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반도체 수요, 2025년 395억 달러…공급은 370억 달러에 그쳐 25억 달러 부족 전망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2025년 395억 달러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같은 해 실제 공급 규모는 370억 달러에 머물러 약 25억 달러의 공급 격차가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25년 7월 2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증권사 번스타인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하며 “공급 부족 문제는 미국의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수출 규제 완화에도 여전한 ‘공급 공백’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NVIDIA H20 GPU(그래픽처리장치) 대중국 수출을 올해 재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AI 반도체 수급 불균형은 지속될 것으로 평가됐다. H20은 원래 229억 달러 규모가 중국에 공급될 예정이었으나, 2025년 4월 발효된 수출 통제로 약 168억 달러의 매출이 사라졌다.

GPU image

규제 완화 이후 엔비디아는 연말까지 약 105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B30 신형 칩이 9월부터 출하되면서 추가 28억 달러 수익이 예상된다. 반면 AMD는 같은 기간 10억 달러 수준을 공급할 것으로 추정됐고, 중국 로컬 업체는 규제 기간 확보한 15억 달러의 매출을 그대로 유지할 전망이다.


수급 전망의 변화와 생산 병목

규제 이전 중국 AI 반도체 공급 부족액은 126억 달러로 추계됐으나, 이번 전망에선 해당 격차가 25억 달러로 대폭 축소됐다. 그럼에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캐파 부족첨단 패키징 기술(CoWoSChip-on-Wafer-on-Substrate) 병목 현상이 여전히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CoWoS는 고성능 AI 칩을 만들 때 필수적인 3D 패키징 공정이지만, 관련 설비가 한정돼 있어 선두 기업조차 원하는 물량을 확보하기 어렵다.” — 번스타인 리포트


빅테크 수요 집중…중국 업체 점유율 급상승

2024년 기준 바이트댄스·텐센트·알리바바·바이두가 H20 칩 전체 수요의 80% 이상을 차지했으며, 2025년에도 지배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규제 전, 바이트댄스와 텐센트의 합산 주문량은 80만 개에 달했다.

시장 국산화율은 2023년 17%에서 2027년 55%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2024년 66% → 2025년 54%로 떨어지는 반면, 화웨이는 23% → 28%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AI 가속기 시장은 2024년 대비 두 배로 성장해 2025년 360억 달러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화웨이 Ascend 910C, ‘추론’ 영역에서 존재감 확대

화웨이는 올해 Ascend 910C 칩을 35만 개 출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능 면에서 엔비디아의 H100에는 다소 뒤처지지만, 추론(inference) 작업에선 점차 경쟁 우위를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국산 칩은 처리량·소프트웨어 호환성에서 아직 한계를 보이고 있으며, 이 격차를 메우기 위해 관련 생태계 투자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막대한 설비 투자와 정부 지원

보고서는 2025년 중국의 AI 관련 자본지출(CapEx)이 910억 달러에 달하고, 이 가운데 380억 달러가 국산 AI 칩 구매에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기업별로는 알리바바가 3년간 3,800억 위안(530억 달러)을 투입하고, 바이트댄스는 1,500억 위안(206억 달러)을 배정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대규모다. 1,380억 달러 규모 국가 벤처펀드82억 달러의 AI 전용 투자 프로그램이 이미 가동 중이다.


국산 업체 성장률, 해외 경쟁사 대비 ‘세 배’

번스타인은 2027년까지 중국 로컬 반도체 업체가 연평균 112%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해외 공급사의 36%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국산화·자주화 전략이 가시화되면 장기적으로는 해외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급격히 낮아질 전망이다.


용어 설명 및 시장 의미

GPU(Graphics Processing Unit)는 원래 그래픽 연산용 칩이지만, 병렬 연산에 최적화돼 AI 학습·추론(Training·Inference)에 널리 쓰인다. CoWoS는 칩과 웨이퍼를 적층해 고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높이는 3차원 패키징 기술이다. Inference는 학습된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으로, 대규모 AI 모델 배포에서 핵심 단계다.

전문가 시각: 미·중 기술 경쟁이 완화되더라도, 첨단 패키징과 소프트웨어 생태계라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남아 있는 한 중국이 단기간에 완전한 자급자족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데이터 센터·클라우드 수요 폭발과 정부 지원이 결합돼 중국 로컬 생태계 성장 속도는 해외 투자자들의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