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협상 난항에 달러 강세, 안전자산 수요로 다개월 고점 근접

달러가 중동 지역 전쟁의 고조와 완화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 속에서 안전자산 수요를 타고 상승세를 보이며 다개월 고점에 근접했다.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분류되는 미 달러화로 자금을 이동시키고 있으며, 이는 미국 금리 전망과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6년 3월 2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습을 유예한 조처를 4월까지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워싱턴과 테헤란이 외교 진전에 대해 상반된 주장을 내놓으면서 긴장감이 지속되고 있다. 또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국방부가 중동에 최대 1만 명의 추가 지상군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해 단기적인 안보 개선 기대를 약화시켰다.

“갈등이 당분간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의 통화전략가 캐럴 콩(Carol Kong)이 언급했다. 그녀는 “이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계속 상승하고, 이는 에너지 순수입국인 일본 엔화와 유로화에 불리하게 작용해 달러를 밀어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은 이번 주에도 등락을 반복하며 불안정한 흐름을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159.61엔까지 치솟아 달러당 160엔 근처에 근접했고, 유로화는 달러 대비 $1.15250.03% 하락했다. 파운드화는 $1.33250.05% 소폭 약세를 보였다. 호주 달러는 위험 자산 민감도 약화로 $0.68722까지 밀려 2개월 저점을 기록했고, 뉴질랜드 달러도 $0.5754로 1월 이후 최저 수준 근처에서 0.15% 하락했다.

달러를 주요 통화 바스켓과 비교한 달러 지수는 99.93로 소폭 상승했으며, 이달 들어서는 약 2.3% 상승해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률을 기록할 흐름이다. 한편 시장 참가자들은 에너지 가격의 ‘상승 지속’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워 연말까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CME의 FedWatch 도구를 통해 산출된 기대치는 연말까지 25bp(0.25%p) 금리 인상 확률을 46%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중동 전쟁 이전에 시장이 예상했던 완화 기대(50bp 이상의 완화 기대)에서 급격히 뒤바뀐 수치다. 이와 함께 영국중앙은행(BoE)과 유럽중앙은행(ECB) 또한 통화긴축을 재고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시장은 타격을 받았고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는 메모에서

“에너지 공급 차질이 더 오래 지속되면 활동에 더 큰 타격을 주어 대부분의 정의에 부합하는 세계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으며 보다 폭넓은 통화긴축 사이클을 촉발할 것”

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시각은 유가 상승이 전 세계 물가와 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미국 국채 금리는 전일 급등 이후 안정세를 보였다. 2년물 금리는 3.9776%였고, 기준물인 10년물 금리는 4.4097%로 소폭 하락했다. 금리와 환율의 동반 변동은 글로벌 자본 흐름과 각국 중앙은행의 정책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용어 설명 및 배경

달러 지수(Dollar Index)는 미 달러화의 대외 가치를 측정하는 지표로, 주요 교역 통화 바스켓에 대한 달러의 가중 평균을 의미한다. 이 지수 상승은 달러 강세를 뜻하며 수입 물가와 글로벌 자금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CME FedWatch는 파생상품 시장의 선물 가격을 바탕으로 연방기금금리(Fed 정책금리)에 대한 시장의 기대 확률을 산출하는 도구다.

안전자산(safe-haven)이란 지정학적 불안, 경기 불확실성 등 시장의 리스크가 커질 때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자산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미 달러, 일본 엔, 스위스 프랑 등이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반대로 호주 달러와 뉴질랜드 달러는 위험자산 성격이 크기 때문에 글로벌 위험선호가 약화될 때 약세를 보이기 쉽다.


시장 영향과 향후 전망(전문가 분석)

단기적으로는 중동 군사적 긴장이 지속되는 한 달러 강세와 미 국채 수익률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 유가 상승이 지속되면 세계적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화돼 중앙은행들이 긴축 기조를 유지하거나 강화할 유인이 커진다. 이에 따라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는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달러 강세는 수입 물가를 통해 각국의 소비자물가를 상승시켜 추가적인 통화긴축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에너지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들의 통화와 실물 경기는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미 금리의 추가 상승은 신흥국 자본 유출과 통화 약세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이는 신흥국의 금융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일부 신흥국은 외환시장 개입이나 보유 외환의 고갈 위험을 겪을 수 있다.
셋째, 유럽과 영국의 통화정책도 영향권에 들면서 국채 수익률의 상승과 국채 가격 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져 투자와 성장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갈등이 단기간 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유가 상승과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외교적 해법이나 군사적 긴장 완화 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빠르게 해소될 경우 자금은 다시 위험자산으로 돌아가며 호주 달러, 뉴질랜드 달러 등 위험통화가 회복될 여지가 있다. 이러한 시나리오 전환 가능성 때문에 포지셔닝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다.

종합하면, 중동 변수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인플레이션 우려금리 상승 기대를 동시에 자극해 달러를 지지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통화와 채권시장에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전개와 에너지 시장의 흐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대응을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