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idia)가 중국 시장 전용으로 설계한 AI 칩 H20의 생산을 즉각 중단하도록 일부 부품 공급업체에 지시했다고 미국 IT 전문 매체 더 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5년 8월 22일, 로이터(Reuters)와 더 인포메이션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최근 중국 정부가 내린 신규 수출 규제 지침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신 내용을 직접 확인한 두 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H20와 관련된 모든 생산 라인을 즉각 멈출 것을 요청했다”고 더 인포메이션은 전했다.
로이터는 “해당 보도를 즉각적으로 독자적으로 검증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H20 칩이란?
H20는 엔비디아가 중국 내 수출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특수 설계한 인공지능 연산용 반도체다. 고성능 AI 모델 학습·추론에 필요한 병렬 연산 능력을 갖췄으나,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리스트에 포함된 A100·H100 대비 연산 능력이 일부 제한돼 있다. H20는 중국 빅테크 기업이 요구하는 전력 효율과 비용 구조에 맞춰 조정된 제품으로 평가된다.
일반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개발사는 Fabless 구조를 채택해 설계만 담당하고, 실제 생산은 TSMC 등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과 수많은 부품 공급업체가 맡는다. 엔비디아가 이들에게 ‘생산 중단’을 공식 요청한 것은 공급망 전반에 즉각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 시각
필자는 이번 결정이 단기간 글로벌 반도체·AI 서버 시장에 높은 변동성을 야기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A800·H800 등 대체 제품 확보에 나섰으나 H20마저 중단되면 4분기 AI 인프라 증설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반면 AMD, 화웨이, 바이트댄스 등 경쟁사에게는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윈도우 오브 오퍼튜니티”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태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의 장기화를 반영한다. 미국 상무부의 수출 통제 강화와 중국의 반도체 자립 전략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IT 기업들은 제품 포트폴리오와 생산 계획을 지역별로 분할하는 ‘Bifurcation’ 전략을 채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시장 참여자들은 공급 중단 기간·중국 정부의 구체적 요구 사항·미국 규제 당국과의 협의 결과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