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태양광 거대기업들, 지난해 인력 3분의 1 감축…가격 전쟁·적자 심화

베이징発 셰어링: 중국 정부가 경제 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던 태양광 산업가격 급락대규모 손실에 직면하면서, 주요 업체들이 지난해 전체 인력의 약 3분의 1을 줄인 사실이 공개됐다.

2025년 8월 1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장 태양광 5대 기업인 룽지그린에너지(隆基股份)·트리나솔라·징코솔라·JA솔라·퉁웨이는 2023년 한 해 동안만 총 8만7천여 명을 감원해 평균 31%의 인력 축소를 단행했다.

산업 전반이 2023년 말부터 내리막길을 걸었고, 2024년엔 상황이 더욱 악화됐으며 2025년에도 추가 악화가 예상된다.”1 – 모닝스타 애널리스트 왕청(Cheng Wang)


● 감원 배경: 치열한 가격 전쟁과 과잉 공급
2020~2023년 중국 기업들은 부동산 경기 둔화로부터 탈출구를 모색하며 ‘신(新) 3대 산업’2에 집중 투자했다. 그 결과 태양광 모듈 연간 생산량이 전 세계 수요의 두 배에 달했고,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추락이 본격화됐다.

이 기간 미국의 수입 관세까지 겹쳐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업계는 2023년 한 해에만 600억 달러(약 79조 원)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일부 업체는 임금과 근무시간을 단축해 자발적 이탈을 유도하거나 직접 구조조정에 나섰다.

● 정부 개입 가능성 & 가격 반등 조짐
2024년 들어 베이징은 “무질서한 가격 경쟁 종식”을 요구하고, 낙후 설비 퇴출을 시사했다. 7월에는 폴리실리콘 가격이 70% 가까이 급등했고, 모듈 가격도 소폭 회복세를 보였다. 주요 폴리실리콘 업체 GCL“OPEC 유사 기구를 결성해 공급과 가격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 전체의 턴어라운드를 위해서는 최소 20~30% 설비 감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방 정부가 고용·경제 지표 악화를 우려해 구조조정에 소극적인 점도 걸림돌이다.


● 현장 분위기: 신규 투자 여전
트리나솔라의 궈펑(Trina) 회장은 6월 컨퍼런스에서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의 2월 동결 권고에도 불구하고 올해 신규 프로젝트가 이미 착공됐다”고 언급했다. 이는 지방 정부가 암묵적 승인을 통해 설비 증설을 이어가고 있음을 방증한다.

● 산업 구조조정의 정치적 딜레마
중국 행정 시스템에서 지방 관료는 고용 유지지역 GDP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중앙 정부의 감산 압력과 지방 정부의 산업 보호 논리가 충돌하며, 실질적인 구조조정이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 전망 및 리스크
증권사 제프리스(Jefferies)의 앨런 라우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업계가 지난 1년 반 동안 전체 업계가 현금흐름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라며, 부동산 위기와 맞먹는 손실 규모를 지적했다. 그는 “근본적 구조조정 없이는 손익분기점 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 용어 풀이
폴리실리콘: 태양광 패널 원재료로, 고순도 실리콘을 의미한다. 가격 변동이 모듈 가격과 직결되므로 시장의 핵심 변수다.
NDRC(국가발전개혁위원회): 중국의 최상위 경제기획기관으로, 생산 설비 승인·가격 정책·산업 구조조정 등을 총괄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앙정부의 의지가 강하다 해도 지방정부의 이해와 금융시장 환경, 해외 수요 회복 여부 등을 종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구조를 고려할 때, 미국과 유럽의 규제 강화가 추가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배터리 산업과 달리 태양광은 글로벌 수요 한계가 명확하다며, 기술 혁신과 내수 확대 전략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소프트랜딩이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