜주’를 조합하는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 특히 기업 실적 발표가 집중되는 8월 초까지는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
4) 기술적 분석뿐 아니라 실적 펀더멘털이 동반 개선되는지 여부가 앞으로 몇 분기 동안 강세장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동등가중 지수의 추세선과 이익 추정치 변동을 함께 살피는 복합적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