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선도기업 포니.ai(Pony.ai)와 위라이드(WeRide)가 홍콩 증시 동시 데뷔를 맞았지만, 첫 거래에서 주가가 각각 12%대와 8% 내외로 하락하며 약세로 출발했다. 두 기업은 이미 미국 상장을 보유한 상태에서 이중상장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다.
2025년 11월 6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포니.ai(PONY)와 위라이드(WRD)는 홍콩기업공개(IPO)에서 각각 67억1,000만 홍콩달러(약 미화 8억6,000만 달러)와 23억9,000만 홍콩달러를 조달했다. 그러나 거래 개시 직후 포니.ai 주가가 12% 이상 급락했고, 경쟁사 위라이드도 약 8% 하락하며 약세를 보였다다.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확대되는 추세다. 두 기업은 중국 내 바이두9888-HK의 로보택시 서비스 아폴로 고(Apollo Go)와, 미국 알파벳GOOGL의 웨이모(Waymo) 등 대형 경쟁자를 추격한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다.
두 회사의 본사는 중국 광저우에 있다. 기업 측은 이번 공모 자금을 사업 확장(scale-up)과 레벨 4(Level 4)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레벨 4는 특정 환경·조건에서 인간의 감독이나 개입이 불필요한 고도 자율주행을 뜻하는 국제적 분류 기준이다다.
위라이드의 쉬한(한) 토니 쉬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달 자금이 인공지능(AI) 역량 강화와 데이터센터 용량 확대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다.
두 기업의 홍콩 상장은 중국 외 지역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중국 내 일부 도시에서 이미 완전 무인 로보택시 시범 운영을 시작한 가운데, 해외 진출을 통해 사업 기반을 넓히려는 시도다다.
신규 진출 권역에는 중동, 유럽, 그리고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가 포함된다. 다만 이들 지역 대부분에서는 아직 전면 운영에 필요한 규제 승인을 받지 못했으며, 현지 당국의 허가 과정이 관건이다다.
미국 시장에서는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우버UBER와의 플랫폼 파트너십을 통해 규제 승인 이후 로보택시 배치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승차호출 네트워크를 활용한 상용화의 관문으로 꼽힌다다.
다만 규제 역풍도 뚜렷하다. 미국 정부는 올해 초 커넥티드카(Connected Vehicle) 공급망 보안을 명분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포함한 차량 내 중국산 기술의 사용을 사실상 금지하는 최종 규정을 확정했다. 이 조치는 중국계 자율주행 기업의 미국 내 사업 전개에 중대한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다.
“전 세계 시장의 불확실성과, 포니나 위라이드가 미국 시장 진입을 시도할 때 따를 강도 높은 심사를 고려하면, 이중상장은 상당 부분 리스크 완화 전략이다.” — 투 리(Tu Le), 시노 오토 인사이츠(Sino Auto Insights) 창업자 겸 매니징 디렉터
그는 또 “이번 상장은 대규모 자본 소요에 대한 인정이자, 미국 외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지지 신호”라고 평가했다.
홍콩 IPO 전환의 가속
포니.ai와 위라이드의 맞대결 상장은, 중국계 기업들이 홍콩에서 이중상장을 모색하는 최근 흐름을 상징한다. 2025년 들어 홍콩 IPO 시장이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와도 맞물린다다.
두 기업은 10월 중순 홍콩 규제 당국으로부터 이중상장 승인을 받았다. 이는 아시아 중심의 투자자 풀이 형성된 홍콩에서의 자금 접근성을 높이는 조치로 해석된다다.
“홍콩거래소 입장에서는, 동시 상장을 통해 아시아 중심 테크 기업의 허브라는 투자자 인식을 강화할 수 있다.” — 롤프 벌크(Rolf Bulk), 뉴스트리트리서치(New Street Research)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
배터리 대기업 CATL은 5월 홍콩 세컨더리 상장을 마치며 52억 달러를 조달, 올해 들어 전 세계 최대 규모 IPO 기록을 세웠다. 이는 홍콩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 선례로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다.
이 같은 흐름은 지정학적 긴장과 미국 내 규제 불확실성 속에서 부각되고 있다. 중국계 테크 기업에게 홍콩은 지역 자본과의 접점을 넓히는 실용적 대안으로 부상하는 양상이다다.
뉴스트리트리서치의 벌크는 “포니.ai(PONY)와 위라이드(WRD)의 홍콩 상장은 아시아 자본 접근과 중국 및 역내 존재감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만 서방 시장에서의 기술 스택 진전이나 규제 승인을 촉진하진 못할 것이다. 오히려 홍콩 세컨더리 상장이 서방 규제 승인에는 추가 부담이 될 소지도 있다”고 진단했다.
상장은 또한 중국 내 바이두 ‘아폴로 고’, 미국의 알파벳 ‘웨이모’ 등 대형 사업자와의 경쟁력 유지에 필요한 탄탄한 자본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 두 경쟁사의 보유 차량 대수는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다.
“포니와 위라이드는 글로벌 리더 반열에 올라 있다. 위라이드는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더 다양화해 왔고, 두 회사 모두 우버와 중동을 중국 외 추가 파일럿 확대의 핵심 파트너로 본다.” — 투 리, 시노 오토 인사이츠
그는 이어 “AI와 신기술의 확산 속에서, 투자자들은 두 회사의 기술 진화가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각별히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용어·맥락 설명
레벨 4(Level 4) 자율주행: 국제표준(예: SAE 분류)에서 특정 지도·환경에 한해 인간 개입 없이 차량이 주행 가능한 단계다. 기상·도로 조건 등 사전 정의된 운영 설계 영역(ODD) 내에서만 완전 자율성을 행사하며, 영역 밖에서는 시스템이 제한될 수 있다다.
로보택시(Robotaxi): 무인 자율주행차를 호출 서비스에 투입하는 형태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도시·주별 인허가, 원격 운영 요건, 데이터 보안 등 복합 규제의 문턱을 통과해야 한다다.
이중상장(Dual Listing): 한 기업이 둘 이상의 거래소에 동시 상장해 유동성과 자본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규제·환율·정책 리스크의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상장유지 비용과 공시·감독 규정의 이중 준수라는 부담이 수반된다다.
커넥티드카 규정: 미국의 차량 연결성·공급망 보안 규정은 중국 기술의 차량내 사용을 폭넓게 제한하며, 자율주행 스택과 통신·센서 등 광범위한 요소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중국계 자율주행 기업의 미국 상용화에 구조적 장벽으로 작용한다다.
시장 해설
상장 첫날 약세는 밸류에이션 부담과 규제 리스크 재평가 등 요인이 투자심리에 반영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대규모 자본 조달은 기술 고도화와 플릿 확장, 데이터센터 인프라 강화 등 실행력을 담보하는 기반이다. 기사에서 언급된 대로, 향후 서방 규제 승인은 가장 큰 외생 변수로 남는다. 중장기적으로는 AI 모델 정교화와 운영 설계 영역 확장, 안전성·신뢰성 데이터 축적이 경쟁우위를 좌우할 전망이며, 우버 같은 플랫폼 파트너십과 중동·아시아 파일럿의 성과가 외형 성장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다.
이 기사는 CNBC의 일레인 위(Elaine Yu) 기자가 취재에 기여했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