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중국의 11월 신축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 상승폭을 키운 반면, 이차(중고) 주택 시장의 매매가격은 낙폭을 확대하며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위기를 겪는 중국 주택시장이 아직 바닥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신호라는 평가다. 이번 결과는 월요일 공개된 민간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2025년 12월 1일, 본지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대형 부동산 연구기관인 차이나 인덱스 아카데미(China Index Academy, CIA)는 11월 신축주택 가격이 전월 대비MoM 0.37% 상승해 10월의 0.28% 상승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반면 같은 기간 이차 시장(중고주택)의 재판매 가격은 전월 대비MoM 0.94% 하락해, 10월의 0.84% 하락보다 낙폭이 커졌다. 신축의 강세와 기존주의 약세가 동시에 뚜렷해지는 가격 분화가 11월에도 지속된 셈이다.
차이나 인덱스 아카데미는 연말을 앞두고 이차 시장에 매물(리스팅) 물량이 많고, 구매자 기대가 위축돼 있어 가격에 대한 하방 압력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부동산 부문은 2021년 강화된 금융 규제로 인해 유동성 경색이 촉발된 이후 장기간 충격을 받아왔다. 그 결과, 다수의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졌다고 알려져 왔다. 이러한 신용 경색의 후유증은 프로젝트 자금 조달, 공사 진행, 인도(handover) 등 전 과정에 걸쳐 시장 신뢰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해당 시장의 안정화는 가계 소비를 뒷받침하고, 정부 주도 인프라 투자 및 수출에 대한 경제의 과도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거시경제 차원의 의미가 있다. 특히 미국의 통상정책에 따른 수출 제약이 이어지는 가운데, 내수 회복을 견인할 주택시장 안정의 역할은 더 커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당국은 2024년 하반기에 걸쳐 부동산 부문을 지원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내놓았지만, 2025년 들어서는 대규모의 새로운 경기부양은 보류돼 있다고 평가된다. 이는 재정 여력, 금융안정, 그리고 구조개혁의 균형을 고려한 신중한 기조로 해석된다.
차이나 인덱스 아카데미는 단기 정책 방향으로 주택 구매 제한 완화, 거래 비용 인하, 도시촌 재개발(urban village redevelopment) 사업 가속화 등을 통해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즉각적인 수요 환기와 거래 활성화를 촉진해, 시장의 연착륙을 도모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핵심 수치로 본 11월Key Metrics
• 신축주택 가격 전월 대비MoM +0.37% (10월: +0.28%)
• 이차(중고)주택 가격 전월 대비MoM -0.94% (10월: -0.84%)
해석: 신축 가격의 상승폭 확대는 공급자 측의 가격 정책과 분양 여건이 상대적으로 지지를 받았음을 시사한다. 반면, 이차 시장의 낙폭 확대는 매물 누적과 수요 심리의 약세가 맞물려 형성된 것으로, 시장 저점 확인이 지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단기적으로 거래량 회복과 가격 안정 간의 균형이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용어로 읽는 중국 주택시장
이차(중고) 주택 시장은 개인 간 거래가 주를 이루는 기존주택 매매 영역을 뜻한다. 통상 신규 분양(주로 개발업자-구매자 간 거래) 대비 매물 조정 속도가 빠르고, 가격이 수요·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반대로 신축 시장은 분양 시점, 재고 구조, 개발사의 판촉과 금융조건 등에 의해 단기적 지지를 받을 수 있어, 경기 하강 국면에서 가격 경로가 엇갈리는 현상이 자주 관찰된다.
유동성 경색은 기업이 상환·운영에 필요한 현금흐름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중국 개발업체의 경우 2021년 이후 차입 관리 강화로 자금 조달이 경색되며, 일부 기업은 채무불이행에 직면했다. 이는 공사 지연, 미완공 리스크, 소비자 신뢰 저하로 이어져 수요 위축을 심화시킬 수 있다.
도시촌 재개발은 대도시 내 낙후된 도시형 촌락 지역을 정비·개발하는 프로젝트로, 공급 구조 개선과 주거 환경 개선을 동시에 노린다. 사업 속도 가속은 투자와 고용을 동반할 수 있어, 내수 진작 관점에서도 주목받는다. 다만, 재개발은 재원 조달과 수요 창출 간 균형, 그리고 공급 시차 관리가 관건이다.
정책 관전 포인트
• 주택 구매 제한 완화: 일부 도시에서의 구매 자격과 대출 요건 조정은 실수요 유입을 촉진할 수 있다. 다만, 지역별 수급과 소득 대비 주택가격 격차를 고려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 거래 비용 인하: 취득·등록·중개 등 거래비용 절감은 회전율을 높여 이차 시장의 가격 경직성을 완화할 수 있다.
• 재개발 가속화: 공급의 질 개선과 구도심 활력 회복에 기여하되, 과잉공급이나 부채 누증 리스크를 경계해야 한다.
종합: 신축 가격의 완만한 회복과 이차 시장의 하방 강화라는 엇갈린 흐름은 중국 주택시장이 여전히 조정 국면에 있음을 시사한다. 당분간은 정책 미세조정과 지역별 차등 대응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며, 수요 회복과 신뢰 정상화의 속도가 가격 안정 경로를 좌우할 전망이다. 이번 차이나 인덱스 아카데미 조사에서 제시된 지표들은 시장 저점 확인이 지연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 주며, 정책의 정밀 타게팅과 시간의 축적이 필요하다는 점을 부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