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 로이터 통신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은행(BOJ)은 다음 주 기준금리를 현재의 0.75%에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6월 말까지 정책금리를 1.00%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응답자들이 예상했다.
2026년 3월 11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3월 2일부터 9일까지 진행되었으며, 총 64명의 응답자가 참여했다. 설문에서 모든 응답자(64명)는 3월 19일 예정된 금리 결정을 앞두고 기준금리가 0.75%로 유지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응답자의 다수는 분기 내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중동에서의 전쟁은 원유 가격을 끌어올리며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고, 이는 공급 충격과 경제 성장 둔화 위험을 동시에 안긴다. 일본의 대(對)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다는 점은 고유가와 엔화 약세가 수입물가를 밀어올릴 경우 BOJ가 보다 적극적으로 금리를 올려야 할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원유 시장은 변동성이 큰 상태여서 향후 흐름은 매우 불확실하다.
설문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면, 전체 응답자 중 60%인 62명 응답자 가운데 37명의 이코노미스트가 6월 말까지 정책금리가 1.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월 설문에서의 58%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또한 다음 금리 인상 시기를 특정한 44명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32%가 6월을, 30%가 7월을, 27%가 4월을 지목했다. 이처럼 응답자들의 시점 전망은 분산되어 있어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확신은 크지 않다.
후쿠코쿠상호보험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다카마츠 치유키(Chiyuki Takamatsu)는 “BOJ는 엔화의 추가 약세를 막기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엔화는 전쟁 발발 이후 미 달러 대비 약 1%가량 약세를 보였고, 최근 6개월로 보면 6% 이상 약세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 속도는 완만할 전망
설문 응답자들은 향후 금리 인상의 속도에 대해서는 비교적 느린 흐름을 예상했다. 설문 중간값(median)에 따르면 BOJ가 정책금리를 1.25%로 끌어올리는 시점은 2027년 1분기로, 그다음 1.50%까지 인상하는 시점은 2028년 초로 전망됐다. 이는 단기간의 급격한 긴축보다는 점진적 금리 인상 경로가 예상된다는 의미다.
스미토모미쓰이트러스트자산운용의 수석이코노미스트 후지모토 게이(Kei Fujimoto)는 원유 주도로 인한 물가 상승이 당장 기저(기본) 인플레이션에 즉각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우며, 현재로서는 일시적 변동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 정책에 즉시 반영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BOJ 총재 우에다 카즈오(Kazuo Ueda)는 지난주 국회에서 경제 전망이 실현된다면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중동 전쟁이 글로벌 성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도 경고했다.
새 보드 멤버 합류와 향후 정책
2월 말 일본 정부가 추천한 두 명의 학계 인사들은 시장에서 확장적 통화정책을 선호하는 인사로 평가받았으나, 이들의 합류가 향후 금리 인상 실행을 저해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설문에 응한 이코노미스트 31명 중 58%(18명)는 이들 신규 임명이 향후 금리 인상에 제약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미즈호증권의 선임시장이코노미스트 마츠오 유스케(Yusuke Matsuo)는 “9인 이사회에서 소위 ‘리플레이션(확장) 성향’의 비중이 높지 않아 이들의 표결 행태나 행동은 정책 결정에 직접적 영향을 크게 주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마츠오는 정부의 추천이 다카이치 사나에(Sanae Takaichi) 총리의 확장적 재정정책 성향을 부각시키며 조기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정부의 반대 의사를 드러내는 신호가 된다고 덧붙였다.
응답자 31명 중 과반은 BOJ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뒤처질 위험(being behind the curve)”의 정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 17명(과반)이 ‘위험은 높지도 낮지도 않다’고 답했다. 나머지 응답에서는 19%가 ‘높다’, 16%가 ‘낮다’, 6%가 ‘이미 뒤처졌다’고 응답했다.
주요 수치 요약: 응답자 64명 전원은 3월 19일 금리 동결 전망, 62명 중 37명(60%)은 6월 말까지 금리 1.00% 전망, 다음 인상 시기로는 44명 중 32%가 6월, 30%가 7월, 27%가 4월을 지목. 엔화는 전쟁 발발 이후 달러 대비 약 1% 약세, 6개월 기준 6% 이상 약세.
용어 설명
· BOJ(Bank of Japan): 일본의 중앙은행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기관이다. 주요 정책수단으로는 기준금리 설정과 공개시장조작 등이 있다.
· 정책금리(Policy rate):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에 적용하는 기준 금리로, 시중 금리와 금융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 리플레이션(reflation): 경기 부양과 물가 상승을 촉진하는 정책 성향을 뜻하는 용어로, 통화완화나 재정확대 등을 지지하는 입장을 말한다.
· 뒤처질 위험(being behind the curve): 물가 상승에 대응해 적시에 금리 인상을 하지 못해 통화정책이 늦어진 상태를 가리킨다.
시사점 및 시장 영향 분석
이번 로이터 설문은 단기적으로 BOJ가 즉각적인 추가 긴축에 나서지는 않되, 상반기 내 1.00%까지 점진적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점진적 인상 경로는 다음과 같은 시장·경제적 함의를 갖는다.
첫째, 금리 인상은 엔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엔화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 수출 기업에는 일부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수입물가 측면에서는 부담 완화 효과가 있다. 둘째, 대출 및 채권시장에서는 단기 금리 상승 압력이 가시화되어 은행과 금융기관의 수익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 기업의 투자와 가계의 차입 비용 상승으로 인해 경제성장률에는 하방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일본은 고령화와 수요 둔화 구조적 요인이 존재하므로, 빠른 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 경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
다만 원유 가격의 추가 급등과 엔화의 급락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경우 수입물가 급등 → 실질소비 감소 → 경기 둔화라는 재정·통화정책의 딜레마가 심화될 수 있다. BOJ가 이 경우 정책적 판단을 내릴 때는 물가의 지속성(기저 인플레이션에의 전이 여부)과 세계 성장 둔화 리스크를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설문은 BOJ의 향후 정책 경로가 완만한 긴축 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보여주며, 시장 참여자들은 엔화 환율 동향, 국제 유가 흐름, 그리고 BOJ의 분기별 경제전망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금리 인상 신호에도 불구하고 속도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므로 금융시장 변동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원문: Satoshi Sugiyama, Reut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