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지배력의 균열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희토류 산업의 장기적 지형 변화

요약

최근 로이터·인베스팅닷컴 등을 통해 공개된 포드의 희토류 자석 공급 차질인도의 희토류 개발 추진 뉴스는 글로벌 희토류 시장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본 칼럼에서는 중국의 공급 지배 구조 현황, 주요 소비국들의 대체 공급망 구축 전략, 국내·외 정책 흐름, 기술적 대응 방안 등을 종합해 향후 1년을 넘어 5년, 10년 차원에서 희토류 산업이 어떻게 재편될지 전망한다.


1. 희토류의 전략적 중요성

희토류 원소(REEs: Rare Earth Elements)는 전기차 모터·풍력 터빈·스마트폰·방위산업 등 첨단 산업 전반에 필수적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기차 1대에 사용되는 네오디뮴(Nd)·프라세오디뮴(Pr) 함량은 평균 1.2kg 이상이며, 이는 향후 전기차 보급 확대와 더불어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 1. 주요 전력기기별 희토류 수요량

제품 희토류 종류 1개당 사용량(kg)
전기차 모터 Nd, Pr 1.2–1.5
풍력 터빈 Dy, Tb 0.8–1.0
하드디스크 Nd, Pr 0.1–0.2

2. 중국의 공급 지배 구조

현재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약 60%, 정제·가공 능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3년 이후 점진적 수출 통제를 도입하며 서방 제조업체의 원료 확보를 어렵게 만들었다. 특히 2025년 4월 시행된 신규 수출허가 규정은 자동차·방위·가전 분야 공급에 직격탄을 날렸다.

“중국은 단순히 광산만 보유한 것이 아니다. 최종 정제·합금화 과정을 거의 독점하며 글로벌 밸류체인의 핵심 단계를 지배한다.”
– 미 에너지부 산하 국가광물안보센터 보고서 중

3. 주요 소비국의 대체 공급망 전략

3.1 미국의 희토류 리쇼어링과 IRA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희토류 채굴·정제·재활용 기업에 30~40% 세액공제·보조금을 지급한다. 2024년 미 국방부는 국방용 희토류 전용 추출 시설에 5억 달러를 투입했으며, 2026년까지 온쇼어(자국 내) 정제 능력을 25%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 2025년 동부 몬태나주 Lynas Rare Earths 프로젝트 착공
  • 2026년 말 MP Materials 정제 공장 본격 가동
  • 2027년까지 연간 NdPr 3천 톤 생산 목표

3.2 EU의 ‘중요원자재법(CRM)’

유럽연합은 2023년 도입한 중요원자재법을 통해 희토류 재활용·순환경제 강화를 추진한다. 2025년까지 배터리 리사이클링 역량을 150MW 규모로 확대하고, 자체 광산 개발펀드 15억 유로를 조성해 북유럽·아프리카 신규 프로젝트에 투자 중이다.

3.3 인도의 잠재력과 과제

CNBC 보도에 따르면, 인도는 690만 톤의 희토류 매장량(세계 3위)과 해안 모래 매장량 35%를 바탕으로 국영기업 India Rare Earths를 통해 원광 채굴부터 정제까지 수직통합을 추진중이다.

  • 2025년 초 제1단계 채굴 시범 사업 착수
  • 2026년 정제 공장 파일럿 라인 가동
  • 2030년까지 연간 NdPr 5천 톤 공급 목표

4. 공급망 리스크와 가격 전망

최근 포드는 희토류 자석 공급 지연으로 인해 신차 생산 일정 연기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광물평가기구(UBS)는 중국 이외 지역 공급 비중이 2025년 10%→2030년 25%로 증가해도 중장기 가격 안정까지는 5~7년가량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격 변동 전망

  • 2025년 평균 NdPr: 70,000 USD/톤
  • 2027년 예상: 65,000–75,000 USD/톤 (공급 재편 불확실성 내재)
  • 2030년 예상: 55,000–65,000 USD/톤 (리쇼어링·재활용 확대 반영)

5. 기술적 대응 방안

중국 외 대체 전략과 함께 희토류 대체 및 재활용 연구도 활발하다.

  • 영국 Cambridge 대학: NdPr 대체 영구자석 연구
  • 미 MIT·LG화학: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신공정 개발
  • EU Horizon 2025: 희토류 리커버리 기술 펀드 1억 유로 지원

6. 장기적 산업 지형 변화 전망

  1. 공급 다변화 가속: 미국·EU·인도·호주 등 비중 확대 → 중국 의존도 2030년 50% 이하로 하락
  2. 중국 내 재편: 종국적으로 중국 기업은 완제품 제조에 집중, 원료 채굴·정제는 해외 파트너사와 합작 확대
  3. 수요 관리: 차량·풍력·전자산업의 친환경 정책 강화 → 희토류 소비효율 개선 및 재활용률 30% 이상 상승
  4. 신규 기술 부상: 영구자석 대체 소재 개발로 희토류 특정 원소 의존도 축소

7. 결론 및 제언

글로벌 희토류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산업 정책 경쟁의 중심에 서 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 쏠림 현상이 지속되나, 5년 내 다변화·재활용 확대 흐름이 본궤도에 올 것이다. 우리 기업·정부는 다음 사항을 중점 추진해야 한다.

  • 국내 전략광물법 제정으로 희토류 채굴·정제 투자 유인 강화
  • 국제 협력 강화: 한·미·EU·일본 간 R&D 컨소시엄 구축
  • 재활용 인프라 확충: 배터리·전자 폐기물 회수율 80% 이상 목표
  • 대체 자성재료 연구 가속: 범부처 기술로드맵 수립

이러한 종합 해법을 통해 한국은 희토류 공급망 재편의 메가트렌드 수혜자가 될 수 있으며, 글로벌 산업 경쟁력도 대폭 강화될 것이다.


글. 김경제 데이터연구소장·경제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