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26년 1월 13일—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에 대한 형사수사를 개시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은 세계 최대 경제의 핵심 정책 기구인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충분히 빨리 내리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2026년 1월 1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의 고위 관료들은 화요일 성명을 통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우리가 봉사하는 국민의 이익을 위한 물가·금융·경제 안정의 초석”
이라고 힘을 모아 옹호했다.
연준(FED)이 선도
연방준비제도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차입비용을 억제하는 정책의 한계를 드러낸 물가 상승을 계기로 1951년에 운용상의 독립성을 부여받았다. 다만 연준은 여러 면에서 선구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금리 결정에서 정치적 간섭을 완전히 떨쳐낸 것은 이후 25년이 흐른 뒤의 일이었다.
특히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72년 재선 캠페인 이전에 차입 비용을 낮게 유지하도록 압박한 사례는 1970년대 후반의 인플레이션 급등의 배경 요인으로 널리 지적된다. 닉슨 행정부의 압력과 석유가격의 급등이 결합되면서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되었다.
높은 인플레이션 이후의 새로운 체제
1970년대와 1980년대 초반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초래한 피해를 경험한 뒤, 전 세계 각국 정부는 경제 운영 방식의 변화를 모색했다. 많은 국가가 금리 결정을 정치인들의 권한에서 분리하고,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하는 책임을 맡은 관료들의 손에 그 권한을 이양했다.
영국중앙은행(Bank of England, BoE)에 따르면 20세기 말에는 전 세계 중앙은행의 80~90%가 운용상의 독립성을 확보했다. 이는 통화정책의 전문성과 장기적 물가안정을 강조하는 새로운 규범이 국제적으로 확산된 결과다.
독립성의 효과는 검증되는가?
지난 30여 년간의 낮은 인플레이션을 오직 중앙은행 독립성 덕분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중국과 기타 수출국의 저비용 제품 출현처럼 물가를 억제한 다른 요인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계 연구들은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 수준과 인플레이션의 수준 및 변동성 간의 연관성을 반복적으로 확인해 왔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지난 수십 년간의 정책 기조에서 독립성을 주요 원리로 자리매김하도록 공고히 했다.
영국의 경우, 전(前) 영란은행(BoE)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앤디 홀데인(Andy Haldane)은 2020년 연설에서 1997년 BoE가 독립성을 확보한 이후 물가 불확실성이 이전 20년과 비교해 약 4분의 1로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물가 기대안정에 기여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금융위기가 독립성에 던진 도전
그러나 중앙은행 독립성에 대한 폭넓은 지지는 2007~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큰 시험대에 올랐다. 당시 위기는 은행시스템의 리스크를 감시할 책임이 있는 중앙은행과 규제당국의 감독 실패와 연관되어 제기됐다.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거의 제로 수준으로 내리고, 수조 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등 추가적 경기부양책을 동원했다.
당시 연준 의장 벤 버냉키는 일부 공화당 인사들로부터 ‘정치적 목적을 위해 통화를 찍어낸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릭 페리가 그를 ‘배신자’에 비유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영국 중앙은행이 자체적인 양적완화(QE) 프로그램으로 인플레이션을 부추겼다는 정치권의 비판도 제기됐다. 이러한 비판은 2022년 러시아의 전면적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이 11%로 치솟자 더욱 증폭되었다.
2022년 말 영국에서 총리가 되기 직전에 리즈 트러스 전 총리는 영란은행의 권한과 임무(remit)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녀는 총리 재임 기간이 짧아 이를 실행할 시간은 없었다. 여론조사에서 BoE의 공신력은 역사적 저점으로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었다.
정치적 간섭의 복귀 시도들
영국의 사례는 정치적 간섭 복귀 시도가 짧게 끝난 사례지만, 터키·인도 등 일부 국가는 중앙은행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를 지속해 왔다. 일본 역시 과거 일부 수상의 경우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적으로 옹호해 온 역사가 있다.
용어 설명: 중앙은행 독립성과 양적완화(QE)
중앙은행 독립성은 통화정책의 운용 권한을 정치권으로부터 분리하여 장기적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추구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다. 이는 주로 금리 결정 권한, 목표 설정의 자율성, 예산 및 인사에 대한 보호 장치 등을 포함한다. 양적완화(QE)는 중앙은행이 장기국채 등 자산을 대량 매입하여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장기금리를 낮추는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이다.
향후 영향 분석
중앙은행의 독립성에 대한 정치적 압력이 강화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정책결정의 예측가능성이 약화되면 금융시장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높여 채권금리 및 환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독립성이 유지되거나 제도적으로 강화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물가 기대 안정화에 기여하여 실질금리와 투자 결정의 불확실성을 낮출 수 있다.
특히 주요국 중앙은행 간 신뢰와 공조가 약화되면 글로벌 자본흐름의 재편과 함께 신흥국 통화·금융시장으로의 파급 효과가 커질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위험회피 심리가 강화되며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져 달러·국채 수요가 상승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투자자 신뢰의 핵심 요소로 남아 있어, 제도적 독립성의 회복 또는 강화는 금융시장 안정성과 물가관리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
연준을 시작으로 확산된 중앙은행의 운용상 독립성은 지난 수십 년간 국제 통화정책의 핵심 원칙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금융위기와 지정학적 충격, 정치적 요구는 언제든지 이 원칙을 시험할 수 있다. 2026년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연준 의장에 대한 수사 개시 시도는 이러한 긴장 관계를 다시 부각시켰으며, 중앙은행 독립성의 제도적·사회적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은 향후도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