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 경기 둔화 속 기준 대출금리 동결

중국 인민은행(PBOC)이 1년 및 5년 대출우대금리(LPR)를 각각 연 3.00%연 3.50%로 동결했다. 이는 8개월 연속 금리 변동이 없었던 결정이다. 1년 LPR은 대부분의 신규 및 기존 대출 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5년 LPR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의 기준으로 널리 사용된다.

2026년 1월 20일,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광범위한 통화 완화(전면적 금리 인하) 대신 특정 산업과 기업을 겨냥한 표적 지원 정책을 통해 둔화된 경제를 보강하려는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정책 당국은 완화의 폭을 제한하면서도 공급측·구조적 수단을 통해 취약 부문을 지원하려는 복합적 접근을 택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모멘텀은 2025년 마지막 분기에 둔화했다. 2025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5% 성장했는데, 이는 2022년 말 코로나 규제 해제 이후 최저 성장률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명목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8%로 소폭 개선되었으나 이는 물가부진(디플레이션) 완화의 영향이 일부 반영된 결과다. 이와 관련해 메이뱅크(Maybank)의 매크로 연구 책임자 에리카 테이(Erica Tay)는 4분기 GDP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 0.9%로 축소되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경제 전반에서 11분기 연속 디플레이션이 지속된 상태라는 점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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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은 이번 세기 들어 가장 심각한 국내 수요 둔화 중 하나에 대해 점차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노무라(Nomura) 경제팀은 밝혔다.

소비 지표도 부진을 지속했다. 2025년 12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0.9%로 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는 수년간 이어진 부동산 침체, 취업시장의 악화, 그리고 지속되는 디플레이션 기대가 가계 심리를 약화시킨 결과로 보인다. 한편 2025년 신규 은행 대출액은 16조2,700억 위안(약 2.33조 달러)로 감소해, 기업과 가계의 차입 수요 약화를 시사했다.

정부의 고정자산투자도 둔화했다. 도시지역 고정자산 투자(연간 기준)는 3.8% 감소했으며 이는 수십 년 만에 처음 기록된 연간 기준 마이너스다. 부동산 투자 심화 및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 관리와 일부 산업의 과잉설비 축소 캠페인이 투자 둔화를 주도했다.

한편 제조업과 수출 부문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2025년 연간 산업생산은 5.9% 증가했고 수출은 5.5% 증가해 교역 흑자가 사상 최대인 약 1.2조 달러에 달했다. 이는 글로벌 무역 장벽 확산에도 불구하고 일부 제조업체가 수요를 확보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정책의 일부 조정도 병행되고 있다. 중앙은행은 지난주 구조적 통화정책 수단의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특정 재대출(리렌딩)·재창조(리파이낸싱) 등 1년물 정책금리를 연 1.25%로 낮췄다(종전 연 1.50%). 또한 민간 기업을 위한 전용 재대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기술혁신 대출 한도 확대 등 중소·중견 민간기업 지원을 강화할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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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副)총재 주란(Zou Lan)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올해 지급준비율(RRR)과 정책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여지가 있다(there is still room)”고 밝혔으며,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1분기에 지급준비율을 50bp(0.50%포인트) 내리고 정책금리를 10bp(0.10%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설 — 주요 용어 설명

LPR(대출우대금리)는 중국에서 상업은행이 고객에게 대출할 때 기준으로 삼는 금리다. 1년 LPR은 대부분의 신규 기업대출 및 일부 기존 대출의 기준이며, 5년 LPR은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의 핵심 벤치마크다. 중앙은행이 직접 정하는 정책금리와 달리, LPR은 시장참여 은행의 제출을 통해 결정되지만 중앙은행의 정책기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지급준비율(RRR)은 은행이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하는 예치금 비율로, 이를 내리면 은행의 대출 여력이 늘어나고 통화유통이 촉진된다. 반대로 인상하면 통화를 흡수하는 효과가 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와 실질 GDP의 비율로 계산되는 물가 지표다.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이면 경제 전반의 물가 수준(명목 성장률)이 실질 성장률을 밑돌아 디플레이션(일반적인 물가하락) 압력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정책적 함의 및 향후 전망

이번 LPR 동결 결정은 중국 당국의 접근법이 전면적 완화보다는 표적·구조적 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단기적으로는 주택담보대출 기준 금리(5년 LPR)가 유지되면서 모기지 금리의 급격한 하락 기대는 제한된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추가 급등을 억제하려는 의도와 맞닿아 있다. 하지만 지급준비율이나 정책금리의 추가 인하는 신용공급을 확대해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고 민간 투자 회복을 촉진할 수 있다.

금융시장은 향후 통화정책 여지 및 구조적 지원의 강도에 주목할 것이다. 만약 지급준비율이 50bp 내외로 인하되고 정책금리가 소폭 인하되면 단기적으로 은행의 대출 여력이 개선되고 기업·가계의 금융비용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소비 회복을 촉발하려면 가계의 소득 전망 개선과 주택시장 신뢰 회복이 병행되어야 한다.

대외 부문에서는 제조업 생산과 수출 호조가 경제 하방 리스크를 일부 상쇄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수요 둔화, 무역마찰 심화, 그리고 자본흐름 변동성은 달러 대비 위안화와 금융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책 당국이 표적 지원을 통해 민간부문 투자와 기술혁신을 견인할 경우 중장기적 구조전환에는 긍정적이나, 단기 내 소비·부동산 회복 속도는 제한될 전망이다.

요약하면, 인민은행의 LPR 동결은 광범위한 금리 인하 대신 표적·구조적 수단을 통한 경기 보강 전략을 반영한다. 지급준비율 인하 등 추가 완화 여지가 열려 있어 금융완화의 강도는 향후 발표되는 구체적 조치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