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희토류 수출 제한이 미국 전기차 산업의 장기 공급망 재편을 촉발하다
2025년 6월, 중국 정부가 자국 내 희토류 수출 면허를 선택적으로 부여하며 테슬라를 제외한 주요 완성차 업체들에만 허가를 내주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희토류는 전기차 모터와 배터리, 각종 첨단 장비에 필수적인 핵심 소재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전기차(EV) 시장의 장기적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 희토류 시장의 현황과 중국의 지배력
세계 희토류 공급의 약 60~70%는 중국이 장악하고 있다. 주요 원소인 네오디뮴(Neodymium, Nd), 프라세오디뮴(Praseodymium, Pr), 디스프로슘(Dysprosium, Dy) 등은 영구자석 및 고성능 모터의 핵심 재료로, 전기차의 성능·효율을 좌우한다.
구분 | 중국 점유율(생산) | 주요 비중 |
---|---|---|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 85% | EV 모터용 자석 |
디스프로슘 | 90% | 고온 특성 유지 |
기타 희토류 | 70~80% | 배터리·촉매 |
중국이 지난해부터 전략 물자로 지정해 민감한 수출 관리 정책을 강화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 안보 리스크: 첨단 군사장비에도 쓰이는 희토류를 통제함으로써 대외 협상력을 유지
- 산업 육성: 국내 희토류 가공·정련 기업 보호 및 업종 경쟁력 강화
- 외교 카드: 미국·유럽·일본·한국 등 주요 소비국을 상대로 무역·외교 협상 leverage 확보
2. 미국 EV 산업에 미치는 단기·중기 충격
이번 면허 부여 차별 조치는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전기차 업체들에게 즉각적인 생산 차질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 테슬라 모델 3·Y, S 등 라인업의 모터 생산 지연
- GM·포드·스텔란티스 등 미국 빅3 완성차 업체의 희토류 재고 확보 경쟁 가속
- EV 배터리 제조사 파나소닉·LG에너지솔루션·삼성SDI 등과의 롱텀 계약 재협상 압박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전기차 모터용 희토류 재고 일수는 평균 2개월에 불과하다. 중국의 수출 중단·제한 조치가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미국 내 전기차 생산량은 최대 15~20% 감소할 수 있다.
단기적 시장 반응
희토류 가격은 조치 발표 직후 일주일 만에 네오디뮴 가격이 톤당 60% 급등, 디스프로슘이 45% 상승하였다. 이에 따라 전기차 업체의 주가에도 변동성이 확대되었으며, 대표적인 희토류 채굴·정련사인 MP Materials(NYSE:MP)와 LynasRareEarths(ASX:LYC)는 각각 30%, 25% 급등했다.
3. 장기적 영향 및 공급망 재편 시나리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은 아래와 같은 구조적 변화를 거칠 전망이다.
3.1 다변화 전략 가속
미국·유럽·일본 등은 자국 내 또는 우호국을 통한 희토류 채굴·정련 프로젝트에 적극 투자할 것이다. 주요 후보지로는 아래 국가들이 꼽힌다.
- 호주: Lynas Corporation 운영, 연 2만톤 규모 정련시설
- 미국(캘리포니아): MP Materials 소유 Mountain Pass 광산
- 캐나다: 여러 탐사기업이 신규광산 승인 대기 중
- 베트남·미얀마: 동남아 신규 광구 개발 협약 진행
재생(리사이클링) 사업도 산업 수요 증가로 수익성이 높아질 것이다. 미국의 Energy Fuels 등 몇몇 업체가 폐전자제품·폐배터리를 활용한 희토류 회수 기술을 개발 중이다.
3.2 기술 혁신 및 대체 소재 개발
전기차 모터 자석에 필요한 네오디뮴·디스프로슘 함량을 줄이거나 철계(Fe-based) 자석, 알루미늄·니오븀 계열 대체 소재 연구 개발이 가속화된다. 이미 테슬라 내부 연구진과 미 국립 연구소(NREL)는 희토류 비함유 영구자석 프로토타입을 실험 중이다.
3.3 글로벌 전략 동맹 강화
미국은 유럽연합, 일본, 호주, 인도 등과 희토류 공급망 안보 협의체를 결성하여 중국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핵심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4. 산업별 주요 투자 아이디어
공급망 재편 국면에서 주목할 만한 업종·종목은 아래와 같다.
섹터 | 기업/종목 | 전략 포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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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굴·정련 | MP Materials (NYSE:MP) | 미국 유일 규모 희토류 광산 보유, CAPEX 확대 수혜 |
다변화 | Lynas Corporation (ASX:LYC) | 호주·말레이시아 정련사업, 미국 진출 추진 |
리사이클링 | Energy Fuels (NYSE:UUUU) | 방사성 우라늄 폐기물 활용 희토류 분리 기술 |
소재 혁신 | Quantumscape (NYSE:QS) | 고체 전해질과 희토류 저감 자석 연구 협력 |
5. 정책·규제·지속가능성 고려사항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와 시간·환경 규제 완화가 필수다. 미국 의회는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에 희토류 프로젝트 인센티브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연방정부의 환경 규제 완화와 동시에 원주민 토지권 협상이 중요한 변수로 부상할 것이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에서는 신규 희토류 채굴이 생태계 파괴 우려를 일으킬 수 있다. 기업들은 탄소배출 저감, 수자원 관리, 커뮤니티 공헌 계획을 충실히 이행해야 장기적 사회적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다.
6. 이중석 칼럼니스트의 전문적 통찰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는 단순한 무역 갈등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21세기 산업 패권 경쟁 속에서 핵심 공급망이 얼마나脆弱(취약)한지를 드러낸 사건이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제 희토류 자급자족과 전략적 비축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 단기적으로는 기존 업체들과의 재고 확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재무·조달 전략 마련
- 중장기적으로는 다변화된 공급망과 대체 소재 R&D를 통해 경쟁력 우위를 확보
- ESG·환경 규제를 충족하면서도 비용 효율적인 채굴·정련 프로젝트 추진
- 글로벌 전략 동맹을 활용한 공동 투자 플랫폼 및 시장 개척
투자자들은 희토류 시장의 변동성을 이해하고, 주식 포트폴리오에 채굴·정련·소재·리사이클링 관련 종목을 적절히 배분해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 특히, IRA 인센티브 혜택 기업과 실제 생산능력(Capacity)을 보유한 업체를 구분해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이번 공급망 재편은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자본을 집중할 수 있는 플레이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이 재구조화되며, 희토류 기반 신산업이 탄생할 기회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