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으로 투자자 불안 지속에 유럽 주식 하락

기사: Avinash P

2026년 3월 11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중동 지역에서 12일째 이어지는 전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투자자들이 저울질하면서 유럽 주식시장이 수요일 하락했다. 기업 실적과 관련한 엇갈린 소식들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은 오전 09시27분(GMT) 기준 1% 하락해 600포인트를 기록했으며, 대부분의 주요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STOXX 600은 유럽 전역의 주요 상장기업을 포괄하는 지수로, 유럽 증시 전반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이다.

지역별 지수 중에서는 독일의 DAX가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하며 1.7% 하락했다. 이는 방산업체인 Rheinmetall의 주가가 2025년 매출 성장 전망이 일부 애널리스트의 예상에 못 미치면서 거의 5.9% 급락한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이로 인해 방산 섹터 전체는 약 2.8% 하락했고, 산업 섹터는 2% 정도의 조정을 받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전날의 대규모 폭격에 이어 이란과 공중 충돌을 주고받았고, 이는 지난 화요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일시적 긴장 완화 기대가 형성되면서 STOXX 600이 2025년 4월 이후 최고 상승을 기록했던 흐름과는 대조적이다.

“이란 전쟁이 빠르게 종결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스위스쿼트 은행(Swissquote Bank)의 수석 애널리스트 Ipek Ozkardeskaya는 이같이 말했다.

현 충돌은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을 경유하는 주요 해상 운송로를 교란시키고 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석유 무역의 약 5분의 1을 운송하는 요지로, 운송 차질은 국제 유가 상승을 초래하고 가격 충격 가능성을 높이며, 이는 STOXX 600이 2월 말 사상 최고치에서 5% 이상 하락한 배경 중 하나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 결정자들은 유로존의 둔화된 성장과 인플레이션 재부상 가능성이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 LSEG의 데이터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점화되면서 올해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보는 베팅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갈등 발생 이전의 소폭 금리 인하 기대와는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ECB 정책위원회 위원Joachim Nagel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으로 연료비가 더 비싸져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유로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면 ECB는 신속하고 단호하게 움직일 것”

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Citigroup)의 유럽 주식 전략가 Beata Manthey는 공급망 리스크를 지적하며, 원자재 흐름의 차질이 특정 업종의 생산비와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Manthey는 메모에서

“일부 업종의 헤지(hedging) 관행이 단기적으로는 최근의 원자재 가격 상승을 상쇄할 수 있지만, 투입 가격이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마진 방어는 어려울 수 있다”

고 밝혔다.

바클레이즈(Barclays)는 유가가 배럴당 약 $100 근처를 유지할 경우 STOXX 600이 약 550포인트 수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전망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지수 전반에 미치는 하방 압력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사례다.

개별 종목에서는 독일의 의료장비업체 Gerresheimer가 경영 거래에 대한 조사로 2025년 재무제표 발표를 6월로 연기한다고 밝힌 뒤 9.2% 급락했다. 보험사 Legal & General의 주가도 연간 이익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5% 하락했다.

반면 건설 그룹 Balfour Beatty는 2026년 영업이익이 고일률의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며 주가가 7.3% 급등했다. 이는 업종 내에서 견조한 수익성 개선 기대가 반영된 사례로 해석된다.

거시 지표 측면에서는 유로존에서 가장 큰 경제국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로 다소 완화됐다. 시장의 관심은 이날 늦게 발표될 예정인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와 함께 유럽중앙은행 총재 크리스틴 라가르드(Christine Lagarde), 부총재 Luis de Guindos, 이사 Isabel Schnabel의 발언으로 이동하고 있다.


용어 설명

STOXX 600: 유럽 주요 상장기업 600개의 시가총액을 가중평균해 산출하는 범유럽 주가지수로, 유럽 증시 전반의 동향을 보여주는 대표 지표이다.

DAX: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의 주요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 독일 주식시장의 흐름을 반영한다.

호르무즈 해협(Strait of Hormuz): 페르시아만(Gulf)과 오만만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해협으로 세계 원유 수송에 중요한 해상 통로이다. 이 해협의 교란은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LSEG: 런던증권거래소그룹(London Stock Exchange Group)의 약칭으로, 금융 데이터와 시장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전문적 분석 및 전망

현재의 지정학적 긴장과 원자재 흐름의 차질은 단기적으로 유럽 증시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해상 운송로 교란으로 인한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은 생산비용과 물류비를 밀어 올려 기업 마진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 특히 방산, 산업, 물류 관련 업종은 수요·공급 충격과 함께 수익성 측면에서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재상승할 경우 ECB는 금융완화 기조를 전환해 금리를 올리는 쪽으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금리 인상은 성장 둔화 우려를 더욱 부각시켜 주식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되고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면, 성장과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가 회복돼 증시가 반등할 여지도 남아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망의 재편과 기업들의 헤지 전략, 에너지 전환 움직임이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단기 충격이 잦아들 경우 방산 관련주와 같이 일시적 수급 요인에 의한 반등이 나타날 수 있으나, 기초적인 수요·공급 구조와 통화정책의 방향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투자자 관점에서 핵심 점검 포인트는 유가의 추이,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주요 해운로의 안정성, ECB 및 주요 중앙은행의 정책 방향, 그리고 분기별 기업 실적 전망이다. 이러한 지표들이 결합해 향후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결정할 것이며, 이는 섹터별·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