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자립으로 가는 길” — DeepSeek UE8M0 발표에 기술주 급등

[베이징] 중국 인공지능(AI) 생태계가 새로운 부동소수점(FP) 표준UE8M0’의 등장으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DeepSeek가 도입한 이 표준은 국산(國産) 반도체와의 호환성 강화를 목표로 하며, 발표 직후 중국 기술주 전반의 랠리를 촉발했다.

2025년 8월 31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이번 움직임을 “머지않아 출시될 국산 AI 칩과의 생태계 정렬을 겨냥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UBS 애널리스트들은 “해당 표준이 곧바로 미국 GPU(그래픽처리장치) 업체들을 능가하겠다는 선언은 아니”라면서도, 중국이 AI 자립(Self-Sufficiency)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UBS는 보고서에서 “DeepSeek의 새로운 ‘V3.1’ AI 모델은 기존 DeepSeek-V3와 DeepSeek-R1의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라고 설명했다. 해당 모델은 8월 21일 공개됐으며, 연산 형식을 기존 FP16·FP32 대신 FP8 기반 UE8M0로 전환한 점이 특징이다. UBS는 이를 두고 “혁명적이라기보다는 진화적 선택”이라면서도, 국내 칩과의 호환성을 근본적으로 염두에 둔 ‘급진적 포맷’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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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소수점(FP) 표준이란?

AI 모델은 수많은 행렬 계산을 수행한다. 이때 ‘부동소수점 표준’은 데이터를 저장·계산하는 수학적 언어다. 숫자를 얼마나 세밀하게 표현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정확도·속도·에너지 효율이 모두 여기에 좌우된다. 예컨대 지수부 5비트·가수부 3비트로 이뤄진 FP8은 FP16(반정밀도)·FP32(단정밀도)보다 속도가 빠르고 메모리를 덜 차지하지만, 세밀함이 떨어진다.

UBS는 “FP8은 ‘가성비’가 중요한 차세대·경량 모델들 사이에서 가장 선호되는 선택지”라고 평가했다. 미국 엔비디아·AMD 등 주요 GPU 업체들은 이미 FP8 연산을 지원한다. 반면 중국 내 표준화는 아직 초기 단계다. 따라서 DeepSeek의 오픈소스·소프트웨어-퍼스트 전략국내 AI 생태계 조성에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글로벌 주요 IT 주소가능시장(‘TAM’)의 약 20~25%를 차지합니다. 더구나 AI 컴퓨트 지출은 전체 AI CAPEX의 60%에 달합니다.” — UBS 애널리스트 보고서

보고서는 이러한 수치를 근거로, 중장기적으로 중국 내부 수요만으로도 대규모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반응과 투자 전략

UBS는 이번 발표가 단기적으로 미국 기술주를 위협할 ‘충격 변수’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변동성이 큰 기술주 시장에서 ‘반도체–소프트웨어–인터넷’ 3대 섹터에 균형 있게 투자하라는 전략을 제시하며, “이러한 이니셔티브는 AI 자립으로 가는 통로”라는 시각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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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본 추가 관전 포인트*

* 본 단락은 기자의 전문적 분석이며, 기사 본문에서 언급되지 않은 수치·사실은 포함하지 않았다.
첫째, 칩 설계-제조-소프트웨어 스택을 한 국가 안에서 닫힌 고리로 완결할 수 있느냐가 AI 자립의 핵심이다. 둘째, FP8이 대세로 굳어진다고 해도, 초정밀 과학 연구·금융 모델링 등에서는 여전히 FP16·FP32가 요구된다. 즉 중국 업체들은 ‘폭이 아닌 깊이’ 측면의 기술력도 병행 개발해야 한다. 셋째, 오픈소스 전략은 커뮤니티 확대에 유리하지만, 동시에 IP(지적재산권) 보호라는 난제를 남긴다.

향후 관전해야 할 변수로는 ① 국산 GPU 출시에 따른 실제 성능 검증, ② 정부의 정책·보조금 방향, ③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이 꼽힌다. 이러한 요소들은 UE8M0 기반 생태계가 ‘실험’에 머무를지, 산업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정리

결국 DeepSeek의 UE8M0 발표는 ‘미·중 기술 패권’이라는 거시 담론 속에서 중국 내재화 전략의 숨은 퍼즐 한 조각을 맞춘 셈이다. UBS 보고서가 지적하듯, 이는 기술 우위 선포가 아닌 생태계 정렬이라는 점에서 현실적이며, 동시에 중국이 추구해온 ‘자급자족형 AI 인프라’에 속도를 붙일 카드로 평가된다.

단기 주가 급등 뒤에는 언제나 변동성이 따르지만, FP8 표준 확산국산 칩 상용화라는 중장기 테마는 투자자·업계 모두가 주목해야 할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