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텔체인 아투어, 홍콩서 이차 상장 추진…미국 상장 중국 기업의 ‘탈미’ 흐름 가속

중국 중견 호텔기업 아투어 라이프스타일 홀딩스(Atour Lifestyle Holdings, NASDAQ: ATAT)홍콩증권거래소(HKEX)에서 이차 상장(secondary listing)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자본시장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듀얼 리스트’ 전략을 강화하는 흐름과 맞물려 주목받는다.

2025년 8월 6일, 인베스팅닷컴이 블룸버그 통신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상하이에 본사를 둔 아투어는 현재 복수의 금융자문사와 협의하며 수억 달러 규모의 신주 발행주주 지분 매각 옵션을 함께 따져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의는 초기 단계이며, 발행 규모·가격·시점 등 세부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아투어는 2022년 나스닥 글로벌 셀렉트 마켓에 데뷔해 1,600여 개 호텔 네트워크를 앞세워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상장 직후 미국예탁주식(ADR) 가격이 세 배 이상 상승하면서, 현재 시가총액은 약 48억 달러(한화 약 6조3,0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HFCAA 리스크와 ‘중국 ADR’의 구조적 한계

홍콩행을 서두르는 배경에는 미국 의회가 2020년 제정한 ‘외국기업책임법(HFCAA, 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ntable Act)’이 자리한다. 해당 법은 외국 상장사가 감사 투명성 기준을 일정 기간 충족하지 못하면 강제 상장폐지 절차를 밟도록 규정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집권 시절 이 법의 이행 점검을 지시하면서, 중국계 기업들은 잠재적 ‘디리스팅(상장폐지) 리스크’를 실질적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투어의 이번 계획은 헤사이 그룹(NASDAQ: HSAI)포니AI(NASDAQ: PONY) 등 최근 듀얼 상장을 모색한 동종 기업들의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전문가들은 “홍콩 증시는 중국 본토 투자자 접근성이 높고, 위안화 연계 자금 조달이 용이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용어 해설: ADR·듀얼 상장이란?

ADR(미국예탁주식)은 해외 기업 주식을 미국 투자자들이 쉽게 매매할 수 있도록 예탁기관이 발행한 증권을 말한다. 하지만 본국 규제나 회계 기준과 달라 감사 자료 제출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꾸준하다. 듀얼 상장은 동일 종목을 두 개 이상의 거래소에 동시 상장해 유동성·투자자 기반을 넓히는 전략이다.


시장 전망과 분석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아투어가 홍콩 시장에서 수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면 신규 호텔 개발, 스마트 운영 시스템 고도화 등에 투자를 늘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중국 내수 회복세와 관광 붐이 맞물리면 객실 가동률 또한 추가 개선이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다만, 미국·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금리 변동성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특히 위안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달러화 조달 부담과 현지 통화 환산손이 실적에 미칠 영향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전문가 의견

“홍콩 이차 상장은 디리스팅 불확실성을 완충해주지만,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미·중 감시 체계가 동시에 강화되는 상황에서,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는 근본적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 베이징 소재 자산운용사 포트폴리오 매니저

또 다른 애널리스트는 “아투어의 확장 전략이 성공하려면 브랜드 다양화중국 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홍콩 시장에서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도 장기적으로 유지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세부 공시가 이뤄질 경우, 주당 공모가와 할당 지분 규모를 둘러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업계는 홍콩증권거래소 심사 속도와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의 자본 유출입 규제 방향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