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와 홍콩 주식에 집중 투자한 헤지펀드가 2025년 상반기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경쟁사를 크게 앞섰다. 업계 관계자들은 홍콩증시 반등과 인공지능(AI)·‘신(新)소비’ 섹터에 대한 선제적 편입이 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한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위드 인텔리전스(With Intelligence)가 산출하는 ‘그레이터 차이나 주식 헤지펀드 지수’는 올해 1~6월 동안 15% 상승했다. 이는 같은 플랫폼이 집계하는 역내·전략별 벤치마크를 모두 웃도는 성과다.
“홍콩과 선전(深圳)에 본사를 둔 트리아타 캐피털(Triata Capital)은 같은 기간 45% 수익률을 냈고, 7월 15일 기준 누적 수익률은 62%에 달했다”*실적은 펀드 자체 자료 기반*
이 운용사는 2024년에도 19%를 올린 데 이어 올해 초반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운용 규모는 약 12억 달러(한화 약 1조 6,000억 원)로 추산된다.
트리아타는 △저평가된 AI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인터넷 플랫폼 △교육·호텔 등 선택된 중국 소비재 종목에 집중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슬림화’했다. 이에 따라 변동성이 급등했던 4월에도 방어력을 확보했으며, 적극적인 헤지(hedge·위험 회피) 전략으로 손실을 최소화했다.
4월의 시장 변동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무역 상대국에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해당 조치는 미·중 무역 긴장을 재점화했고, 글로벌 금융시장을 단기적으로 흔들었다. 그러나 일부 중국 특화 운용사들은 옵션·선물 등 파생상품을 활용해 급락 구간을 효과적으로 방어했다.
용어풀이 및 배경 설명
‘신(新)소비’란 중국 정부가 2020년대 들어 내수 진작을 위해 육성 중인 전자상거래·온라인 교육·스마트 여행·프리미엄 식음료 등을 총칭한다. 해당 분야는 높은 성장률과 정책 지원이 맞물려 해외 기관투자가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상호 관세’는 상대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와 동일한 수준으로 보복 관세를 매기는 정책으로, 2017~2019년 미·중 무역분쟁 당시에도 수차례 거론된 바 있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여자들은 중국 주식형 헤지펀드의 차별화된 성과를 두 가지로 해석한다. 첫째, 밸류에이션(Valuation) 매력이다. 미국, 유럽 주식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수익비율(PER)이 자금 유입을 이끌었다. 둘째, 정책·산업 드라이브다. 중국 당국은 AI·디지털 인프라·친환경 소비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규정하고 대규모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 중이다. 이에 따라 ‘단기간 변동성→중장기 상승’이라는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그러나 견조한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리스크 요인은 여전하다. ①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대중(對中) 무역 정책이 변동될 수 있고, ② 중국 내 부동산 경기 둔화가 소비회복을 제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운용사들은 파생상품·섹터 로테이션을 병행해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이번 실적은 헤지펀드가 전통 자산 배분 구조를 보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중국·홍콩 시장의 구조적 모멘텀을 선별적으로 활용할 경우, 글로벌 변동성 환경에서도 포트폴리오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