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나마 국적 선박 다수 억류…운하 항만 통제권 갈등 격화

미국 연방해사위원회(FMC)가 중국에서의 파나마 국적 선박 억류 급증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억류 사태는 홍콩 기반의 CK 허치슨(China CK Hutchison)과 파나마 정부 간 항만 운영권 분쟁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2026년 3월 27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FMC는 중국에서의 파나마 등록 선박 억류 건수가 통상적 수준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고 밝혔다. 로이드스리스트 인텔리전스(Lloyd’s List Intelligence) 보고서를 인용하면 3월 8일 이후 거의 70건에 달하는 억류가 집계되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파나마 대법원이 1997년 CK 허치슨의 파나마 항만회사(Panama Ports Company)에 부여된 발보아(Balboa)와 크리스토발(Cristobal) 터미널 운영권에 대한 법적 근거를 무효화한 결정이다. 이 판결 직후 파나마 정부는 미국계 자회사인 머스크(Maersk)의 APM 터미널과 지중해계 선사인 MSC의 터미널 인베스트먼트 리미티드(Terminal Investment Limited)임시 운영자로 임명하고 각각 18개월 계약을 체결했다.

FMC 의장 로라 디벨라(Laura DiBella)는 성명을 통해 중국의 억류 조치가 비공식적 지침에 따라 실행된 것으로 보이며, 이는 허치슨의 항만 자산 이전을 응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디벨라는 또한

“파나마 등록 선박은 미국의 컨테이너화된 무역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는 미국 해운에 심대한 상업적·전략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고 말했다. FMC는 또한 외국 정부의 규정이나 관행이 미국 무역에 해를 끼치는지 여부를 조사할 법적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중국 교통부는 머스크와 MSC를 베이징으로 소환해 고위급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CK 허치슨은 거의 30년 동안 해당 항만을 운영해 왔으며 파나마 법원 결정을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회사는 파나마 당국이 불법적으로 자산을 몰수했다고 주장하며 국제 중재를 제기했고, 20억 달러 이상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이번 분쟁은 CK 허치슨이 추진하던 글로벌 항만사업 지분 매각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CK 허치슨은 주요 항만 사업의 과반 지분을 블랙록(BlackRock)과 MSC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약 230억 달러(약 23억? 주의: 원문은 23 billion으로 표기) 규모로 매각하는 거래를 계획하고 있었으나, 분쟁으로 인해 거래가 복잡해졌다.

중국 교통부는 이 사안에 대해 즉각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용어 설명

파나마 국적(등록) 선박(Panama-flagged vessels)이란 선박의 등록 국가가 파나마인 선박을 의미한다. 파나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박을 등록하는 등록지(플래그 오브 컨비니언스, Flag of Convenience) 중 하나로, 선주들이 세금·규제·운영의 유연성을 이유로 선박을 파나마에 등록하는 경우가 많다. 억류(detentions)는 항만국통제(Port State Control)나 검역, 안전·환경 규정 위반 여부 등을 이유로 항만 당국이 선박의 출항을 금지하는 조치를 말한다.


사안의 의미와 향후 전망

이번 사태는 단순한 항만 운영권 다툼을 넘어서 지정학적 경쟁과 글로벌 해운 네트워크에 미치는 파급력을 드러낸다. 파나마 운하는 전 세계 해상 교역의 5%를 처리하는 전략적 관문이다. 운하 및 양안의 주요 터미널에 대한 통제권은 글로벌 공급망의 흐름, 선박 항로, 운송 비용, 보험료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가능한 영향 경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억류 증가로 인해 파나마 등록 선박들이 항로·일정에 차질을 빚으면 컨테이너 운임 상승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해운사들이 위험 회피를 위해 선박 등록지나 항로를 변경하면 행정·운항 비용이 증가하고, 공급망 지연으로 일부 품목의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셋째, 미국을 포함한 서구 항만사업 운영자들이 중재에 개입하거나 규제적·정책적 대응을 강화할 경우, 장기적으로 중국과 서방 간 해운·항만 인프라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

금융·자본 시장 측면에서는 CK 허치슨의 항만사업 매각 거래가 불확실성 증가로 재협상이나 지연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각가 규모인 약 230억 달러는 글로벌 항만 투자와 자산 유동성에 중요한 신호를 주는 금액이므로, 거래 불확실성은 관련 주식·인수금융·신용 위험 평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운임·물류비 상승과 항만 혼잡, 보험료 인상 등이 예상되며, 중장기적으로는 항만 소유·운영 구조 재편, 지역별 해운 동맹 재조정, 국가 간 규제·외교 갈등 고조 등의 시나리오를 고려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관세·무역정책과 연계되어 해운·물류 섹터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무적 권장 사항

해운업체·화주·보험사·트레이드 파트너는 이번 사태를 다음과 같이 대비하는 것이 권장된다. 첫째, 파나마 등록 선박을 다수 사용하는 노선의 대체 선사·노선을 사전 점검하여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할 것. 둘째, 컨테이너 운임 및 보험료 변동에 대한 시나리오별 민감도 분석을 수행할 것. 셋째, 장기 계약을 보유한 기업은 계약 조항(Force Majeure·지연 책임 등)을 재검토하고, 필요 시 법률 자문을 확보할 것. 넷째, 투자자·금융기관은 CK 허치슨 관련 거래와 항만 자산 가치 평가의 불확실성을 반영한 리스크 관리를 실행할 것.

이번 사태는 해운·항만 분야에서 법적 판결, 국가안보적 고려, 국제무역 흐름이 어떻게 결합하여 실제 물류 및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다. 향후 사태 전개에 따라 국제 해운질서의 일부가 재편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관련 이해관계자들은 다각도의 대비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