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기관의 채택이 독일 지역 간 경제 격차와 혁신 역량에 장기적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약 150년 전인 19세기 말에 증기기관을 일찍 도입한 지역은 여전히 다른 지역보다 더 높은 임금과 기술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생산성 높은 기업과 특허 출원 수가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6년 1월 14일, 로이터 통신(Reuters)의 보도에 따르면, 이 연구는 ROCKWOOL Foundation Berlin (RFBerlin)이 수행한 것으로, 해당 연구 결과는 수요일 공개를 앞두고 로이터에 공유되었다. 연구진은 19세기 말 증기기관의 보급이 지역별로 달랐던 점을 활용해 장기적 영향을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증기기관이 특히 널리 보급된 지역의 평균 임금은 여전히 다른 지역보다 4.3%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약 150년이 흐른 현재에도 해당 지역은 기술 교육과 대학 학위를 가진 노동자의 비중이 더 크고, 생산성이 높은 기업들이 더 많이 분포하며 특허 출원 건수도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증기기관은 단지 공장에 동력을 공급한 것만이 아니라, 수세대에 걸쳐 지역 전체의 기술과 숙련도 발전을 바꿨다’고 연구 책임자인 크리스티안 더스트만(Christian Dustmann)이자 RFBerlin 이사이면서 런던대학교(UCL) 교수는 말했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사샤 베커(Sascha Becker)는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메커니즘을 설명하면서 증기기관의 보급이 기술 변화와 숙련도 획득을 촉발하는 자기강화적 순환을 일으켰고, 이는 다시 혁신과 성장을 뒷받침했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이 역사적 교훈이 오늘날 인공지능(AI) 채택과 관련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의 주요 발견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핵심 사실을 제시한다. 첫째, 19세기 말 증기기관의 밀도가 높았던 지역은 현재 평균 임금이 4.3% 높다. 둘째, 이들 지역에는 기술 훈련을 받은 노동자와 대학 졸업자 비중이 높다. 셋째, 해당 지역의 기업들은 전체적으로 생산성이 높고 더 많은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이러한 효과는 단기간의 충격이 아니라 세대에 걸친 구조적 변화로 해석될 수 있다.
증기기관에 대한 짧은 설명
증기기관은 연료(주로 석탄 등)를 연소시켜 생긴 증기로 피스톤을 움직여 기계적 동력을 얻는 장치로, 18~19세기 산업혁명기 이후 공장·운송·광산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며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린 기술이다. 연구는 이러한 동력 기술의 보급이 단순한 자본 축적을 넘어 지역사회 전반의 숙련과 기술 축적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정책적 함의: AI 채택과 지역 불평등
연구진은 이번 분석이 오늘날 인공지능 기술의 확산과 지역 간 경제 격차 문제를 이해하는 데 시사점을 준다고 지적했다. 빠른 AI 채택은 초기 우위(First-mover advantage)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특정 지역이나 국가가 장기적으로 높은 임금, 인적자본 집중, 혁신 역량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 즉, 기술 도입의 시기와 속도는 지역의 장기적 성장 경로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경제적·시장적 영향 분석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경제 및 시장에 미칠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술 도입이 빠른 지역의 노동 수요는 고숙련 중심으로 재편되며 임금 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노동시장의 이중화(고임금·저임금 분화)를 심화시킬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소득 불평등을 확대할 소지가 있다. 둘째, 기업 측면에서는 AI를 조기에 채택한 기업들이 생산성 우위를 확보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산업 구조의 집중화를 촉진하고 일부 산업·지역의 기업 가치가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셋째, 특허 및 혁신 지표의 증가는 해당 지역의 자본 유입과 벤처·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불러와 부동산·서비스 수요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
금융시장과 자산가격에의 파급을 구체적으로 예상하면, 기술 우위를 가지는 지역 내 우량 기업의 주가 및 기업가치 상승, 해당 지역의 상업용·주거용 부동산 가격 상승, 그리고 기술 관련 섹터(예: 소프트웨어·인프라·반도체 등)에 대한 투자 수요 증가가 나타날 수 있다. 반면, 기술 전환에 뒤처진 지역에서는 산업 쇠퇴와 자본 이탈로 인해 자산 가격 하방 압력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정책 권고와 리스크 관리
연구진의 분석을 토대로 정책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은 다음과 같다. 정부는 인공지능 등 신기술의 지역별 확산을 촉진하기 위해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기술 인프라(데이터센터, 고성능 컴퓨팅 등)에 대한 공공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이동성 제고와 산업 전환 지원,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보조금 등 맞춤형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책은 단순히 기술 보급을 촉진하는 수준을 넘어, 장기적 인적자본 축적을 목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연구의 한계와 추가 고려사항
이번 연구는 역사적 사례(증기기관)를 통해 장기적 효과를 도출했으나, 현대의 AI는 기술적 특성·확산 속도·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다. 따라서 AI의 영향이 동일한 방식으로 재현될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 예컨대, AI의 서비스·플랫폼 특성은 지역 경계를 넘어선 원격 노동과 글로벌 협업을 촉진할 수 있어 지역적 집중 효과가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정책 수립 시에는 기술의 특성, 노동시장의 유연성, 교육체계의 적응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결론
ROCKWOOL Foundation Berlin의 이번 연구는 과거 기술 채택의 시기와 밀도가 장기간에 걸쳐 지역의 임금, 인적자본, 기업의 생산성 및 특허 활동에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이러한 역사적 교훈이 오늘날 인공지능의 빠른 도입이 어떤 지역과 국가에게 장기적 이익을 제공할지 가늠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결론지었다. 정책 입안자와 기업은 초기 채택 우위를 고려해 교육·인프라·산업 정책을 설계하고, 동시에 지역 간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장기 전략을 병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