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트 투자의 부상
중국 본토 주식 시장(A주)에서 퀀트(Quant) 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최근 리서치 노트에 따르면, 체계적(시스템) 전략이 시장 효율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알파(초과 수익)를 창출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2025년 9월 13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UBS는 “단순 팩터 기반 전략만으로도 중국 시장에서 선진국 대비 더 높은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밝혔다. UBS는 중국 본토 상하이증권거래소(SSE)와 선전증권거래소(SZSE)에 상장된 5,000여 종목을 분석한 결과, 수익률 분산이 여전히 크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제시했다.
A주 시장과 퀀트 투자*1는 통계·수학적 모델과 빅데이터·머신러닝 알고리즘을 동원해 투자 결정을 자동화한다. 이러한 방식은 휴먼 바이어스(편향)를 최소화하고 대규모 종목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UBS는 “폭넓은 종목 풀과 높은 분산성은 퀀트 전략이 작동하기 좋은 토양”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구조 및 팩터 성과
2025년 8월 말 기준, 대형주 지수인 CSI 300의 시가총액은 53조 위안(RMB)에 달했고, 종목당 일평균 거래대금은 7억4,300만 위안이었다. 반면 중소형주 지수인 CSI 500(16조 위안)과 CSI 1000(14조 위안)은 보다 높은 밸류에이션과 큰 주가 변동성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CSI 1000의 후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0배로 CSI 300의 12배를 세 배 이상 웃돌았다.
배당 수익률도 큰 차이를 보인다. CSI 300은 평균 3.6%의 배당 수익률을 기록했으나, CSI 1000은 1.5%에 그쳤다. UBS는 “고배당 전략이 특히 대형주에서 안정적 초과 수익을 창출했다”며 “배당 발표 이전에 미리 포지션을 구축(pre-positioning)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장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밸류에이션 격차, 뉴스·감성 지표의 비대칭적 반영 등은 지속적으로 알파 기회를 제공한다.” — UBS 글로벌 리서치
기관·개인 투자자 행태
기관 투자가 비중이 확대되면서 가격 괴리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2024년 말 이후 개인투자자 거래가 다시 활발해지며 변동성이 재차 확대됐다. UBS 분석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 순매수 증가는 오히려 모멘텀 종료 시점을 시사하는 부정적 신호로 작용했다.
반대로, 해외 투자자의 지분 보유는 대형주뿐 아니라 중·소형주 전반에 걸쳐 꾸준히 알파를 제공했다. 또한 중국 내 액티브 펀드 매니저들은 중형주(특히 CSI 500) 영역에서 탁월한 종목 선정 능력을 보였다. 기관투자가의 기업 방문 횟수 역시 주가 상승과 정(+)의 상관관계를 나타냈고, 그 효과는 CSI 1000에서 가장 강했다.
뉴스·감성(센티먼트) 지표
UBS가 매일 3만 건 이상의 중국어 뉴스 기사를 분석해 산출하는 ‘뉴스 바로미터’는 과거 대형주에서 가장 우수한 성과를 냈지만, 최근에는 소형주(예: CSI 1000)에서 위험 경보(risk alert) 지표로 작동하고 있다. 이는 투자자 정서가 과열될 때 부정적 변동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팩터별 2025년 성과
2025년 들어 팩터별 성과는 혼조세를 보였다. 성장(Growth), 가격 반전(Price Reversal), 대형주 팩터는 뛰어난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유동성 부족(Illiquidity) 및 저변동(Low Risk) 팩터는 저조했다. UBS는 “시장 심리가 펀더멘털을 압도하고 있어 일시적인 가격 왜곡이 발생한 상황”이라고 평했다.
전문가 해설: ‘퀀트’와 ‘A주’, 무엇이 다른가
퀀트 투자는 인간의 직관 대신 통계·알고리즘에 기반해 매매 조건을 규정하기 때문에 일관성과 재현성을 추구한다. A주는 위안화로 거래되는 본토 내 종목을 의미하며, 해외 투자자는 후강퉁·선강퉁(홍콩-중국 교차 거래 제도)을 통해 접근한다. CSI 300·500·1000 지수는 각각 대형·중형·소형주의 주가 흐름을 추적하는 대표적 벤치마크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중국 퀀트 전략을 활용하려면, 1) 적절한 팩터 조합 선정, 2) 지수별 유동성·변동성 고려, 3) 뉴스·SNS 감성 지표 모니터링이 필수다. 특히 소형주의 경우 높은 변동성과 낮은 배당 수익률 탓에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향후 전망과 과제
UBS는 “중국 주식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근했지만, 대형서부터 소형주까지 폭넓은 종목 스펙트럼과 투자자 구성의 이질성 덕분에 ‘주식 선별가(Stock Picker)의 천국’이라는 명성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시장 참여자가 늘수록 가격 괴리가 축소되는 만큼, 대체 데이터·고유 팩터·행동 금융 등 차별화 요소가 한층 더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국 A주 시장에서 초과 수익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시스템 기반 접근과 인간의 정성적 판단을 균형 있게 결합해야 하며, 시기별 변동성, 개인투자자 행태, 정책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주시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1) Quant(퀀트) 투자: ‘Quantitative’의 줄임말로, 방대한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이용해 정량화된 투자 모델을 구축·운용하는 전략을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